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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개별관광은 대북제재 예외, 김정은도 안다…방법 찾자"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남북 간 관광 재개와 북한의 관광 활성화를 언급해 정부가 개별관광을 다시 해법으로 모색하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올해 첫 국무회의에 앞서 신년사를 발표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올해 첫 국무회의에 앞서 신년사를 발표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 대통령은 7일 “지난 1년간 남북 협력에서 더 큰 진전을 이루지 못한 아쉬움이 크다”면서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를 위한 노력도 계속해갈 것”이라고 밝혔다. 금강산 단체관광 재개 등은 미국의 거부감이 크지만, 집권 4년 차를 맞아 개별관광과 같은 우회로를 통해서라도 독자적으로 남북관계를 개선해나가려는 의지를 보였다는 해석이다.
 
문 대통령은 이전에도 청와대 참모진과의 회의 석상에서 “개별관광은 대북제재에 해당돼지 않는다”면서 “김정은 위원장도 알고, 북한도 알고 있으니, 우리가 방법을 찾을 수 있지 않겠느냐”는 취지로 지시했다고 한다. 그 자리에선 당장 중국을 통하거나 동해선 도로를 따라 자동차로 북한에 들어가는 방안 등이 아이디어 수준으로 제안됐다고 한다.  
 
이와 관련, 통일부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금강산 남측시설 철거 지시 이후 남북연락사무소를 통해 금강산 개별관광 등 ‘창의적 해법’을 논의하자는 입장을 지속해서 알렸다고 한다. 하지만 북한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금강산 남측시설에 대해서도 11월 일방 철거하겠다는 최후통첩을 보낸 뒤 현재까지 만남 자체를 거부하고 있다.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15일 평양에서 열린 카타르 월드컵 남북 축구 예선전 당시 민간단체 측과 취재진이 중국 여행사 관광 상품을 통해 평양 입북을 시도하기도 했다. 중국을 통한 북한 개별 관광을 시도한 셈이다. 그러나 북한 당국에서 입북 비자 발급을 거부했다고 한다. 중국인 등 외국인 방북 땐 비자를 발급했지만, 한국인이 중국 여행사 관광 상품을 통해 입북하려 하자 ‘불가’ 방침을 밝혔다는 것이다.
 
정부 당국자는 “북측이 초청장 등 우리 국민의 신변안전을 보장할 만한 문서를 제공하면 외국을 통한 개별 관광도 승인하겠다는 게 정부 방침"이라며 "하지만 북한은 한국 관광객 입북을 현재까진 완강하게 거부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남북 이산가족면회소에서 바라본 고성 온정리 일대의 모습. [연합뉴스]

남북 이산가족면회소에서 바라본 고성 온정리 일대의 모습. [연합뉴스]

 
이처럼 문재인 정부가 남북관계 개선에 의욕을 보이고 있지만 현실은 산 넘어 산인 상황이다. 우선 문 대통령 언급대로 북한 관광이 유엔 안보리 제재 대상은 아니다. 단체가 아닌 개별 관광이라면 대량 현금의 대북 유입을 금지하고 있는 안보리 결의 2094호를 위반할 소지가 크지 않다. 외교부도 “구체적 사업 추진 방식에 따라 면밀히 검토가 필요하다”면서도 “개별관광은 명시적으로 금지돼 있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개별관광이라 하더라도 이는 미국의 대북제재 유지 기조와 배치돼 한·미 간에 마찰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 특히 개별관광에 얽힌 국내 기업 등이 미국의 독자 제재 대상이 될 수 있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의 개인이나 기업에 대해서도 미 재무부가 제재할 수 있도록 한 행정명령 13810호 등에 위배될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고명현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론상으로 유엔 제재 내에서 북한 개별 방문은 가능하지만, 미국의 독자 제재를 감안하면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며 “예를 들어 금강산 개별 관광 등에 한해서 유예를 하겠다고 해야 미국의 독자 제재에 대한 두려움 없이 북한을 방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13810호는 관광객을 실어 나르는 운수업 관련 사업도 제재 대상 행위로 간주하고 있다. 육로로 북한에 들어가는 가는 자동차도 제재 위반 대상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정부가 독감 치료제인 타미플루를 인도적 차원에서 북한에 보내려다 미국이 운송에 투입될 화물차량이 대북제재 위반 품목이라며 문제 삼아 지원이 무산된 적도 있다. 개별관광 규모가 커지면 결국 유엔제재위원회에서도 이를 들여다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회 위원장이 완공을 앞둔 평안남도 양덕군 온천관광지구 건설장을 현지지도했다고 노동신문이 지난해 10월 25일 보도했다. [노동신문 캡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회 위원장이 완공을 앞둔 평안남도 양덕군 온천관광지구 건설장을 현지지도했다고 노동신문이 지난해 10월 25일 보도했다. [노동신문 캡쳐]

  
정부가 금강산이 아닌 지역으로까지 관광을 확대하려면 결국 5·24 조치의 해제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2010년 천안함 사건 이후 이명박 정부가 취한  5·24 조치는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을 제외하곤 남북교류를 제한하고 있다. 무엇보다 남북 간에 신변안전 보장문제에 대한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 금강산 단체관광이 중단된 것은 2008년 7월 관광객인 박왕자 씨가 북한군 초병의 총격으로 사망한 사건이 발생한 이후부터다. 북한이 금강산 남측 시설 철거와 관련한 대면 협의도 거부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화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결국 남북관계 진전을 위한 마중물로써 개별관광이 논의될 순 있지만, 실제 사업이 시작되기까지는 많은 난관이 예상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제재가 풀릴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게 아니라 제재 속에서라도 할 수 있는 것들을 다 하겠다는 취지”라며 “북한이 금강산과 원산ㆍ갈마지구를 개방한다 하더라도 결국 거리상 가까운 남측을 대상으로 관광 사업을 활성화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백민정·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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