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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만에 27% 오른 최저임금···헌재 “기업 자유 침해 안했다”

2018년 및 2019년도 최저임금 인상이 기업의 재산권과 경영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의 판결이 나왔다.

\유남석 헌법재판소장과 재판관들이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 자리하고 있다. 이날 헌재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29명과 피해자 유족·가족 12명이 한·일 위안부 합의는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에 대해 "한일 위안부 합의' 위헌심판 대상 아니다"며 각하 결정을 했다. [뉴스1]

\유남석 헌법재판소장과 재판관들이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 자리하고 있다. 이날 헌재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29명과 피해자 유족·가족 12명이 한·일 위안부 합의는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에 대해 "한일 위안부 합의' 위헌심판 대상 아니다"며 각하 결정을 했다. [뉴스1]

 
헌재가 전국중소기업·중소상공인협회가 “2018년과 2019년 최저임금 고시는 헌법이 보장하는 자유시장 경제 질서와 국가의 중소기업 보호·육성 의무를 위반한 청구인들의 계약 자유와 기업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청구한 헌법소원심판을 기각했다고 8일 밝혔다.

 
앞서 고용노동부는 2018년 최저임금을 전년 대비 16.4% 인상한 7530원으로, 2019년 최저임금은 전년 대비 10.9% 오른 8350원으로 결정했다. 이에 전국중소기업·중소상공인협회는 헌법 119조 1항과 123조 3항을 들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헌법 119조 1항은 “대한민국 경제 질서는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 자유를 존중한다”고 돼 있다. 헌법 123조 3항은 “국가는 중소기업을 보호하고 육성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기업 경제활동 자유 침해” vs. “경제에 긍정적 효과”

 
헌재는 지난해 6월 이 사건의 공개변론을 열어 각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은 바 있다. 공개변론에서 학계와 실무 전문가들은 최저임금 인상이 기업경영과 고용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을 두고 치열하게 공방했다.

 
반면 고용노동부 측은 “최저임금 인상이 (현 정부의) 정책 실패를 문제 삼는 정치적 공격의 수단이 되고, 이념 편향성의 증거로 매도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협회 측 법률대리인은 “급격히 인상된 최저임금은 기업의 경제활동 자유를 심각하게 저해해 자유주의적 경제 질서를 규정한 헌법에 어긋난다”고 강조했다.
 
최저임금 인상 추이.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최저임금 인상 추이.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협회 측 참고인으로 출석한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학과 교수는 “지난 대선 때 정치인들이 중소기업의 낮은 생산성과 수익성 등 국내 경제 사정을 감안하지 않고 최저임금 1만원을 약속해 문제가 불거졌다”며 “최저임금 인상 폭이 높아 경제적 약자들이 일할 수 있는 권리를 크게 박탈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고용노동부 측은 “최저임금 인상이 (현 정부의) 정책 실패를 문제 삼는 정치적 공격의 수단이 되고, 이념 편향성의 증거로 매도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또 최저임금으로 인해 기업 경영에 부담이 커지더라도 이러한 불이익은 헌법상 재산권에 속하지 않아 재산권 침해가 될 수 없다는 주장도 펼쳤다. 
 

헌재 “저임금근로자 최저생활 보장하는 효과 거둬”

 
헌재는 고용노동부의 손을 들어줬다. 최저임금 인상이 저임금근로자의 최저생활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본 것이다. 헌재는 “주요 노동 경제지표가 개선됐는지는 장기적으로 검증돼야 하지만 정책효과에 관한 입법자의 판단은 존중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입법자의 정책판단과 선택이 현저하게 합리성이 결여된 경우가 아니라면 경제에 관한 국가적 규제·조정권한을 행사하는 것을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헌재는 최저임금위원회가 11차례의 전원회의, 6차례의 연구위원회, 현장방문, 3차례의 집담회 등 구체적 논의를 거쳐 최저임금을 결정했다고 봤다.  
 
이어 협회 측의 재산권 침해 주장에 대해서도 “기업활동의 사실적·법적 여건은 재산권 보장의 대상이 될 수 없다”며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경영부담 완화를 위해 정부가 여러 지원책을 추진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보충의견 “투명하고 공개적 논의 절차적으로 보장돼야”

 
이 같은 결정에 이선애·이종석·이영진 재판관 3인은 최저임금 고시가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지 않지만 투명하고 공개적인 절차가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한 보충의견을 냈다.


재판관 3인은 “결정기준의 구체적인 계측방법 내지 통계자료 등을 제도적으로 구비해 주요 경제지표와 현실에 대한 객관석 분석을 한 기초 위에서 투명하고 공개적인 논의가 절차적으로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기업과 근로자의 이해관계가 보다 세밀하게 조정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이를 위해 최저임금위원회의 구성을 지적했다. 이들은 “경제현실에 대한 분석과 장기적 전망 등에 전문성을 갖추고 최저임금제도의 목적과 취지에 부합한 결정을 할 수 있는 중립적 공익위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최저임금 결정 대부분이 사용자나 근로자 위원 중 한쪽이 전원 불참한 상태에서 표결하는 등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이뤄진 상황을 지적한 것이다.

이어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 고용이나 경제상황에 미칠 수 있는 긍정적·부정적 영향이 균형있게 검토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은애·문형배·이미선 재판관 3인은 “이 사건 심판청구는 헌법소원의 보충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여 부적법하다”며 각하의견을 제출했다. 청구인들이 최저임금 고시 부분에 대하여 법원에 무효확인 등의 소송을 제기하는 등 헌법소원이 아닌 다른 권리구제절차를 밟을 수 있어 요건이 안 된다고 봤기 때문이다.
 
백희연 기자 baek.heeyo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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