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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철 요란한 확성기, 헌재가 제동걸다···"환경권 침해 인정"

선거운동을 위해 유세차량과 확성기 준비 중인 모습. [중앙포토]

선거운동을 위해 유세차량과 확성기 준비 중인 모습. [중앙포토]

 선거철이 되면 출ㆍ퇴근길에 울려 퍼졌던 확성기를 통한 선거 운동에 헌법재판소가 제동을 걸었다. 헌법재판소는 “확성기 사용에 최고출력이나 소음 규제 기준을 마련하지 않은 현행 공직선거법은 헌법에 합치되지 않는다”는 헌법불합치 결정을 했다고 13일 밝혔다. 헌재는 2021년 12월 31일까지 관련 법률을 고치라고 시한을 제시했다.

 

선거철 시끄러운 확성기, 규제는 없다?

헌재에 위헌확인소송을 낸 청구인 A씨는 2018년 6ㆍ13 전국동시 지방선거 뒤 문제를 제기했다. 후보자들이 집 주변에서 확성기를 사용해 소음을 유발해서 정신적ㆍ육체적 고통을 받았다는 주장이다. A씨가 문제 삼은 조항은 공직선거법 제79조 3항 제2호 중 ‘시ㆍ도지사 선거’ 부분과 지역구지방의회선거 후보자들에 대한 부분이다. 해당 조항은 공개장소의 연설 및 대담을 규정한 조항인데 자동차에 붙인 확성기 및 휴대용 확성기로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법적 근거 규정이다.

 

선거운동의 자유 vs.환경권 침해

현행법에 따르면 선거 기간에 확성기 개수는 자동차에 붙인 확성기 1개와 휴대용 확성기 1개로 제한된다. 사용 시간제한도 있다. 공개 장소 연설이나 대담은 야간시간인 밤 10시부터 다음 날 아침 7시까지는 금지다. 다만 이 모든 경우에 확성기 사용 시 최고 출력이나 소음을 규제하는 규정은 없다.

 
헌재는 선거운동의 자유와 환경권이 충돌하는 사안에서 공직선거법이 소음에 대한 아무런 규제를 마련하지 않은 것은 국가가 ‘최소한의 보호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이 최고출력이 높은 확성기 소음에 장시간 노출되면 스트레스로 정서불안, 강박관념, 불면증 등 정신적ㆍ육체적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인정했다. 실제로 선거 유세 때마다 과다한 소음으로 인한 민원 발생 문제가 반복되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앞으로 반복해 치러질 대통령선거 및 국회 의원선거 등 모든 종류의 공직선거 때마다 민원은 발생할 것이므로 소음 문제가 절대 가볍지 않다고도 봤다.  
 
달라진 선거운동 모습도 소음 규제가 선거운동의 자유를 제한하지 않는다는 근거가 됐다. 헌재는 인터넷이나 방송을 통한 선거운동은 증가하는 반면 야외에서 확성기를 이용한 ‘재래식 선거운동’은 비교적 줄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확성기 소음 규제가 국민의 환경권을 소음으로부터 보호하는 측면은 점점 커진다”고 결정 이유를 설명했다.

 
나아가 확성기 사용이 대다수 사람이 출퇴근하거나 등하교하는 오전 8~9시, 오후 5~6시에 아무런 제한 없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짚었다. 해당 시간대를 전후해서는 주거지역에서 더욱더 고요하고 평온한 환경이 요구되는데 현행법은 이를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도 하지 않는다고 본 것이다. 소음ㆍ진동관리법이나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등에서 지역이나 시간대별로 구체적인 소음 기준을 정한 것과 비교하면 공직선거법에도 이런 규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2021년까지 관련 조항 만들어야

헌재는 이번 결정에서 단순위헌결정을 내렸을 때 혼란을 고려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했다. 이 조항이 즉시 효력을 잃으면 선거운동에서 확성기를 사용할 수 있는 근거 규정 자체가 없어지고 후보자들이 확성기로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법적 공백 상태가 발생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헌재는 이런 점을 고려해 2021년 12월 31일까지 국회에서 법을 개선하고, 그때까지는 현행법을 잠정 적용하라고 결정했다.  
 
이선애, 이미선 재판관은 이번 결정에 반대 의견을 냈다. 현행 공직선거법에서 확성기 개수나 사용 시간 등으로 이미 어느 정도 확성기 소음을 규제하고 있으니 추가적인 규제는 과하다고 보는 시각이다. 두 재판관은 소음 규제 도입 시 선거 정보를 국민에게 효율적으로 알리는 데 장애가 될 수 있다고 봤다. 또 2008년 헌재가 이미 한 차례 이 문제를 합헌으로 판단한 적 있는데 그때와 지금을 비교했을 때 특별히 달라진 상황도 없다고 의견을 냈다.  
 
이수정 기자 lee.suje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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