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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피플] 41년 전 워크맨처럼…‘소니차 신화’ 쓴다

요시다 겐이치로

요시다 겐이치로

요시다 겐이치로

해마다 조 단위(원화 기준)의 적자를 면치 못한 회사가 있었다. 최고경영자(CEO)가 장기 집권에 골몰하는 동안 핵심 인재는 속속 경쟁사로 빠져나갔다. 결국 CEO가 갈렸지만 막대한 적자는 이어졌다. 7년 간(2008~2014년) 누적 적자는 11조원을 넘어섰다. 이러다 70년 전통의 회사가 문을 닫는 건 시간문제로 보였다.
 

누적 적자 11조원 문 닫을 위기
CEO 1년만에 흑자 10조로 반전
“움직이는 것 만들라” 특명 내리고
완성차 업체들과 이종융합 지휘
33개 센서 장착 AI 전기차 내놔

이 사람이 경영의 방향타를 잡은 뒤 모든 게 달라졌다. 그는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아 회사의 실적을 조 단위 흑자로 돌려놨다. 2018년 CEO에 취임해선 창사 이래 최대 흑자(약 10조원)를 냈다. 일본 소니의 요시다 겐이치로(吉田憲一郞·61·사진) 사장이다. 그는 1983년 소니에 신입사원으로 들어가 35년 만에 CEO에 오르며 ‘샐러리맨의 신화’도 썼다.
 
요시다 사장은 지난 7~10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0’에서도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자율주행 전기차 ‘비전S’를 공개하면서다. 단순한 아이디어 차원이 아니라 시제품을 전시장에 선보였다. 도로 주행도 가능한 상태다. 전자업체가 실제 자동차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미국 CNBC 방송을 비롯한 주요 언론들은 “놀랍다”고 평가했다. 요시다 사장은 “지난 10년의 메가트렌드는 모바일이었다는 게 전혀 과장이 아닌 것처럼 다음 메가트렌드는 모빌리티가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비전S

비전S

비전S에는 ‘기술의 소니’가 구현할 수 있는 최첨단 기능을 담았다. 차량 외부와 내부에는 레이저와 동영상 카메라를 이용해 사람과 물체를 감지하는 33개의 센서를 달았다. 센서가 파악한 차량 주변 정보는 AI와 클라우드 컴퓨터가 초고속으로 분석해 사고 위험을 감지한다. 자동차 열쇠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이 대신한다. 차량 내부에는 다섯 개의 스크린과 360도 입체 스피커를 설치했다. 운전자나 동승자가 사고 걱정 없이 차 안에서 편안하게 엔터테인먼트를 즐기게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도쿄대 경제학부를 졸업한 요시다 사장은 엔지니어가 아닌 재무통이지만 비전S의 개발에는 초기부터 관여했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에 따르면 요시다가 CFO 시절 “뭔가 움직이는 것을 만들어 보라”고 지시한 게 계기였다고 한다. 2년 전 CEO를 맡으면서 AI 애완견 로봇 ‘아이보’ 개발팀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비전S 개발팀을 꾸렸다. 과거 아이보를 담당했던 니시카와 이즈미 소니 이사는 “(비전S는) 20개월 정도 개발 작업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요시다 사장은 비전S에 다양한 글로벌 협력업체를 끌어들였다. 차체 제작은 마그나슈타이어(오스트리아), 차량 부품은 보쉬·콘티넨털·ZF(독일), 반도체는 엔비디아·퀄컴(미국), 디지털 지도는 비아테크놀로지스(대만) 등이다. 전기차·자율주행·모빌리티 등이 급속히 발전하면서 업종이 다른 기업들이 서로 손을 잡는 ‘이종융합’은 낯선 풍경이 아니다. 이번 CES에서 스마트시티 구상을 공개한 도요타(자동차)는 파나소닉(전자·건설)·소프트뱅크(통신)와 제휴했다. 현대차는 우버(차량공유)와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분야에서 전략적 파트너 관계를 맺었다.
 
소니는 앞으로 비전S의 안전 인증을 받아 실제 도로에서 달릴 계획이다. 카메라 센서 등 자사 부품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한 시험 주행이다. 1979년 소니가 워크맨을 처음 출시했을 때 홍보전략과 닮았다. 당시 소니는 젊은 직원들이 휴일에 지하철을 타고 워크맨으로 음악을 들으며 계속 돌아다니게 했다. 워크맨의 기능과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의 가능성을 소비자들에게 직접 알린 것은 ‘워크맨 신화’의 발판이었다.
 
그렇지만 현재로선 소니는 비전S를 대량 생산할 계획이 없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소니의 본심은 차량용 센서를 파는 것”이라고 전했다. 도요타·폴크스바겐 등 완성차 업체들과 경쟁이 아니라 협력을 통해 차량용 전자부품의 매출을 높이는 게 목적이란 얘기다. 소니는 2년 전 CES에서도 차량용 카메라와 센서를 활용한 안전운전 기능을 선보였다. 당시 완성차 업체들의 반응이 좋지 않았던 것은 눈으로 볼 수 있는 시제품이 없었기 때문으로 소니는 판단하고 있다.  
 
주정완 경제에디터 jw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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