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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과 주걱 들고 스님 기다린다, 라오스의 발우공양

기자
조남대 사진 조남대

[더,오래] 조남대의 예순에 떠나는 배낭여행(10)

10일 차, 라오스 루앙프라방 탁발 관광
새벽 5시 30분에 일어나 숙소 앞 도로변으로 나갔다. 벌써 수많은 사람들이 공양밥을 넣은 조그만 밥통에 뚜껑을 덮은 채 주걱을 들고 미리 준비된 앉은뱅이 의자에 앉아 있다. 신발과 양말을 벗고 있는 사람도 있다. 5시 50분쯤 되자 스님들이 줄지어 나온다.
 
아직 어둠이 완전히 가지 않은 길거리에서 탁발하는 스님을 기다리는 사람들은 바구니 뚜껑을 열고 주걱으로 밥을 퍼서 스님의 발우에  담아드린다. 대부분 밥을 퍼서 드리지만 과자, 과일, 수건 등을 드리기도 한다. 앉아 있는 사람 중에는 현지인보다도 여행객이 더 많은 것 같다.
 
발우를 들고 탁발하는 스님들. [사진 조남대]

발우를 들고 탁발하는 스님들. [사진 조남대]

공양 밥통을 앞에 두고 스님 오기를 기다리는 관광객.

공양 밥통을 앞에 두고 스님 오기를 기다리는 관광객.

 
세계 각국에서 온 관광객들이 길거리에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길게 자리 잡고 있다. 불교에 익숙한 동양인들뿐 아니라 이런 풍습이 생소한 유럽인들도 많이 보인다. 스님들은 우리의 전기밥솥 크기의 발우가 어느 정도 차자 중간쯤에 있는 큰 바구니에 밥을 퍼서 넣는다.
 
이런 스님들의 행렬은 6시 20분까지 수백 미터의 거리에서 이어졌다. 스님들의 긴 행렬은 일정한 속도를 유지하여 이동하다가 밥 푸는 것이 서툰 사람 앞에 오면 속도가 주춤해지기도 한다. 우리 일행 중 한 명인 순희 씨도 공양 밥을 사서 동참했다. 공양하는 사람들과 이를 촬영하는 관광객들로 거리는 넘친다. 중간에 스님들이 퍼서 통에 넣어 둔 밥은 사찰에서 나와 뚝뚝이로 실어 간다고 한다. 가이드의 안내를 받아 단체로 동참한 한국인 관광객들도 많이 보인다.
 
시간이 지나자 대부분의 사람이 흩어졌는데도 깔끔하게 차려입은 현지 주민 부부는 자리를 뜨지 않은 채 그대로 앉아 있다. 왜 그러냐고 물어보니 아직 한 사찰의 스님들이 지나가지 않았다면서 그 스님들을 기다린단다. 정말 조금 더 기다리니 스님들이 나타났다. 불심이 대단한 분들인 것 같다. 늦게 온 스님들은 공양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가 버린 탓에 탁발을 별로 하지 못했다.
 
아직 한 곳의 스님들이 오지 않았다며 기다리는 주민.

아직 한 곳의 스님들이 오지 않았다며 기다리는 주민.

스님들이 탁발을 한 밥이 바루에 넘치자 광주리에 덜어놓은 밥.

스님들이 탁발을 한 밥이 바루에 넘치자 광주리에 덜어놓은 밥.

 
베트남, 라오스, 태국, 미얀마 등 우리가 관광하는 동남아시아 사람들은 우리보다 경제적인 생활 수준은 낮을지라도 삶의 만족도는 훨씬 높은 듯하다. 불교나 부처님에 대한 믿음은 대단하다. 각 가정이나 직장에 조그만 신주 같은 곳에 불상 등을 안치해 놓고 향을 피운 다음 밥이나 음료를 차려 놓고 기도를 한다. 신분의 고하를 막론하고 자기 나름대로 기도를 한다. 관공서도 마찬가지다.
 
자동차나 보트나 어떤 곳에도 꽃을 바친다든지 나름대로 형상을 만들어 놓고 기도하는 것 보면 신앙심이 대단하다는 것을 느낀다.
 
탁발행렬 관람을 마치고 ATM 기계에서 돈을 찾는 사이 같이 나왔던 경희와 순희 씨가 보이지 않아 바로 앞 숙소로 갔을 것으로 생각하고 혼자 새벽시장이 열리는 곳으로 가보았다. 국립박물관 지나 사원 옆 골목으로 들어가니 T자 모양으로 1km 정도 이어져 있다.
 
국립박물관옆 골목에서 열리는 새벽시장의 풍경.

국립박물관옆 골목에서 열리는 새벽시장의 풍경.

 
채소와 물고기, 곡식, 잡화, 닭, 고기, 옷 온갖 것이 다 있다. 새벽시장에는 관광객도 있지만, 주민들이 더 많이 보인다. 저녁 야시장은 11시 정도 되면 모두 철수하고 아무것도 없다. 또 아침 7시가 지나자 국립박물관 입구 주변에는 옷과 앞치마 등 잡화를 파는 노점이 하나둘 차려진다.
 
새벽시장을 둘러보고 숙소로 와서 여자 방문 앞을 보니 신발이 보이지 않는다. 숙소를 찾지 못해서 헤매고 있다고 양 팀장에게 전화가 왔다고 한다. 그러면서 자기들이 있는 장소가 어딘지 모르겠다고 한단다. 바로 집 앞 도로에서 헤어졌는데 숙소를 못 찾는다는 것이 이상하다.
 
전화 통화를 하려면 라오스 유심칩을 끼운 사람만이 카톡 무료전화로 통화가 가능하다. 유심을 끼우지 않으면 전화 통화가 불가능하다. 좀 더 기다리니 두 분이 들어왔다. 순간적으로 방향 감각을 잃어 길을 못 찾아 한참을 헤맸다면서 어떻게 자기들을 두고 혼자 갈 수 있느냐며 막 화를 낸다. 미안하다. 끝까지 챙겼어야 했는데 ATM 기계로 가서 돈을 찾는 순간 헤어진 모양이다. 밤에만 다니다가 낮이 되니까 거리 모습이 달라 헷갈렸던 모양이다.
 
아침에 숙소 앞 탁자에서 차를 마시는데 우리 숙소에서 머무르고 있는 강릉에서 온 젊은 여성 3명과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우리는 60이 넘은 다섯 명이 한 달 정도 일정으로 계획 없이 여행한다고 하니 몹시 부러워한다. 내가 생각해도 부러움을 살만하다.
 
꽝시폭포앞에서 포즈를 취한 일행.

꽝시폭포앞에서 포즈를 취한 일행.

꽝시폭포 입구 곰 사육장에 있는 곰.

꽝시폭포 입구 곰 사육장에 있는 곰.

큰 폭포 아래에 있는 폭포.

큰 폭포 아래에 있는 폭포.

 
오늘은 아이들을 한 명씩 데리고 한국에서 온 엄마 두 분을 어제저녁에 길거리에서 우연히 만나 함께 폭포 구경을 가기로 약속했다. 두 팀이 한 차로 가면 교통비용을 절약할 수 있을 것 같아 그렇게 한 것이다. 우리 5명과 여자 쪽 4명이면 9명이다. 조그만 툭툭이에 다 탈 수 있을까 걱정을 했는데 툭툭이 운전사가 사람이 많은 것을 알고 오토바이로 된 툭툭이가 아니 소형트럭으로 만든 송태우를 가지고 왔다.
 
송태우는 삼륜차가 아니 우리나라의 1t 정도의 트럭을 개조해 나무판을 양쪽으로 설치해 앉을 수 있도록 만든 교통수단으로 10명 이상 탈 수 있다. 그러면서 가격을 좀 더 올려달라고 한다. 그럴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꽝시폭포는 루앙프라방 근교에서 가장 아름다운 폭포다. 시내에서 남쪽으로 35km 떨어진 꽝시산에 있는 폭포로 1시간 정도 걸려 도착했다. 정문 매표소에서 입장권을 끊어 들어가자 울창한 원시림이 나타났다. 길 양쪽에는 곰 사육장도 있다. 함께 간 젊은 엄마들과는 3시에 입구에서 만나기로 하고 각자 헤어졌다.
 
비취색을 띠는 조그만 폭포 여러 곳을 지나서 더 올라갔더니 엄청난 높이의 폭포가 나타난다. 일행과 함께 여러 장의 사진을 찍었다. 꼬마들을 데리고 온 엄마들은 아이들이 수영할 수 있도록 튜브 등을 준비해 왔다. 날씨가 좀 쌀쌀하여 물에 들어가는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다. 일부 서양 사람들은 폭포 주변의 구부러진 나무에 올라가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구경하고 사진만 촬영한다.
 
루앙프라방 국립박물관.

루앙프라방 국립박물관.

국립박물관 왕립극장에서 공연되고 있는 민속무용.

국립박물관 왕립극장에서 공연되고 있는 민속무용.

 
폭포 주변의 화장실과 위험표시 등 안내판에 영어와 중국어와 함께 한글로 적어 놓았다. 우리나라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오기도 하겠지만 위상이 상당히 높아졌다는 것을 실감했다. 폭포까지 올라가는 길은 경사도 별로 없고 험하지도 않아 20분도 채 걸리지 않는 거리다. 우리는 제일 큰 폭포 앞에서 단체 사진을 촬영한 다음 주변에서 음료수를 마시며 좀 쉬다 천천히 내려왔다. 폭포에서 되돌아 내려오는 길도 키가 큰 원시림이 우거져 있다.
 
입구로 내려와 코코넛을 구입하여 마신 다음 아직 동행한 엄마들과 만나기로 한 3시까지는 여유가 많아 마을 안쪽으로 산책하러 가 보았다. 여기 시골의 모습이나 우리의 농촌과 별반 차이가 없어 보인다. 한참을 둘러보고 오는 길에 레스토랑이 있어 들어갔다. 폭포수가 떨어지는 멋진 분위기에서 커피를 마시며 쉬다 보니 몸의 피로가 풀린다.
 
다른 일행과 함께 송태우를 타고 온 관계로 교통비용은 좀 아꼈지만 별로 할 일도 없이 많이 기다려야 하는 등 아까운 시간을 허비한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신중하게 생각하고 결정해야 하는데 젊은 여자들의 이야기에 별로 생각도 없이 동의해서 그런 것 같다.
 
동북아경제협력위원회 행정위원장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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