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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경과 잤다" 자랑한 20대 그 순경, 수사결과 '성폭행'이었다

성폭력 이미지. [사진 픽사베이]

성폭력 이미지. [사진 픽사베이]

"여경과 잤다"며 경찰 동료들에게 해당 여경이 침대에 누워 있는 사진을 보여 준 20대 현직 순경이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됐다. 이 순경은 해당 여경과 성관계를 한 게 아니라 성폭행한 것으로 검·경 수사 결과 드러났다.  
 

검찰, 강간·명예훼손 등 구속기소
같은 경찰서 동료 성폭행한 혐의
휴대전화로 자는 모습 몰래 촬영
동기들에게 "성관계했다" 거짓말
피해자는 극도의 불안감 호소

여경 사진도 해당 순경이 성폭행 후 10개월가량 지난 뒤 본인 휴대전화로 몰래 촬영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A 순경에게 강간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등 3가지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8일 전주지검 등에 따르면 검찰은 동료 여경을 성폭행한 혐의(강간)로 전북 지역 한 경찰서 소속 A 순경(26)을 지난달 6일 구속기소 했다. A 순경의 1심 첫 공판은 오는 10일 전주지법에서 열린다. A 순경은 지난 2018년 8월 같은 경찰서에서 근무하던 B씨를 완력으로 제압 후 한 차례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지난해 6월 중순께 경찰관 동기들에게 "며칠 전에 B와 잤다"고 거짓말하며 속옷 차림의 B씨 사진을 보여 준 혐의(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및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도 받고 있다. B씨가 침대에 누워 있는 사진은 같은 달 초순께 A 순경이 본인 휴대전화 카메라를 이용해 몰래 찍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조사 결과 A 순경은 앞서 지난해 2월에도 경찰 동기들과 술을 마시던 자리에서 "내가 과거에 B와 성관계를 했었다"는 취지로 자랑했다. 검찰은 A 순경이 B씨를 성폭행하고도 마치 합의 하에 성관계한 것처럼 여러 사람에게 공연히 알려 B씨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봤다.  
 
이 사건은 지난해 10월 "전북 지역 모 경찰서에 근무하는 한 순경이 동료 여경과 성관계한 동영상을 경찰 동기들이 있는 사회적관계망(SNS) 대화방에서 공유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불거졌다. 전북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그해 11월 해당 소문이 신빙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에 착수했다. A 순경의 직위도 해제했다.  
 
경찰은 A 순경의 집과 사무실·차량에 대해 압수 수색을 했지만, 물증을 확보하지는 못했다. A 순경은 수사가 시작되기 전 휴대전화를 바꾼 것으로 확인됐다. A 순경은 "휴대전화가 고장 나서 새것을 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순경이 쓰던 휴대전화는 그의 아버지가 전주의 한 저수지에 버렸다고 한다. 경찰은 해당 휴대전화에 A 순경의 범행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있다고 판단해 수색에 나섰지만, 전화기는 발견하지 못했다. 그러나 경찰은 A 순경이 혐의 일부를 시인했고, "B씨가 찍힌 사진을 봤다"는 동료들의 진술 등을 토대로 지난해 11월 18일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넘겼다.
 
검찰도 A 순경의 사무실 컴퓨터와 노트북, 새 휴대전화, 동료 경찰관들의 휴대전화 등에 대해 재차 디지털 포렌식을 통해 분석했지만, 이 사건과 관련된 영상이나 사진은 확보하지 못했다. A 순경과 동료들이 사용한 클라우드 서버(인터넷상 데이터 보관 장소)들에 대해서도 압수 수색을 실시했으나, 물증은 나오지 않았다.
 
A 순경은 검찰 조사에서 "B씨와 합의 하에 성관계를 했고, 사진을 보여준 것도 고의가 아니었다"는 취지로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검찰은 참고인들의 일치된 진술과 이미 확보한 A 순경의 범행 관련 행적 등을 바탕으로 재판에서 그의 범행을 충분히 입증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 피해자 B씨는 극도의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애초 강간 혐의로 A 순경을 고소하지 않은 건 대학 졸업 후 어렵게 취업한 데다 소문이 나면 2차 피해와 불이익을 당할까 봐 두려워 혼자서 속앓이만 했다고 한다.
 
전주지검은 이런 사정을 고려해 검찰 송치 전 경찰 수사 단계부터 성폭력 전담 검사를 주임검사로 지정하고, 직권으로 B씨를 위한 국선변호사를 선정했다. 검찰은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가 증인으로 법정에 출석해야 할 경우 비공개·비대면 심리를 재판부에 신청할 방침이다.
 
전주=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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