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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톱' 드러낸 반도건설···한진그룹 운명 뒤바꿀 시나리오 넷

"한진칼 경영 참여" 공시한 반도건설

 
대한항공 미디어브리핑에 참석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연합뉴스]

대한항공 미디어브리핑에 참석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연합뉴스]

 
반도종합건설이 계열사(대호개발)을 통해 한진칼 지분 0.2%을 10일 추가매수했다. 이로써 한영개발과 대호개발, 그리고 반도개발 등 반도종합건설 측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8.28%) 가치는 10일 종가 기준 2000억원을 넘어섰다(2043억원).
 
지분 매입 자체보다 더 주목받은 건 대호개발이 한진칼 지분을 매수하는 목적이다. 대호개발은 이날 ‘향후 회사의 업무집행과 관련한 사항이 발생할 경우 적법한 절차·방법에 따라 주주로서 관련 행위를 검토하겠다’고 공시했다. 특히 ‘관련 행위’중 첫 번째로 ‘임원의 선임·해임 또는 직무 정지’ 등을 거론하면서, 지분 매입 목적이 한진그룹 경영 참여라는 점을 확실히 밝혔다.
 
이는 ‘단순 투자’ 목적으로 한진칼 지분을 매입했다는 기존 입장에서 완전히 달라진 것이다. 그간 반도종합건설 측은 고(故)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과 친분을 고려해 투자목적으로 지분을 매입했다고 밝혀왔다. 
 
한진칼 주주 구성 및 한진그룹 지배구조. 그래픽=박경민 기자.

한진칼 주주 구성 및 한진그룹 지배구조. 그래픽=박경민 기자.

 
한진칼은 진에어·정석기업 등 주요 계열사 지분을 직접 보유하면서, 동시에 ㈜한진·대한항공을 통해 물류·터미널·공항 계열사를 거느린 한진그룹의 지주사다. 향후 한진그룹 지배구조 셈법은 더욱 복잡해졌다.
 

①가족간 갈등봉합 시나리오 

일단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일가족과 갈등을 추스르고,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이 조원태 회장을 한진칼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시나리오가 있을 수 있다. 이렇게 될 경우 지분율이 다소 변동하더라도 한진그룹 지배구조는 대체로 달라지지 않는다.
 
한진그룹 총수 일가. 왼쪽부터 이명희 고문, 조현아 전 부사장, 조현민 전무, 조원태 회장. [중앙포토]

한진그룹 총수 일가. 왼쪽부터 이명희 고문, 조현아 전 부사장, 조현민 전무, 조원태 회장. [중앙포토]

 
조원태 회장은 지난달 30일 어머니인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공동명의로 사과문을 발표하며 가족간 분쟁을 봉합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서울 종로구 평창동 이명희 고문 자택에서 벌어진 꽃병·유리창 파손 사태에 대해 양측은 ‘불미스러운 일로 인해 심려를 끼쳐드려 깊이 사죄한다’며 ‘가족 간의 화합을 통해 고(故) 조양호 회장의 유훈을 지켜나가겠다’고 발표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만약 오는 3월까지 조원태 회장이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갈등까지 봉합한다면 최소 3년 동안 한진그룹 지배구조는 안정화 수순으로 흘러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부인 이명희(왼쪽) 씨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연합뉴스]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부인 이명희(왼쪽) 씨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연합뉴스]

 

②가족들이 조원태 회장 밀어내는 시나리오 

또 다른 시나리오는 조원태 회장을 제외한 나머지 최대주주 일가가 조원태 회장을 밀어내는 시나리오다. 조현아 전 부사장은 지난달 23일 “조원태 대표가 선대 유훈과 다른 방향으로 한진그룹을 경영한다”고 발표하고, 조 회장을 ‘회장’ 대신 ‘대표’로 호칭하며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었다. 〈중앙일보 12월 24일자 1면
 
현재 이명희 고문(5.31%)을 비롯해 조현아 전 부사장(6.49%)과 조현민 한진칼 마케팅총괄담당(전무·6.47%)의 한진칼 지분율은 18.27%다. 이들이 경영권 승계의 정당성·명분을 앞세워 과거 조양호 회장의 우호 지분으로 분류했던 델타항공(10.0%)이나 반도종합건설(8.28%) 측과 손을 잡는다면 사실상 쿠데타도 불가능하지는 않다.
 
조현아 부사장측 관계자는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외부와 논의 과정을 말할 수 없지만 배제하지도 않고 있다”며 “조원태 대표 측과 협의가 원만하게 진행되지 않을 경우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경고했다.
 
대한항공 지분 17.3%를 보유한 KCGI. [KCGI 웹사이트 캡쳐]

대한항공 지분 17.3%를 보유한 KCGI. [KCGI 웹사이트 캡쳐]

 

③외부세력 연합하면 표 대결 오리무중 

반도종합건설이 한진그룹 캐스팅보트를 자처하면서 아예 최대주주 일가를 경영에서 배제하는 시나리오의 가능성도 커졌다. 최대주주에 부정적인 여론을 바탕으로 2대주주(그레이홀딩스·17.3%)나 4대주주(반도종합건설·8.28%)가 3대주주(델타항공·10.0%)나 5대주주(국민연금·4.1%)를 설득하는 시나리오다. 대호건설이 지분을 추가매입하면서 2대주주와 4대주주가 손을 잡을 경우 지분율(25.6%)이 한진 일가 4인의 지분율(24.8%)을 넘어섰다.
 
그레이스홀딩스의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KCGI는 지난해에도 이사회에서 사외이사 추천을 시도하고 한진칼에게 ‘대한항공 재무구조를 개선하라’고 촉구한 바 있다. 또 경쟁사 아시아나항공 매각 과정에서도 입찰에 참여한 바 있다. 항공사 경영을 배재하지 않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한 행보다.
 
국민연금도 지난해 3월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고 조양호 회장의 이사직 연임에 반대표를 던졌다. 지난달 27일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국민연금기금 적극적 주주활동 가이드라인을 의결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 상황에서 향후 시나리오 예측은 불가능하지만, 총수 일가가 갈등을 봉합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며 “하지만 한진그룹 총수 일가가 2개 세력으로 쪼개지고, 외부 세력이 합종연횡하는 시나리오가 가능성이 없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지난해 3월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국민연금은 조양호 당시 사내이사의 연임에 반대표를 던졌다. 사진은 당시 주주총회 당일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 입구. [연합뉴스]

지난해 3월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국민연금은 조양호 당시 사내이사의 연임에 반대표를 던졌다. 사진은 당시 주주총회 당일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 입구. [연합뉴스]

 

④계열분리하고 총수는 유지하는 시나리오

조원태 회장이 가족 지원을 기반으로 한진그룹 총수직을 다지고, 이에 대한 보상으로 가족에게 일부 계열사 경영권을 넘기거나 경영복귀를 약속하고 장기적으로 계열분리를 약속하는 시나리오도 가능하다. 
 
과거에도 고(故)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자가 지난 2002년 별세한 이후 창업자의 4형제는 3년 동안 경영권 다툼을 벌였다. 법적 다툼 결과, 한진그룹·대한항공은 장남 조양호 회장이, 중공업 사업은 둘째(조남호 전 한진중공업 회장), 해운 사업은 셋째(고( 故) 조수호 전 한진해운 회장), 금융 사업은 넷째(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가 각각 맡아 계열분리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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