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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시 사회복지협의회 ‘공청기 파동’···정직원 4명중 3명 사표 왜

한국소비자원이 지난해 11월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기자실에서 공기청정기 비교정보 생산 결과 브리핑을 한 모습. 기사 내용과는 무관함. [뉴스1]

한국소비자원이 지난해 11월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기자실에서 공기청정기 비교정보 생산 결과 브리핑을 한 모습. 기사 내용과는 무관함. [뉴스1]

 
“하루라도 빨리 어르신들에게 공기청정기 놓아드리고 싶었는데. 딱 그것뿐인데….”

삼척지역 사회복지시설 공기청정기 232대 보급 놓고 잡음
직원 “입찰 공고 자격 기준 안 맞는 업체와 계약 못 한다”
협의회장 “업체 설명 들어보니 문제 될 게 없다고 생각했다”

강원도 삼척시사회복지협의회가 삼척지역 사회복지시설에 공기청정기를 보급하는 사업을 놓고 내부 갈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최근 정규직 직원 4명 중 3명이 퇴사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7일 삼척시와 삼척시사회복지협의회 등에 따르면 협의회는 지난해 연말까지 삼척지역 노인요양원과 장애인시설, 아동센터 등 사회복지시설 32곳에 1억9000여만원을 투입해 공기청정기를 보급할 계획이었다. 보급 대수는 총 232대로 용량별로 40㎡(12평) 106대, 62㎡(18평) 37대, 100㎡(30평) 89대 등이다.
 
사업비는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이하 협력재단)의 농어촌상생협력기금을 받았다. 한 기업이 미세먼지에 취약한 노인 등이 이용하는 복지시설에 공기청정기를 지원해달라며 사업비를 지정 기탁했다.
강원 삼척시의 한 사회복지단체가 노인요양원 등 사회복지시설에 공기청정기 보급을 위해 나라장터에 올린 물품구매 전자입창공고.

강원 삼척시의 한 사회복지단체가 노인요양원 등 사회복지시설에 공기청정기 보급을 위해 나라장터에 올린 물품구매 전자입창공고.

 

1순위 업체는 이동 바퀴 없어 계약 포기

협의회 측은 공기청정기 납품 업체 선정을 공정하고 투명하게 하기 위해 조달청의 ‘국가전자조달 나라장터’를 통한 공개경쟁 입찰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했다. 사회복지법인의 경우도 ‘사회복지법인 재무·회계규칙’에 따라 5000만원 이상의 계약을 체결할 때는 나라장터를 통한 공개 입찰을 해야 한다.
 
내부 갈등은 입찰 참여 업체를 대상으로 하는 적격심사 과정에서 발생했다. 협의회 측은 지난해 11월 8일 ‘미세먼지 피해 저감을 위한 사회복지시설 공기청정기 보급 사업’ 입찰 공고를 냈다. 이후 1순위 적격심사 대상으로 강원 고성군에 있는 A업체가 선정됐다. 하지만 이 업체는 협의회 요구 사항인 이동 바퀴 등이 없어 계약을 포기했다.
 
2순위인 B업체 역시 입찰 공고서에 적힌 요구 사항을 충족하지 못했다. 협의회 측은 사용자 편의와 유지보수를 위해 공고서에 ‘납품제품은 국내 제조사 완제품으로 모든 품목은 제조사가 동일한 제품을 납품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하지만 B업체가 제출한 적격심사 서류를 검토한 결과 공급확약서 등에 적힌 제조사와 실제 제조사가 달랐다. 또 제조사도 2곳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협의회는 B업체에 지난해 12월 10일 심사에서 제외한다고 통보했다. 현재 B업체는 적격심사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며 이의제기를 한 상태다.
강원 삼척시의 한 사회복지단체가 나라장터 일찰공고에서 2순위 적격심사 대상이 된 B업체에 보낸 적격 심사 결과 통보서류.

강원 삼척시의 한 사회복지단체가 나라장터 일찰공고에서 2순위 적격심사 대상이 된 B업체에 보낸 적격 심사 결과 통보서류.

 

입찰 공고문 충족 업체 피해 우려돼

이 과정에서 직원들과 협의회장 간의 갈등이 시작됐다. 직원들은 입찰 공고문에 적힌 자격 기준에 안 맞는 B업체와 계약할 경우 사업비 지원 취소 등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또 자격 기준에 맞는 업체가 후순위에 있어 반발도 예상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협의회장은 B업체와의 계약에 문제가 없다고 봤다.
 
지난달 24일 열린 이사회에서도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자 31일 정규직 직원 4명 중 3명이 사직서를 냈다. 협의회장은 당일 사직서를 수리한 뒤 ‘적격심사 검토 결과서’에 2순위 업체가 ‘적격’하다고 사인했다.
 
사직서를 낸 한 사회복지사는 “입찰 공고서의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 업체와 계약할 수 없으니 원칙대로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아 결국 사직서를 내게 됐다”며 “박봉에도 어려운 이웃에게 도움 주는 일이 좋아 열심히 해왔는데 마음이 착잡하다”고 말했다.
 
협의회장은 “(2순위) 업체에서 와서 설명하는 걸 들어보니 문제가 될 게 없다고 생각했다. 업체의 이의제기도 맞는 것 같다”며 “성능에 문제가 없고 여러 곳에 납품한 실적이 있어 다른 곳은 다 했는데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서울 용산구의 한 전자제품 매장에서 직원이 공기청정기를 정리하는 모습. [뉴스1]

서울 용산구의 한 전자제품 매장에서 직원이 공기청정기를 정리하는 모습. [뉴스1]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 사업비 지급정지 조치

이 같은 사실을 접한 협력재단 측은 지난 2일 입찰 공고문의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 업체가 적격하다고 판단한 이유에 대해 오는 9일까지 소명해달라는 공문을 협의회에 보냈다. 또 사업비 지급정지 조치를 해놓은 상태다.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 관계자는 “만약 적격하지 못한 선정이라면 협약을 해약해야 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소명 내용 등을 검토한 뒤 억울한 이들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삼척=박진호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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