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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이란 대사 "한국 호르무즈 파병하면 양국 관계 악화"…단교 가능성도

사이드 샤베스타리 주한 이란 대사가 9일 서울 용산구 주한 이란 대사관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이란의 이라크 미군 기자 미사일 공격 뒤 첫 인터뷰다. 대사 뒤로 이란 국기가 보인다.  김성룡 기자

사이드 샤베스타리 주한 이란 대사가 9일 서울 용산구 주한 이란 대사관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이란의 이라크 미군 기자 미사일 공격 뒤 첫 인터뷰다. 대사 뒤로 이란 국기가 보인다. 김성룡 기자

 
사이드 샤베스타리 주한 이란대사는 9일 중앙일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한국이 미국 주도 호르무즈 해협 호위연합체에 파병할 경우 “(한국과 단교까지도 고려할 정도로) 양국 관계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샤베스타리 대사는 또 “(한국을 포함한) 다른 국가가 호르무즈 해협에서 군사 활동을 하게 된다면 우리가 가만히 있지 않을 거라는 점은 분명하다”라며 “1000년 이상 지속한 이란과 한국 양국 관계 역사 중 현시점이 가장 큰 위기”라고 말했다.  

“현시점, 양국관계 최대 위기상황”
북한과 핵공조엔 “그럴 일은 없다”

 
 샤베스타리 대사는 또 “미국이 이란의 영웅(거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사령관)을 순교시키면서 이란 국민의 자존심을 짓밟은 지금 이 시기에 한국이 파병한다면 이란 국민은 받아들이기 힘들 정도로 분노하게 될 것”이라며 “한국이 파병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힘주어 말했다.  

 
 
인터뷰는 이날 오후 서울 동빙고동 주한이란대사관저에서 약 70분간 진행됐다. 샤베스타리 대사는 인터뷰에 임하면서 본인이 직접 손으로 쓴 여러 장의 답변서를 준비해왔다. 이란이 8일(현지시간) 새벽 이라크의 미군 기지를 미사일로 공격한 뒤 첫 인터뷰다. 다음은 일문일답 요지.
 
사이드 샤베스타리 주한 이란 대사는 미국과의 긴장 관계를 언급하면서는 한숨을 쉬거나 굳은 표정을 유지했으나 한국 문화 등을 언급하면서는 활짝 웃는 모습을 보였다. 대사 뒤로 이란의 최고지도자 하메네이의 초상화가 보인다. 김성룡 기자

사이드 샤베스타리 주한 이란 대사는 미국과의 긴장 관계를 언급하면서는 한숨을 쉬거나 굳은 표정을 유지했으나 한국 문화 등을 언급하면서는 활짝 웃는 모습을 보였다. 대사 뒤로 이란의 최고지도자 하메네이의 초상화가 보인다. 김성룡 기자

 
이란이 또 미국에 반격해서 전쟁까지 갈 수 있을까.
지금으로선 전쟁은 없다. 하지만, 미국이 우리를 또 친다면 우리는 바로 반격할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 경제제재 가능성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국민담화는 안 보고 그냥 잤다. 아침에 일어나서 기사로 읽었다. 제재 역시 일종의 경제 테러다. 하지만 우리에게 자력으로 일어서는 법을 알려줬다는 점에서 제재엔 좋은 면도 있다. 미국은 솔레이마니에게 테러를 한 뒤 이란 국민이 똘똘 뭉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라며 교훈을 얻었을 거다. 우리는 공격을 받으면 반드시 응징한다. 그걸 확실하게 보여줬다. 미국도 큰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와 하산 로하니 대통령 등 지도부가 솔레이마니 사령관 장례식에 참석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와 하산 로하니 대통령 등 지도부가 솔레이마니 사령관 장례식에 참석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일각에선 이란이 미사일 공격 전 사전 경고를 통해 미군에게 숨을 시간을 줬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란과 미국 모두 국내 정치적 이해를 위해 쇼를 했다는 지적도 있는데.  
공격과 관련한 상세한 사항을 난 모른다. 하지만 우리의 목적은 미국인을 죽이는 게 아니었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이란 국민의 단합과 응징 의지를 보여준 게 가장 중요했다.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추모하기 위한 인파가 이란 테헤란을 가득 채우고 있다. [신화통신=연합뉴스]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추모하기 위한 인파가 이란 테헤란을 가득 채우고 있다. [신화통신=연합뉴스]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7일 한국이 호르무즈 호위연합체에 참가하길 바란다는 뜻을 재차 밝혔는데.  
(깊게 한숨 쉬며) 이란ㆍ한국 관계에 제3국이 개입하려는 것 아닌가.  
 
한국 정부가 고민이 많다. 결국 파병한다면 어떻게 될까.  
(호르무즈 인근 국가가 아닌) 타국이 주둔하게 된다면 지역 정세는 불안해질 것이다. 타국이 군사 활동을 하게 된다면 우리는 가만히 있지 않을 거라는 점은 분명하다. 한국과 이란의 관계는 1000년 이상 신라 시대로까지 거슬러 올라가는데, 지금 이 시점이 가장 위기다. 한국이 호르무즈 해협에 파병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미국은 이란의 적이다. 입장을 바꿔 보라.
 
단교까지도 가능한가.  
거기까지도 분명히 영향을 줄 수 있다. 그 밖에도 한국 기업이 이란 시장을 잃을 수 있을 것이며, 이란 국민이 한국 제품 불매운동을 펼칠 수도 있다. 이미 한국이 (미국의 대이란) 제재에 동참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과 같은 국가의 기업이 한국 기업의 자리를 빼앗고 있다. 원유 수입도 지금은 제재 때문에 어차피 (한국이 수입을) 안 하고 있지만, 그것도 미래에 (제재가 풀린다고 해도 이란이 한국에 원유 수출을) 거부할 수도 있다. 경제적인 걸 떠나 한국에 대한 이란의 국민 정서가 분노로 바뀔 것이다. 미국이 이란과 한국의 관계를 힘들게 하고 있다. 왜 제3국이 개입을 하나. 말이 안 된다.   
 
청해부대 왕건함. 한국 정부는 미국과 이란 간 긴장이 고조되기 전 왕건함을 호르무즈 해협에 파견하는 것을 고려했던 것으로 중앙일보 취재 결과 확인됐었다.   [연합뉴스]

청해부대 왕건함. 한국 정부는 미국과 이란 간 긴장이 고조되기 전 왕건함을 호르무즈 해협에 파견하는 것을 고려했던 것으로 중앙일보 취재 결과 확인됐었다. [연합뉴스]

 
이란이 북한과 핵ㆍ미사일 도발 공조를 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절대로 우리는 북한과 그런 관계가 아니다. 우린 한반도 비핵화를 바란다. 이란과 북한의 핵 활동은 완전히 100% 다르고 비교 불가다. 우리가 만들려는 건 핵무기가 아니다. 핵무기는 아랍어로 ‘하람(금기)’이라고 우리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도 얘기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을 가장 많이 받는 국가가 어딘지 아는가. 이란이다. 
 
앞으로 비핵화 전망은. 미국이 이란과 체결했던 핵 합의 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에서 탈퇴하긴 했지만, 이란도 핵농축 재개 의사를 밝혔는데.  
JCPOA 26조와 36조에 보면 참여국 중 일부가 의무사항을 지키지 않으면 우리도 준수할 필요가 없다는 내용이 있다. 우리는 그에 따를 뿐이다. 지난 1년 동안 단계적으로 조치를 취해왔고 최근의 핵농축 발표도 그 맥락이다. 제일 중요한 게 뭐냐면 우리는 JCPOA에서 탈퇴하지 않았다는 거다. 우리의 핵 활동은 평화적이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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