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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 보험을 웃돈 주고 되산다?

‘금리가 하락할 때 최저보증이율 연 7.5% 보장’
 

5% 넘는 확정이자 보장 상품
금융위, 재매입 제도 도입 검토

저금리에 보험사 경영압박 커져
회계기준 강화 땐 부채 부담 가중

2000년 한 생명보험사가 판매한 저축보험 상품이다. 보험가입자 입장에서는 두말할 나위 없이 좋은 상품이지만 보험사 입장에서는 정반대다. 그 이후 금리가 수직 낙하했기 때문이다. 1월 현재 기준금리는 1.25%. 보험이 유지될 수록 보험사가 손해를 보는 구조다.
 
보험사가 이런 보험에 든 보험계약자에게 웃돈을 주고 보험 계약을 되사들여 보험 계약을 취소할 수 있는 재매입(Buy-Back) 제도 도입이 검토된다. 1990년 말~2000년대 초 연 5% 이상의 이자 지급을 약속하고 판매됐던 고금리확정형 보험상품이 주 대상이다. 7일 금융당국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재매입 제도 도입을 위해 해외 사례 검토에 나섰다.
 
한국 기준금리 추이. 그래픽=신재민 기자

한국 기준금리 추이. 그래픽=신재민 기자

금융당국이 재매입 제도 도입 검토에 착수한 건 저금리가 이어지면서 보험사의 경영 압박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 팔아놓은 고금리 확정형 상품이 많이 남아있는 생명보험사일수록 이차 역마진 부담이 매년 커지고 있다. 이차 역마진은 보험 가입 고객에게 보장한 보험금 이자율보다 보험사의 운용 수익률이 낮아 생기는 손해다.
 
여기에다 2022년 새 회계기준(IFRS17)이 시행되면 보험사 부채 부담은 더 가중된다. IFRS17에 따르면 보험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산출하기 때문에 보험사의 장부상 부채가 갑자기 크게 늘어나게 된다.
 
익명을 원한 금융위 관계자는 “새 회계기준이 도입되면 보험사의 부채가 늘어나기 때문에 부채를 조정하기 위해 금융재보험과 재매입 등 다양한 제도를 검토하고 있다”며 “국내에서 법제화되지 않은 부분이 많아 해외 사례부터 참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6월말 기준 생보사의 보험료 적립금 589조3000억원중 고정금리를 주는 금리확정형 상품 비중은 41.5%인 244조4000억원이다. 확정형상품 중 연 5%이상 고금리로 판매된 상품 비중은 25.4%에 달한다. 고금리확정형 상품 가입자에게 지급해야 할 평균이율은 7.1%였는데, 생보사의 평균 자금운용 수익률은 3.4%에 그쳤다. 이 때문에 대형 생보사들은 지난해 상반기 삼성생명 1조8000억원, 한화생명 1조원, 교보생명 5000억원 등 상당한 수준의 역마진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
 
보험업계와 정책 당국이 참고하는 주요 사례는 벨기에 보험사다. 벨기에 보험사들은 2014년부터 고금리 보증 계약 70억 유로어치를 계약자로부터 환급금 대비 10~25%의 환매 프리미엄을 지급하고 사들였다. 벨기에 보험사들은 부동산 투자 등을 위해 목돈이 필요한 보험계약자를 중심으로 제안했다고 한다. 다만 환매를 원하지 않을 경우 보험 계약은 그대로 유지됐다.
 
금융당국이 이 밖에 살펴보고 있는 건 금융재보험제도다. 생명보험사가 보유하고 있는 고금리 보험계약의 리스크를 재보험사에 수수료를 주고 넘기는 방식이다. 이 경우 보험사가 보험계약자에게 약속한 금리보다 시장금리가 더 떨어져 역마진이 예상될 경우 해당 역마진을 재보험사가 부담하게 된다. 지난 2017년 ABL생명이 고금리 계약을 해외재보험사인 RGA에 판매하려 했지만, 금융당국의 불허로 무산됐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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