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의 북미 배급사 네온이 (왼쪽부터) '기생충' 배우 이정은, 조여정, 송강호가 5일(미국 현지시간) LA 골든글로브시상식 레드카펫에서 환하게 웃는 모습을 외국어영화상 수상 이후 자사 트위터에 공개했다. [트위터 캡처]](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01/08/4bc72e57-886b-4006-83e6-ba73972ff9f2.jpg)
'기생충'의 북미 배급사 네온이 (왼쪽부터) '기생충' 배우 이정은, 조여정, 송강호가 5일(미국 현지시간) LA 골든글로브시상식 레드카펫에서 환하게 웃는 모습을 외국어영화상 수상 이후 자사 트위터에 공개했다. [트위터 캡처]
내달 9일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8000여 아카데미 회원 표심 잡으려
영화 한 편에 수천만 달러 펑펑
‘기생충’이 한국영화 최초로 뛰어든
할리우드 최대 경연 오스카 캠페인은…
봉준호 "오스카, 한국영화 산업에 의미"
![5일(미국 현지시간) 봉준호 감독이 '기생충'으로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외국어영화상을 차지한 순간이다. 이는 한국영화 최초 기록. 수상무대에 선 그는 북미 관객들을 향해 "자막의 장벽을 넘어서라"고 외쳤다. [AP=연합뉴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01/08/05207d25-cce4-4a64-8d60-3beec2e5d909.jpg)
5일(미국 현지시간) 봉준호 감독이 '기생충'으로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외국어영화상을 차지한 순간이다. 이는 한국영화 최초 기록. 수상무대에 선 그는 북미 관객들을 향해 "자막의 장벽을 넘어서라"고 외쳤다. [AP=연합뉴스]
아카데미 시상식은 미국에서만 매해 2000여만 명이 시청하는 등 전 세계 이목이 쏠리는 행사다. 영화 흥행뿐 아니라 후보에 오른 감독‧배우‧제작진의 향후 경력을 좌우하는 최대 홍보 무대다. 5일 골든글로브 수상 직후 한국 취재진을 만난 봉 감독이 “이걸 목표로 달려온 건 아니지만, 이왕 상황이 이렇게 됐으니 오스카에서도 좋은 결과가 온다면 한국영화 산업 측면에선 나름의 의미가 있겠다”고 말한 이유다.
8000여명 오스카 후보 투표단 누구?
![한해 북미 영화시장의 성과를 결산하는 최대 영화상 아카데미상은 트로피 이름에서 따온 '오스카상'으로도 불린다. [AP=연합뉴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01/08/6b1a1a74-568b-4b3a-8ba9-e1cdf8f3b93f.jpg)
한해 북미 영화시장의 성과를 결산하는 최대 영화상 아카데미상은 트로피 이름에서 따온 '오스카상'으로도 불린다. [AP=연합뉴스]
한국 투자‧배급사 최초로 오스카 캠페인에 뛰어든 CJ ENM 관계자는 “미국 할리우드 스튜디오의 경우 아카데미 캠페인 전담팀이 조직 내에 상설로 있다”면서 “‘기생충’의 경우 한국 최초로 조직적인 캠페인을 벌여야 하기에 모든 것을 하나하나 부딪쳐가며 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넷플릭스 '로마'는 오스카 홍보비만 1200억원…"
![지난해 2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알폰소 쿠아론 감독(사진)은 자국 멕시코를 무대로 찍은 넷플릭스 영화 '로마'로 감독상과 촬영상, 외국어영화상 3관왕을 차지했다. [AP=연합뉴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01/08/f8f69bcf-cae9-47ca-a2f8-bc0616a49197.jpg)
지난해 2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알폰소 쿠아론 감독(사진)은 자국 멕시코를 무대로 찍은 넷플릭스 영화 '로마'로 감독상과 촬영상, 외국어영화상 3관왕을 차지했다. [AP=연합뉴스]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자국 멕시코에서 찍은 ‘로마’는 전통적인 극장 개봉이 아닌 온라인 스트리밍을 위해 제작됐다는 점에서 여전히 뜨거운 감자인 넷플릭스 영화란 약점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아카데미 감독상‧촬영상‧외국어영화상 3관왕을 차지했다. 봉 감독이 전한 '1200억 원'은 통상 오스카 캠페인 예산과 비교해도 엄청난 거액이다. 본지 문의에 넷플릭스 측은 정확한 액수를 밝힐 수 없다고 답했다.
봉준호 "미사리 도는 유랑극단처럼 움직였죠"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과 배우 송강호가 지난해 8월 미국 콜로라도주에서 열린 제46회 텔루라이드 영화제에 참석하고 있다. 텔루라이드 영화제는 매해 북미 시상식 시즌 초반을 여는 행사로 주목 받는다. [사진 CJ엔터테인먼트]](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01/08/193da794-49d1-48d1-8bfd-94be6f0ecef2.jpg)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과 배우 송강호가 지난해 8월 미국 콜로라도주에서 열린 제46회 텔루라이드 영화제에 참석하고 있다. 텔루라이드 영화제는 매해 북미 시상식 시즌 초반을 여는 행사로 주목 받는다. [사진 CJ엔터테인먼트]
이런 여정은 지난해 5월 칸영화제 이후부터 시작됐다. 전 세계 500곳 이상 외신 인터뷰에 더해 본격적인 캠페인을 가동한 건 8월 ‘기생충’이 아카데미 국제영화상 한국 대표 후보로 확정된 시점부터다. 오스카 경연작들이 반드시 참석하는 8월 미국 콜로라도주의 텔루라이드영화제가 그 출발점. 이후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와 미국 아카데미 회원 등을 대상으로 한 시사회를 미국을 비롯한 다수 국가에서 진행했고, 시사회 전후 리셉션, 파티 등을 통해 우호적인 여론 조성 작업도 펼쳤다.
오스카 수상에 美배우조합 중요한 이유
![외신도 앞다퉈 '기생충'에 대한 호평을 쏟아내고 있다. LA타임스는 "'기생충'은 골든글로브의 역사를 썼다"는 제목을 달았다. [LA타임스 캡처]](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01/08/657d7d89-8736-4267-a5cc-07f6cbb84722.jpg)
외신도 앞다퉈 '기생충'에 대한 호평을 쏟아내고 있다. LA타임스는 "'기생충'은 골든글로브의 역사를 썼다"는 제목을 달았다. [LA타임스 캡처]
오스카 캠페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투표권을 많이 가진 미국 배우조합‧감독조합 등 할리우드 조합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이다.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가 주관하는 골든글로브상, 각 지역 비평가상보다 아카데미 회원이 속해있는 각종 조합상 결과가 오스카 캠페인에 있어 더 중시된다. 송강호‧이정은 등 ‘기생충’ 출연진이 미국 배우조합상 앙상블상 후보에 호명되자 북미 배급사 네온이 가장 환호한 것도 영화예술아카데미 소속 회원 중 인원수가 가장 많은 게 배우이기 때문이다. 할리우드 시상식 예측 사이트 ‘골든더비’에 따르면 오스카 투표권자 중엔 배우가 1324명으로 가장 많고, 프로듀서(583명), 시각효과(545명), 감독(526명) 등의 순서였다.비영어권 영화가 앙상블상 후보에 오른 것은 로베르토 베니니 감독의 ‘인생은 아름다워’(1997) 이후 역대 두 번째다. ‘기생충’은 봉 감독이 조합원으로 소속된 미국 감독조합상, 작가조합상, 프로듀서조합상 후보에도 올라있다.
남우조연상 캠페인 송강호 "쌍코피 터졌죠"
![지난해 5월 '기생충'으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거머쥔 봉준호 감독과 배우 송강호. 두 사람은 이후 전 세계 영화제 및 시상식, 홍보 행사에 동참했다. [Xinhua=연합뉴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01/08/26a9a4c4-65c5-4687-9f87-ef2a42dbb6b3.jpg)
지난해 5월 '기생충'으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거머쥔 봉준호 감독과 배우 송강호. 두 사람은 이후 전 세계 영화제 및 시상식, 홍보 행사에 동참했다. [Xinhua=연합뉴스]
![북미 시상식 시즌을 겨냥해 나온 '기생충' 포스터. 작품상, 감독상 등을 비롯해 송강호를 남우조연상 후보로 미는 문구가 보인다. [사진 CJ엔터테인먼트]](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01/08/2815b7be-feea-4066-bc79-f98a8cc7bb03.jpg)
북미 시상식 시즌을 겨냥해 나온 '기생충' 포스터. 작품상, 감독상 등을 비롯해 송강호를 남우조연상 후보로 미는 문구가 보인다. [사진 CJ엔터테인먼트]
국내 영화상에 더해 스위스 로카르노영화제 엑설런스어워드, LA비평가협회 남우주연상 등을 거머쥔 송강호는 봉 감독과 함께 오스카 캠페인에 가장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워낙 건강 체질임에도 이런 강행군 탓에 콜로라도 고산지대에서 열리는 텔루라이드 영화제 땐 쌍코피가 터졌단다.
비열한 홍보전엔 "와인스타인 냄새 난다"
미국 VOX에 따르면 1999년 아카데미 작품상에 가장 유력했던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전쟁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를 제치고 미라맥스의 시대극 ‘셰익스피어 인 러브’가 수상한 배후엔 경쟁작에 대한 나쁜 입소문 전략을 동원한 ‘협박조 캠페인(bully campaign)’이 있었다는 후문이다. 와인스타인은 부인했지만, 그가 미투로 강제 은퇴한 지금도 비열한 홍보전략을 펼치는 영화엔 “와인스타인 냄새가 난다(that smells like Weinstein)”는 말이 나온다.
황금종려상-오스카 작품상 2관왕 기록 세울까
!['기생충' 제작자 곽신애 바른손이앤에이 대표가 골든글로브 시상식이 열린 6일(한국시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골든글로브 공식 촬영 사진을 올렸다. [사진 페이스북 캡처]](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01/08/402e8468-6322-4858-b157-bc163f8cd453.jpg)
'기생충' 제작자 곽신애 바른손이앤에이 대표가 골든글로브 시상식이 열린 6일(한국시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골든글로브 공식 촬영 사진을 올렸다. [사진 페이스북 캡처]
미국 현지에선 ‘기생충’에 관한 밝은 전망이 잇따른다. 할리우드 매체 데드라인은 ‘기생충’이 아카데미 작품상도 유력하다며 이번에 수상할 경우 역사상 칸 황금종려상 수상작이 아카데미 작품상을 거머쥐는 단 두 번째 사례가 될 것이라 내다봤다. 최초 사례는 1955년 델버트 맨 감독의 로맨틱 코미디 ‘마티’였다. 아카데미 사상 작품상을 비영어 영화가 받은 적도 없었다. 연일 한국영화 최초 기록을 경신 중인 ‘기생충’이 다음 달 아카데미 역사도 새로 쓸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영화 '기생충'의 영국판 포스터. 다음달 영화 개봉을 앞두고 영국 현지 배급사 컬존(Curzon)이 출시했다. [사진 컬존]](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01/08/b9cda94c-9c43-49d0-873e-e1c371b916d8.jpg)
영화 '기생충'의 영국판 포스터. 다음달 영화 개봉을 앞두고 영국 현지 배급사 컬존(Curzon)이 출시했다. [사진 컬존]
![동양화풍으로 그린 '기생충' 해외 포스터. 상단에 박힌 칸 황금종려상 로고와 함께 오스카 수상 로고도 포스터에 새겨질 수 있을까. [사진 CJ엔터테인먼트]](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01/08/da99b6bf-a1a2-4682-bf34-fc031447a7d5.jpg)
동양화풍으로 그린 '기생충' 해외 포스터. 상단에 박힌 칸 황금종려상 로고와 함께 오스카 수상 로고도 포스터에 새겨질 수 있을까. [사진 CJ엔터테인먼트]
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n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