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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인터뷰] 희귀한 왼손 사이드암 임현준, 벼랑 끝에서 우뚝 선 남자

삼성 임현준은 2015년 가을 왼손 사이드암으로 변신을 택했다. 팔각도를 내려 생소하게 타자를 상대했다. 야구 인생을 건 최후의 승부수. 최근 2년 삼성 필승조로 자리매김하며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다. 배중현 기자

삼성 임현준은 2015년 가을 왼손 사이드암으로 변신을 택했다. 팔각도를 내려 생소하게 타자를 상대했다. 야구 인생을 건 최후의 승부수. 최근 2년 삼성 필승조로 자리매김하며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다. 배중현 기자

 
삼성 왼손 투수 임현준(32)은 지난 2015년 가을 벼랑 끝에 섰다. 
 
2011년 1군 데뷔 후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불펜 자원이 두꺼운 팀 사정상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었다. 언제 '방출' 통보를 받아도 이상할 게 없었다. 그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마지막 변화를 준 게 있다. 바로 투구 폼이다.
 
팔각도를 내려 사이드암으로 전환했다. 왼손 사이드암은 메이저리그에서도 흔치 않다. KBO 리그에서 시도했던 선수가 아예 없었던 건 아니지만, 모두가 롱런하지 못했다. 그만큼 생소하고 성공 가능성이 작았다.
 
뼈를 깎는 노력으로 바늘구멍을 통과했다. 2018시즌 원 포인트 릴리프로 김한수 전 감독의 중용을 받아 40경기를 뛰었다. 평균자책점도 3.90으로 준수했다. 더 나아가 2019시즌에는 1이닝을 책임질 수 있는 불펜으로 입지를 넓혔다. 무려 71경기를 소화했다.
 
 그의 가치가 확인되는 기록은 불펜 투수 평가 지표 중 하나인 IRS(Inherited Runner Scored Percentage·기출루자 득점허용률)다. 두 시즌 연속 20%를 넘기지 않았다. 대부분의 불펜 투수가 20~40%대를 기록하는 걸 고려하면 상당히 수준급 성적이다. 시속 150km가 넘는 빠른 공은 없지만 준수한 제구를 앞세워 성공시대를 열었다.
 
그는 "야구 인생을 걸고 투구 폼을 바꿨는데 다행히 좋은 방향으로 흘렀다"며 "2군에서 몇 년 동안 성적을 못 냈는데 그 기간 챙겨주시고 기회 주신 것에 대해 구단에 정말 감사하다. 앞으로 살면서 갚아나가겠다"고 했다.


리그에 흔치 않은 왼손 사이드암으로 롱런 가능성을 보인 임현준. 삼성 제공

리그에 흔치 않은 왼손 사이드암으로 롱런 가능성을 보인 임현준. 삼성 제공



-2011년 1군 데뷔 후 처음으로 풀타임을 소화했는데.

"내가 풀타임을 뛸 거라고 사실 생각하지 못했다. 한 시즌을 보내고 나니까 뿌듯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앞으로 더 꾸준하게 야구를 잘해야겠다는 마음가짐이 생기더라."
 
-가장 만족스러운 부분은.
"IRS(기출루자 득점허용률)가 낮은 게 가장 만족스럽다. 1군에서 70경기 이상을 나갔다는 거도 마찬가지다."
 
-반대로 아쉬움이 남는 부분은.
"(승부처에서) 주로 왼손 타자를 잡아줘야 하는 게 내 역할이다. 더 완벽하게 막아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간혹 찾아오는 오른손 타자와의 승부에서도 쉽게 우위를 선점하지 못했다. 동료와 코칭스태프에게 믿음을 심어줘야 하는데 부족했다. 기록적인 건 전년 대비 좋아졌는데 좀 더 확실한 안정감을 보여줘야 한다."
 
-사실상 2019시즌 팀 내 유일한 1군 왼손 불펜이었는데. 
"느끼는 부담은 없었다. 왼손 타자가 나왔다고 해서 왼손 투수가 올라가는 것보다 왼손이건 오른손이건 가장 잘 던지는 투수가 등판해 타자를 상대하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왼손 불펜이 부족해서 오는 부담은 없었다."
 
-이번 겨울 2차 드래프트에서 왼손 불펜 노성호(전 NC)가 영입돼 어깨는 가볍지 않나.
"난 아직 편안함을 느낄 수준의 선수가 아니다. 스프링캠프에서 좋은 경쟁을 해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 팀 성적이 올라갈 수 있는 방향으로 잘 풀렸으면 한다."
 
-지난 시즌 6월(월간 평균자책점 8.44)에 부진했던 이유는.
"한 시즌 똑같은 마음가짐으로 공을 던졌는데 단지 그 시기에 빗맞은 안타가 나오면서 운이 없었던 거 같다."
 


-최근 2년 연속 득점권 피안타율(0.143→0.156)이 대단히 낮은데.
"위기 상황에선 더 집중하고 '무조건 막아야겠다'는 생각으로 공을 던진다. 그래서 그런지 좋은 결과로 연결됐다. 주자가 있든 득점권에 있든 항상 같은 마음가짐이다."
 
-IRS가 실제 수준급이다.
"남들한테 말하지 않았는데 나름대로 자부심을 가진 기록이다. (웃음)"


-팀 일정의 49%인 71경기를 소화했는데 체력적으로는 어땠나.
"힘들고 그런 건 없었다. 경기를 뛴 전후로 워낙 팀에서 관리를 잘해주셨다."
 
-최근 2년 동안 성적이 향상된 이유가 팔각도 이외에 또 있을까.
"마운드에서 섰을 때 마음가짐이 많이 바뀐 거 같다. 아웃카운트를 하나둘 잡아나가면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공이 통한다'는 자신감이 점점 생겼다. 오치아이 2군 감독님과 정현욱 코치님께서 '항상 네 공은 통할 거다' '구속은 느려도 타자들이 치기 힘들다'며 자신감을 넣어주셨다. 난 더 내려갈 곳이 없던 선수였다. 더 편한 마음으로 마운드에 집중했다."
 
-사실 팔 각도가 주는 생소함은 몇 번 상대하면 사라질 수 있는데.
"항상 생각하고 있는 부분이다. 그래서 성적이 한 시즌 잘 나왔다고 해서 마음을 편하게 먹을 수 없다. 이런 마음을 가질 수 없는 이유다. 항상 연구하고 발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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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링캠프에서 중점을 둘 부분은.
"이미 지난 시즌이 끝난 뒤 계획을 세워 꾸준히 훈련 중이다. 올 시즌은 이미 시작됐다고 생각한다. 잘 만들어진 몸으로 캠프에 가 부상 없이 선수들이랑 경쟁했으면 한다. 타자와의 승부에서 좀 더 다양한 레퍼토리를 가져갈 수 있게 구종을 늘릴 수 있지만 가진 걸 정교하게 만드는 데 집중할 생각이다."


-2015년 팔각도를 내린 선택에 후회는 없나.
"당연하다. 솔직히 그때 심정은 이거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이었다. 야구 인생을 걸고 했는데 다행히 좋은 방향으로 흘렀다. 구속 욕심도 있는데 구속 때문에 제구가 흔들리면 안 된다. 좋은 밸런스에서 메커니즘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순발력 운동과 유연성 운동을 꾸준히 하고 있는데 올해는 구속도 조금 더 올라갈 수 있지 않을까."
 
-삼성이라는 구단이 갖는 특별함도 있지 않나.
"(대구 출신으로) 어릴 때부터 삼성 야구를 보면서 야구선수의 꿈을 키웠다. 운이 좋게 삼성 지명을 받아 선수 생활을 하고 있는데 처음부터 1군에서 잘했던 선수가 아니다. 2군에서 몇 년 동안 성적을 못 냈는데 그 기간 챙겨주시고 기회 주신 것에 대해 정말 감사하다. 앞으로 살면서 갚아나가겠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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