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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0억 완판, 2000억 더 판다···포항시민 줄세우는 이 상품권

포항사랑상품권을 구매하기 위해 시민들이 줄을 서 있다. 사진은 지난해 9월 모습. [사진 포항시]

포항사랑상품권을 구매하기 위해 시민들이 줄을 서 있다. 사진은 지난해 9월 모습. [사진 포항시]

2017년부터 매년 1월 경북 포항 시내 몇몇 은행 앞에 가보면 길게 줄 선 시민들을 볼 수 있다. 금리가 좋은 예금 가입을 위한 줄이 아니라, '포항사랑상품권(이하 포항상품권)'을 사기 위한 줄이다. 포항상품권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자체가 조례를 만들어 발행하는 자체 상품권이다. 현금 역외 유출 방지를 위해 경남 거제 등 전국 50여개 지자체가 비슷한 자체 상품권을 발행하고 있다. 
 

상시 5%, 최대 10% 할인판매…상인들 수수료도 없어
인쇄비·할인률 보전 등에 시 예산 184억원 들어
시 "현금역외유출 방지, 지역 경제 활성화 효과 크다"

하지만 지역 안에서만 쓸 수 있는 자체 상품권을 사려고 포항처럼 긴 줄을 서는 경우는 보기 어렵다. 포항상품권은 지난해 1700억 원어치를 발행해 완판했다. 17년엔 1300억 원어치, 18년엔 1000억 원어치를 발행해 모두 팔았다. 포항시는 오는 13일 2020년 상품권 판매를 시작한다. 올해 예정 발행액은 사상 최대 금액인 2000억 원어치다. 포항시 측은 6일 "첫 판매 시작인 1월에 긴 줄을 만들면서 한 번에 다 팔려나가면 안 되기 때문에 400억 원어치만 우선 끊어 판매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포항시가 판매를 자신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포항상품권에는 숨은 성공 공식이 있다. 우선 최대 10% 할인이라는 어느 지역에서도 볼 수 없는 높은 할인 판매다. 1만원권·5000원권 두 가지로 발행하는 포항상품권은 상시 5% 할인해 판매한다. 그러다 1월이나 6월·7월·9월·12월 등 포항시가 정한 특별한 때엔 8% 할인, 최대 10% 할인해 판매한다. 1만 원짜리 상품권을 9000원에 구매할 수 있다는 의미다. 오는 13일 새해 첫 상품권 판매 때도 포항시는 8% 할인을 적용해 판매한다. 포항시가 벌써 긴 줄을 예상하는 배경이다.
 
포항사랑상품권은 포항 시중은행에서 판매한다. [뉴스1]

포항사랑상품권은 포항 시중은행에서 판매한다. [뉴스1]

동네 문방구까지 들어있는 많은 가맹점도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 포항의 전체 상점은 2만5000곳 정도. 이 중 1만3000여곳이 포항상품권 가맹점이다. 대형마트나 유명브랜드 편의점 같은 곳을 빼곤 거의 다 상품권 가맹점이라고 보면 된다. 시민 권모(32·여)씨는 "죽도시장에서 건어물을 사고, 동네 문방구에서 연필을 살 때도 포항상품권을 현금처럼 쓸 수 있다. 헬스장도 끊을 수 있다"며 "물건값의 70% 이상만 치르면, 남은 30%에 해당하는 금액만큼은 현금으로 거스름돈을 받을 수 있어 백화점 상품권보다 더 좋은 것 같다고도 한다"고 했다. 개인 1인당 상품권 구매 가능 한도는 연 400만원이다.
 
이런 포항상품권을 두고, 할인 판매로 만든 '완판 상품권'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중화 제주연구원 박사는 "지역 상품권을 할인 판매하는 게 정상적인 건 아니다"며"할인 판매보다 포인트 혜택 같은 것을 앞세워 지역 내에서 빠르게 상품권이 회전하도록 하는 게 맞다"고 했다. 그는 "하지만 포인트 만으론 회전이 제대로 안되다 보니, 할인 판매를 할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장기적으론 할인하는 방식의 상품권 판매는 개선이 필요한 부분 같다"고 말했다.  
 
포항시는 올해 국비 80억원, 시비 80억원 등 모두 184억원을 포항상품권을 관련 예산으로 정했다. 지난해에도 시비 75억원 등 150억원 정도를 상품권 예산으로 썼다. 이 돈으로 상품권을 인쇄하고, 시중 은행에 판매 수수료(0.8%)와 환전 수수료(0.9%)를 지급한다. 시민에게 팔려나간 상품권 할인 금액만큼을 보전한다. 가맹점 업주들은 상품권을 받아 물건을 판매한 뒤 은행에서 현금으로 환전할 때 별도 수수료를 부담하지 않는다. 즉, 할인 상품권이 많이 팔려나가 은행에 되돌아올수록 그만큼 세금이 들어가는 구조인 셈이다. 세금, 할인으로 만든 '포항상품권 대박'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포항사랑상품권. [사진 포항시]

포항사랑상품권. [사진 포항시]

이에 대해 손창호 포항시 상품권 담당은 "세금이 들어가는 할인 판매를 하는 건 맞지만, 지역 경제 활성화, 현금 역외 유출 방지라는 지역 상품권 발행 기능은 100% 충족된 상태다"며 "지난해 안동대 산학협력단이 포항사랑상품권 발행 효과에 대해 분석한 결과, 직·간접적 경제 유발 효과는 1조 5000억원 이상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포항=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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