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륵산 자락 봉수골에 자리한 '내성적싸롱 호심'. 40년 된 낡은 이층집을 개조해 만든 카페다. 백종현 기자
통영은 뿌리 깊은 항구도시다. 놀 거리 먹거리 모두 바다와 가까이 있어 여행법이 대개 비슷하다. 흔한 통영의 표정이 이제는 좀 질린다면, 항구를 벗어나 골목 안쪽으로 들어가 보자. 반짝반짝 빛나는 젊은 얼굴의 통영이 좁은 골목 구석구석에 숨어 있다.
동네 서점의 매력 - 봄날의 책방

봉수골 전혁림 미술관 인근의 봄날의 책방. 아담한 이층집의 동네 서점이다(위). 요리 관련 서적이 놓인 '책 읽은 부엌' 공간. 백종현 기자
강용상 건축가와 출판사 ‘남해의 봄날’의 정은영 대표. 서울서 이주한 이 부부가 폐가로 방치된 골목 이층집을 새로 꾸며 2014년 책방 겸 게스트하우스를 차렸다. 안방 자리에 네 평 규모로 책방을 시작했는데, 국내에서 가장 작은 책방으로 금세 입소문을 탔다. 지금은 전체를 책방으로 바꿨다. 인테리어와 공간 활용이 흥미로운데, 이를테면 전혁림 화백의 타일 장식과 싱크대로 꾸민 ‘화가의 부엌’에는 요리와 라이프스타일 관련 책이 가득 꽂혀 있다.
TIP 책방 회원으로 등록해 마일리지를 쌓으면, 2층 객실 ‘장인의 다락방’을 이용할 수 있다.
수다 떨기 좋은 집 - 내성적싸롱 호심

내성적싸롱 호심의 주인장은 유명 일러스트레이터 '밥장'이다. 그의 취향이 묻어나는 소품과 작업물이 곳곳에 배치돼 있다. 백종현 기자
TIP 주인장 밥장과 수다 떠는 재미가 큰 집이다. 워낙 맛집‧술집에 빠삭한 터라 생생한 여행정보를 얻어갈 수 있다. 통영이 낯설다면 가장 먼저 들러야 할 곳.
깊고 진한 향 - 삼문당 커피 컴퍼니

아버지의 50년 된 표구사를 커피집으로 부활시킨 '삼문당 커피 컴퍼니'. 백종현 기자
50년간 아버지가 꾸려온 표구사 ‘삼문당’을 아들 윤덕현 사장이 커피집으로 손봐 운영한다. 가게 이름만 물려받은 건 아니다. 벽면과 천장의 일부는 옛 건물의 원형 그대로다. 아버지가 작업한 미술품도 여럿 걸려 있다. 윤덕현 사장은 “아버지가 표구업을 하던 시절부터 예술가들이 많이 드나들던 집”이라고 소개한다. 요즘도 그렇다. 한 달에 한 번가량 소규모 음악공연을 벌인다. 진한 커피 향과 음악 소리로 충만한 가게.
TIP 보통 에스프레소는 여러 품종의 원두를 블렌딩해 만든다. 목~금요일에는 ‘싱글 오리진 에스프레소(단일 원산지 커피 원두로 만든 커피)’를 맛볼 수 있다.
한 잔은 아쉽다 - 미륵미륵맥주호스텔

통영 미륵미륵 맥주호스텔. 2~3층은 객실, 1층은 수제 맥주를 맛볼 수 있는 펍이다. 백종현 기자
TIP 투숙객은 맥주 한 잔이 공짜. 안주로 피자‧와플 따위를 팔지만, 외부 음식 반입도 가능하다. 회‧치킨 등을 싸 들고 가도 된다.
백종현 기자 baek.jonghyun@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