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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번째 암도 이겼다···80대 美대법관 "암 극복" 선언, 美열광

“암을 극복했다.” 
아흔을 바라보는 할머니 대법관의 한마디가 미국 사회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8일 CNN 인터뷰서 ‘암 완치’ 밝혀
건강 문제 불거질 때마다 회복, 건재 과시

 
27년째 미국 연방대법원을 지키고 있는 최고령 여성 대법관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86ㆍ사진) 얘기다. 췌장암을 앓았던 그가 또다시 오뚝이처럼 일어서 ‘암 완치’를 선언하자 열광이 쏟아지고 있다.
 

평생 암만 네 번째..“다 나았다”

 
긴즈버그는 8일(현지시간)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췌장암이 완치됐다는 소식을 전했다. “암이 다 나았다. 잘 됐다”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그는 지난해 여름 췌장암 발병 사실을 알리고 3주간 방사선 치료를 받았다. 당시 대법원 측은 “종양이 확실하게 치료됐다. 다른 부위로 전이됐다는 증거가 없다”는 입장을 냈다. 6개월 만에 긴즈버그 스스로 암을 극복했다고 확인한 것이다.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미국 연방대법원 대법관. [AP=연합뉴스]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미국 연방대법원 대법관. [AP=연합뉴스]

 
현직 대법관 중 최고령이자 역대 최고령 연방대법관 기록(90세)을 코앞에 둔 그는 각종 건강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거뜬히 회복하고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 은퇴나 사망설을 일축해왔다. 지난해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긴즈버그는 99세 나이로 타계한 존 폴 스티븐스 전 연방대법관처럼 대법원에 오래 남아있는 것이 자신의 꿈이라 말하기도 했다. 
 
긴즈버그는 네 번이나 암과 싸워 이겼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1993년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임명한 이래 긴즈버그는 1999년 대장암, 2009년 췌장암, 2018년 폐암으로 각각 치료받았다.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미국 연방대법원 대법관.[로이터=연합뉴스]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미국 연방대법원 대법관.[로이터=연합뉴스]

 

최고령 대법관 건강 늘 화두…. 왜 

긴즈버그 대법관은 샌드라 데이 오코너에 이은 미 역사상 두 번째 여성 연방대법관이다. 하버드와 컬럼비아대 로스쿨을 수석으로 나오고도 여성이라는 이유로 로펌 대신 교수직을 택해야 했다. 좌절하지 않고 여성과 법률을 주제로 강단에 섰고, 성차별이나 인종차별 관련 사건을 도맡으며 스타 인권변호사로 떠올랐다.  
 
긴즈버그의 얼굴이 새겨진 티셔츠, 머그컵 등 기념품. [Etsy 홈페이지 캡쳐]

긴즈버그의 얼굴이 새겨진 티셔츠, 머그컵 등 기념품. [Etsy 홈페이지 캡쳐]

 
긴즈버그는 사회적 약자와 소수를 억압하는 모든 형식의 권력에 맞서 “반대한다”고 외쳐왔다. ‘진보의 아이콘’이라 불리며 밀레니얼 세대의 인기를 샀다. 유명한 페미니스트이기도 한 그는 여성들 사이에서 ‘걸 크러시(Girl Crush·여자도 반할 멋진 여자)’로 통한다. 긴즈버그의 얼굴이 새겨진 티셔츠와 머그잔, 에코백 등 ‘긴즈버그 굿즈(상품)’도 인기다. 고령에도 불구하고 건강을 지키고 있는 긴즈버그의 운동법을 담은 책까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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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즈버그의 건강은 늘 초미의 관심사다. 진보 성향인 그가 물러나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후임으로 보수 성향 법관을 지명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미 보수 성향 5명, 진보 성향 4명으로 구성돼 보수 우위인 연방대법원이 한층 더 오른쪽으로 기울 수 있다. 대통령이 임명하는 미 대법관 자리는 종신직이라 각 대통령이 자신의 정책 지향점과 같은 진보 또는 보수 성향의 판사를 임명하려는 건 당연하다.  
 
그가 2018년 11월 집무실에서 넘어져 왼쪽 갈비뼈 3개가 부러졌을 때 온라인에는 “그녀가 원한다면 내 갈비뼈를 기증하겠다” “긴즈버그라면 내 콩팥 하나를 줄 수 있다”는 지지자들의 글들이 올라오기도 했다.
 
8일(현지시간) 발레리 자렛 전 미 백악관 선임고문이 자신의 트위터에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미국 연방대법원 대법관의 암 완치 소식을 전했다. [트위터 캡처]

8일(현지시간) 발레리 자렛 전 미 백악관 선임고문이 자신의 트위터에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미국 연방대법원 대법관의 암 완치 소식을 전했다. [트위터 캡처]

 

SNS에 환호 쏟아져

이날 암 완치 소식은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SNS)를 달궜다. 지지자들은 이 소식을 트위터에 퍼 날랐다. “신에게 감사하다” “부디 당신을 위해 그리고 미국인을 위해 건강히 있어 달라. 우리는 당신이 필요하다”란 반응이 나왔다.  
 
전 플로리다 주지사이자 미 상원의원인 밥 그레이엄의 딸인 그웬 그레이엄은 트위터에 이 뉴스를 올리며 “내가 들은 것 중 베스트 뉴스다. 미국이 긴즈버그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썼다. 발레리 자렛 전 백악관 선임고문도 “정말 다행이다”라고 기뻐했다. 
 
미 정치전문 매체인 폴리티코는 CNN과의 인터뷰가 ‘오바마케어’와 ‘다카’(DACAㆍ불법체류 청년 추방유예 제도) 등 일련의 핫이슈에 대한 구두변론을 앞두고 나온 것이라며 그가 다음 주에 참석해 판결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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