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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 쇼크 안창림 “도쿄서 태극기 휘날릴 것”

안창림은 도쿄올림픽에서 숙적 오노 쇼헤이를 꺾고 금메달을 따겠다는 각오다. 변선구 기자

안창림은 도쿄올림픽에서 숙적 오노 쇼헤이를 꺾고 금메달을 따겠다는 각오다. 변선구 기자

2016년 리우 올림픽 당시 안창림(26·남양주시청)은 한국 유도대표팀의 금메달 후보 0순위였다. 세계 1위인 데다 나이까지 어려 남자 73㎏급에서 향후 여러 개의 올림픽 메달을 따낼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결과는 달랐다. 안창림은 리우에서 예선 탈락했다. 남자유도는 2000년 시드니올림픽 이후 16년 만에 ‘노골드’ 수모를 당했다.
 

재일교포 3세 유도 73㎏급 대표
세계 1위 기대주, 리우 예선 탈락
국내선 처음으로 전담팀도 꾸려
리우서 금 딴 오노가 넘어야 할 산

2020년 도쿄 올림픽의 해를 맞아 용인대 유도장에서 만난 안창림은 부쩍 말수가 줄어 있었다. 잘 웃지도 않았다. 그는 “거창한 말로 관심받고 싶지 않다. ‘리우 쇼크’에서 벗어나는 데 1년이 걸렸다. 지금 얘기할 수 있는 건 마음을 다잡은 이후로는 하루도 쉬지 않고 연습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도쿄올림픽 외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2018년 세계선수권 우승자 안창림은 이번 올림픽에서도 강력한 금메달 후보다.
 
안창림이 리우에서 허무하게 무너진 건 대회 직전까지 몸을 혹사했던 탓이다. 국제대회 경험이 적었던 그는 많은 대회 출전으로 약점을 메우려 했다. 세계 랭킹을 높여 시드를 받으려는 전략이기도 했다. 그러나 대회 출전으로 인해 정작 올림픽을 바닥난 체력으로 맞이했다. 출전이 많아지면서 전력 노출도 심했다. 그는 2017년부터 훈련 패턴을 바꿨다. 코앞에 닥친 대회 입상을 노리던 방식을 버리고 올림픽까지 장기 계획을 세워 스케줄을 짰다. 그는 “눈앞의 성적 대신 큰 목표를 바라보고 준비한 덕분에 그 전과 달리 무리하지 않게 됐다. 시합에서 져도 올림픽을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하니 정신적 타격도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당시 오노에 져 은메달을 딴 뒤 우는 모습. [뉴스1]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당시 오노에 져 은메달을 딴 뒤 우는 모습. [뉴스1]

안창림은 주요 국제대회 출전 때 훈련 파트너와 피지컬, 메디컬 트레이너 등 3명과 함께 간다. 작은 부분까지 집중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다. 그래야 경기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 세계적인 선수 중에는 전담팀을 꾸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국내에선 처음이다. 2018년 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은메달, 한 달 뒤 세계선수권 금메달 등 리우의 후유증은 거의 털어냈다. 지난해 세계선수권은 목 부상으로 불참했다. 그는 “작년 세계선수권은 강자들이 총출동한 ‘모의 올림픽’이었다. 대회 2연패 욕심도 났고, 내 실력도 궁금했다. 하지만 올림픽을 앞두고 무리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최근 안창림은 주 무기였던 업어치기와 안뒤축걸기 외에 새로운 기술을 익히는 등 실력을 업그레이드했다. 그는 “선수가 새 기술을 완벽히 체득하려면 수년이 걸린다. 하지만 60~70%의 완성도까지는 어렵지 않다. 이전에 잘 쓰지 않은 허리후리기와 배대뒤치기로 상대를 흔든 뒤, 완성도 100%의 주특기로 승부를 건다”고 말했다.
 
이번 도쿄 올림픽은 안창림에게 또 다른 의미가 있다. 재일교포 3세인 그는 도쿄에서 태어났다. 6세 때 교토로 이사했고, 고교 시절 다시 도쿄 인근 요코하마로 옮겨와 살았다. 쓰쿠바대 2학년이던 2013년 일본 대학 유도 최고 권위인 전일본학생선수권에서 우승했다. 일본 유도계로부터 귀화 권유를 받았지만, 그는 2014년 2월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그는 “한국 사람이라면 태극마크를 달아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2014년 11월 처음 국가대표 1진에 선발됐다. 그는 “7년 전 전국대회에서 처음 우승을 경험한 장소가 도쿄 무도관이다. 바로 이번 올림픽 유도 경기장이다. 한 번 우승해본 곳이라 느낌이 좋다”고 말했다.
 
안창림에게는 넘어야 할 산이 있다. 리우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일본의 오노 쇼헤이(28)다. 괴물 같은 힘으로 상대를 메치는 오노는 종주국 일본의 자랑이다. 일본은 오노의 금메달을 기정사실로 여긴다. 안창림은 지금까지 오노와 다섯 차례 맞붙어 모두 졌다. 최근 맞대결인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결승에서는 11분(정규시간 4분) 넘는 혈투 끝에 졌다. 그는 “아시안게임을 통해 오노와 격차가 근소하게 줄어든 것을 느꼈다. 그도 나를 쉽게 이기지 못했다. 지금부터는 나 자신과 싸움이다. (기량을) 100% 발휘할 수 있도록 잘 자고, 잘 먹고, 열심히 운동하겠다”고 다짐했다.
 
안창림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같은 체급 은메달을 딴 (왕)기춘이 형이 다섯 번 모두 꺾었던 만수르 이사에프(러시아)에 딱 한 번 졌다. 그런데 그게 올림픽(2012년) 무대였다. 기춘이 형은 늘 ‘한 번을 이겨도 올림픽에서 이기는 자가 진정한 승자’라고 말한다. 이사에프가 결국 금메달을 땄다”는 일화를 전했다. 행간을 읽을 수 있었다. 그는 “내 고향이자 일본 유도의 심장인 도쿄에 태극기가 걸리고 애국가가 울릴 때, 실컷 웃겠다”며 도복 띠를 졸라맸다.
 
용인=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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