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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없다던 국제유가 2.2% 급등…정유·해운·항공 도미노 피해 우려

중동발 지정학적 위기가 장기화할 경우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도 적잖은 타격이 예상된다.
 

미·중 갈등 이어 중동발 경제 악재
“호르무즈 봉쇄 땐 재앙” 재계 촉각
한국, 위기 장기화되면 타격 클 듯

글로벌 금융시장은 요동쳤다. 지난 3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233.92포인트(0.81%) 내렸다. 지난해 12월 이후 하루 기준으로 최대 낙폭이다. 유럽·중국·일본 등 주요국 증시도 하락세다. 한국의 코스피 역시 6일 21.39포인트(0.98%) 내리며 충격을 받았다. 달러 대비 원화가치도 3일 이후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에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상품은 수요가 몰리면서 몸값이 뛰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6일 금 현물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2.3% 오른 온스당 1588.13달러에 거래됐다. 2013년 4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도 1.88%에서 1.79%로 하락(채권값 상승)하며 최근 한 달 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박상현·이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시장이 미·중 간 무역갈등 및 경기 불확실성의 늪에서 벗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미·이란 갈등이라는 또 다른 불확실성 리스크의 늪을 맞이했다”며 “당장 전면적인 군사 충돌로 확산하지 않더라도 글로벌 경제와 금융시장에 주기적으로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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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계의 걱정은 유가다. 중동 지역의 긴장은 국제 원유 가격에 직결되는데, 갈등이 심화하면 정유업계뿐 아니라 석유화학·조선해운·항공 등 관련 업계들까지 ‘도미노’로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국제유가는 공습이 있었던 지난 3일 이후 계속 상승하고 있다. 6일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선 3월물 브렌트유는 전 거래일 종가 대비 2.2% 오른 배럴당 70.11달러에 거래됐다. 당초 에너지경제연구원 등 국내 주요 연구기관은 올해 국제유가가 완만한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일단 단기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미국의 이란 원유 수입 제재로 한국은 지난해 5월부터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지 않고 있다. 가장 많은 수입 비중을 차지하는 사우디아라비아 원유는 그대로 생산되고 있고, 국내 정유사들도 그간 수입처 다변화에 주력해 왔다. 특히 미국이 이른바 ‘셰일 혁명’ 이후로 석유 수출을 늘리면서 중동의 영향력이 과거보다 줄었다. 마이클 위드머 BoA 원자재 전략가는 “중동이 기침하면 국제유가가 폭등하며 세계경제가 감기에 걸리던 시대는 막을 내렸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산업계는 긴장 속에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이란이 위협 카드로 꺼낸 ‘호르무즈해협’ 봉쇄나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UAE)·쿠웨이트 등 미국 우호국에 대한 공격 우려 때문이다. 이들이 생산하는 원유는 전 세계 수요의 약 30%에 달하며, 대부분을 호르무즈해협을 통해 보낸다. 한 정유사 관계자는 “호르무즈해협 봉쇄는 전 세계적 재앙”이라며 “단순히 국제유가 등락을 넘어 수급 자체가 좌우되는 파급력이 큰 문제”라고 설명했다. 기획재정부가 이날 긴급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산업통상자원부가 석유·가스 수급 및 가격 동향 점검 회의를 개최한 배경이기도 하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 변동성은 다른 자산 가격의 변동성을 높이는 연쇄 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며 “상대적으로 중동 지역 원유에 의존하는 아시아에 악재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소아·강기헌·배정원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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