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호미', '아마존 호미'로 유명한 경북 영주시 영주대장간에 20대 청년이 나타났다. 호미 장인으로 불리는 석노기씨의 1호 제자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대장장이 기술을 수련 중인 황덕환씨다. 황씨가 대장간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 독자제공]](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01/12/d9735697-2ae6-4eb2-9bd2-2477a1715ddc.jpg)
'한류 호미', '아마존 호미'로 유명한 경북 영주시 영주대장간에 20대 청년이 나타났다. 호미 장인으로 불리는 석노기씨의 1호 제자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대장장이 기술을 수련 중인 황덕환씨다. 황씨가 대장간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 독자제공]
영주 호미 장인 석노기 선생 제자…대장간에서 일 배우는 중
해군 부사관 출신, 응급구조사로 군 생활한 청년
"남이 안가는 길, 평생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
"헬스 좋아하지만, 호미 날 세울 때가 더 행복해"
지난 8일 오전 찾은 영주대장간. "땅! 땅! 땅!" 석씨가 검은색 그을림이 묻은 개량 한복을 입고, 불에 달궈진 'ㄱ'자형 호미 날을 힘차게 두드리고 있었다. 잠시 뒤 "황군아~"라고 창고 쪽을 향해 누군가를 불렀다. 그러자 "예 선생님"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20대 청년이 석씨 앞에 모습을 나타냈다. 시커먼 장갑을 낀 두 손을 앞으로 가지런히 모으고서다. 석씨는 기자에게 "몇달 전부터 대장장이 기술을 배우는 내 제자. 좀 지켜보고 있어"라며 환하게 웃었다.
![황씨가 대장간에서 '아마존 호미'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 왕준열]](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01/12/d45970a5-d905-490c-b4b8-47c6191a6e87.jpg)
황씨가 대장간에서 '아마존 호미'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 왕준열]
황씨와 영주대장간의 인연은 지난해 8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학 졸업 후 2013년 해군 부사관으로 입대, 2018년 중사로 전역한 그는 대구에서 1년여간 취업 준비를 하다가 유튜브로 아마존 호미 이야기를 처음 접했다.
"호미 영상을 보다가 대장장이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영상에서 석 선생님이 대장장이를 하려는 사람이 없어 호미 만드는 기술 명맥이 끊어질 것 같다고 걱정을 하시더군요. 고민 끝에 결심했죠. 남이 가지 않는 길, 내가 평생 할 수 있는 일, 우리 전통을 이어가는 그런 일을 한번 해보기로."
![경북 영주시 영주대장간 전경. [사진 왕준열]](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01/12/b019952c-751e-4367-b8ac-2ba1bc58b728.jpg)
경북 영주시 영주대장간 전경. [사진 왕준열]
![영주대장간 안에서 석노기씨가 익숙하게 호미를 만들고 있다. [사진 왕준열]](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01/12/c85c54ce-1a1c-4177-b940-bf02fd336118.jpg)
영주대장간 안에서 석노기씨가 익숙하게 호미를 만들고 있다. [사진 왕준열]
!['한류 호미', '아마존 호미'로 유명한 영주대장간 앞에서 호미 장인으로 불리는 석노기(66)씨가 1호 수제자 로 수련 중인 황덕환(28)씨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왕준열]](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01/12/b8b1c80e-5b6f-42fc-a8ab-ead90e681d00.jpg)
'한류 호미', '아마존 호미'로 유명한 영주대장간 앞에서 호미 장인으로 불리는 석노기(66)씨가 1호 수제자 로 수련 중인 황덕환(28)씨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왕준열]
![작업복을 벗은 황덕환씨. [사진 황덕환]](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01/12/5a030d07-99dd-4ee1-a021-ef641f0c5b4e.jpg)
작업복을 벗은 황덕환씨. [사진 황덕환]
영주대장간을 나서면 그는 영락없는 28살 청년이다. 헬스를 즐기고, 유튜브도 본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친구들과 소통하고, 주말 쉴 때 도시로 나가 '소개팅'을 하기도 한다.
스승인 석씨는 그를 엄하게 가르친다. 물건을 떨어뜨리는 것 같은 작은 실수라도 하면 큰소리로 야단을 친다. 황씨는 "선생님이 '이 날은 좀 잘 갈았다. 이건 좀 잘했구만.' 같은 칭찬을 할 때가 가끔 있는데, 그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했다.
황씨가 진짜 '아마존 호미' 후계자로 인정받기 위해선 갈 길이 멀다. 날 가는 법을 더 배워야 하고, 망치로 두드려 날의 형태 잡는 법도 익혀야 한다. 원재료를 불로 가공하는 법도 공부해야 한다. 대장장이가 혼자 제대로 된 호미 한 자루를 만들기 위해선 2년 이상 배워야 가능하다고 한다.
영주대장간 호미는 지금도 미국 등 해외에서 최고의 소형 농기구로 대접받는다. 호미를 처음 접한 외국인들은 '쓰기 편하고 손목에 힘을 많이 주지 않아도 된다'는 칭찬을 한다. 올해는 미국뿐 아니라 영국·호주·독일로도 수출길이 열릴 전망이다. 최근 이들 나라 유통 업체들이 대장간을 찾아와 호미 '샘플'을 받아갔다.
황씨의 이야기다. "중학교 선생님, 부동산 관련 일을 하는 부모님이 경북 상주에 계셔요. 아직도 공무원 준비 같은 취업 준비를 하라고 하세요. 지인들도 시골에서 왜 힘들게 그러냐고 해요. 하지만 이왕 시작한 만큼 끝을 볼 겁니다. 호미 날을 갈고, 날카롭게 그 날을 세울 때의 그 기분, 대장장이 일을 안 해본 사람은 모를 겁니다." 그는 "유튜브를 보거나 친구들과 카톡 할 때 보다 호미 날을 세우고, 갈 때가 더 좋다"고 했다.
![아마존 웹사이트에서 실제로 팔리고 있는 영주대장간 호미. 미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성능 좋은 원예 용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사진 아마존 캡처]](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01/12/54b0d8ce-d22a-4157-a24b-50740fe092fc.jpg)
아마존 웹사이트에서 실제로 팔리고 있는 영주대장간 호미. 미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성능 좋은 원예 용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사진 아마존 캡처]
영주=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대구의 한 전문대학에서 '부사관학'을 공부하고 해군 부사관으로 입대한 황씨는 아주대 중증외상센터 이국종 교수와 작은 인연이 있다. 입대 전 응급구조사 면허(2급)를 취득, 군 생활 대부분을 의무대 부사관으로 보내면서다. 경기도 김포의 한 부대 의무대에서 근무하던 2016년 아주대 중증외상센터로 파견 근무를 간 게 이 교수와 작은 인연을 만들었다. 황씨는 해군 부사관 시절 모범 군인으로 인정받아, 사단장 표창, 대대장 표창을 받기도 했다.
아주대 중증외상센터는 해군과 인연이 있다고 한다. 이 교수가 해군 출신이고, 아덴만 작전 후 석해균 선장을 수술한 사례도 있기 때문이다. 해군은 중증외상센터에 부사관 중 응급구조사 면허가 있는 부사관을 뽑아 몇달씩 파견을 보낸다. 응급구조 활동을 지원하고, 이 교수의 수술을 참관하며 경험을 쌓게 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황씨는 이렇게 아주대 중증외상센터에 파견을 가서, 몇 달간 이 교수 의료진들과 함께 근무했다. 이 교수가 수술할 때 수술실에 들어가 옆에서 지켜보기도 했다.
황씨는 병원에서 자대 복귀를 할 때 이 교수와 같이 식사를 하고, 기념 촬영을 했는데, 그 기억과 사진을 아직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었다. 해군 선배인 이 교수에게 개인적인 존경심이 있다면서다.
그는 "힘들 때 가끔 군 시절을 생각하는데, 그때 스마트폰에 저장해둔 이 기념사진을 찾아보기도 한다"며 "이 교수님은 늘 신중하고, 환자를 최우선으로 생각하신 분이었다"고 했다.
아주대 중증외상센터는 해군과 인연이 있다고 한다. 이 교수가 해군 출신이고, 아덴만 작전 후 석해균 선장을 수술한 사례도 있기 때문이다. 해군은 중증외상센터에 부사관 중 응급구조사 면허가 있는 부사관을 뽑아 몇달씩 파견을 보낸다. 응급구조 활동을 지원하고, 이 교수의 수술을 참관하며 경험을 쌓게 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황씨는 이렇게 아주대 중증외상센터에 파견을 가서, 몇 달간 이 교수 의료진들과 함께 근무했다. 이 교수가 수술할 때 수술실에 들어가 옆에서 지켜보기도 했다.
황씨는 병원에서 자대 복귀를 할 때 이 교수와 같이 식사를 하고, 기념 촬영을 했는데, 그 기억과 사진을 아직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었다. 해군 선배인 이 교수에게 개인적인 존경심이 있다면서다.
그는 "힘들 때 가끔 군 시절을 생각하는데, 그때 스마트폰에 저장해둔 이 기념사진을 찾아보기도 한다"며 "이 교수님은 늘 신중하고, 환자를 최우선으로 생각하신 분이었다"고 했다.
![황덕환씨가 해군 시절 아주대 이국종 교수와 찍은 사진. 그는 이 교수를 해군 선배로, 존경심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이 교수 우측에 짧은 머리를 한 해군이 황씨다.[사진 황덕환]](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01/12/9ca69aa7-34c5-4d23-908e-9a86bde9f316.jpg)
황덕환씨가 해군 시절 아주대 이국종 교수와 찍은 사진. 그는 이 교수를 해군 선배로, 존경심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이 교수 우측에 짧은 머리를 한 해군이 황씨다.[사진 황덕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