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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망신된 의성 17만t 쓰레기산…소송전 휘말려 처리 스톱

지난해 11월 22일 오후 경북 의성군 단밀면 한 폐기물 처리장에서 환경부와 정부, 지자체 관계자들이 폐기물 처리 과정을 살펴보며 현장 점검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11월 22일 오후 경북 의성군 단밀면 한 폐기물 처리장에서 환경부와 정부, 지자체 관계자들이 폐기물 처리 과정을 살펴보며 현장 점검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북 의성군 단밀면 생송2리 50여 가구가 모여 사는 한적한 농촌 마을에 솟아오른 ‘쓰레기산.’ 무려 17만3000여t의 폐기물로 만들어진 쓰레기산은 외신에서도 소개되며 단단히 국제 망신을 시킨 주범이다. 낙동강과 직선거리로 800m 정도 떨어져 있어 하루 빨리 정리해야 할 쓰레기산이 법정 공방에 휘말리며 처리에 제동이 걸렸다.
 

의성군 “행정대집행 불가피하다”
폐기물보관업체 “직접 처리할 것”
행정대집행 반발 취소소송 제기
폐기물 분류 설비 반입도 막아

5일 의성군에 따르면 지난해 6월 한국환경산업개발 재활용 사업장에 쌓인 폐기물 2만6000t 처리를 시작한 데 이어 올해도 나머지 폐기물을 모두 치우는 2차 행정대집행이 시행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한국환경산업개발 측이 의성군의 행정대집행에 반발해 대구지법에 대집행 취소 소송과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 가압류 이의신청 등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폐기물 분류 설비의 추가 반입도 막아서고 있다. 업체가 직접 폐기물을 처리하겠다고 했는데 의성군이 수용하지 않는다는 이유다. 설비를 들이지 못해 쓰레기 처리를 못하자 행정대집행을 맡은 업체는 한국환경산업개발을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한국환경산업개발 측은 “부득이한 이유로 국가가 대신 철거 등을 집행하는 법이 행정대집행법인데, 업체가 직접 폐기물을 처리하겠다고 한 상황에서 의성군이 행정대집행을 밀어붙이는 것은 부당하다”고 설명했다.
 
반면 의성군은 지금까지 수년에 걸쳐 ‘쓰레기산’을 처리하라고 여러 차례 통보를 했는데도 업체가 이를 미뤄왔기 때문에 더는 믿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의성군 관계자는 “본인들이 쓰레기산을 처리하겠다고 하는데 재활용업이 취소된 상황이라 최소 2년이 경과된 후에 재활용업 재허가를 받을 수 있다”며 “행정대집행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쓰레기산을 만든 처리업자에 대한 재판도 진행 중이다. 대구지검 의성지청은 지난 7월 18일 8개월여간의 수사 끝에 폐기물처리업자 부부를 폐기물관리법위반 등으로 구속기소했었다.
 
검찰 수사 결과 폐기물처리업체를 운영하는 A씨(65)와 B씨(52·여) 부부는 2017년 8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허용보관량을 훨씬 초과한 폐기물을 무단 방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부부는 t당 약 10만원을 받고 쓰레기를 팔았다. 이렇게 팔린 쓰레기는 수출됐다고 한다.
 
◆필리핀엔 축구장 6개 크기 쓰레기산=외국에 수출된 쓰레기는 의성군과 같은 쓰레기산을 만들기도 한다.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 섬의 한 마을 한복판에는 철제 벽으로 둘러싸인 축구장 6개 크기(4만5000㎡)의 야적장에 끝이 보이지 않는 쓰레기산이 있다.
 
이 정도로 많은 플라스틱 쓰레기가 한국에서 필리핀의 외딴 섬까지 온 사연은 이렇다. 전 세계 폐플라스틱을 사들이던 중국 정부가 2017년 갑자기 수입을 규제하면서 국내 폐기물 처리업자들은 수출길이 막히게 됐다. 폐기물 수출업자인 A씨 등은 이 점을 노리고 필리핀 현지에 폐기물 수입·통관업체를 세운 뒤, 폐기물 중간처리업체들에게 “저렴한 가격에 폐기물을 처리해주겠다”며 접근했다. 그리고는 재활용할 수 없는 생활 쓰레기, 의료폐기물 등을 함께 압축해 2018년 7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필리핀 민다나오 섬으로 보냈다.
 
필리핀 현지에서 한국산 쓰레기로 인한 환경 문제가 불거졌다. 결국 필리핀 항구 컨테이너에 보관돼 있던 1200여t은 지난해 2월 국내로 반송돼 소각 처리됐다. 하지만 나머지 5100t의 쓰레기는 필리핀 민다나오섬에 산을 이뤘다.
 
필리핀 환경 단체인 에코웨이스트연합의 에일린 루체로는 “반송 절차가 오랫동안 지연되면서 개방된 공간에 보관 중인 쓰레기가 주민들의 건강과 지역 환경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며 “한국 정부가 남은 쓰레기를 본국으로 가져가기 위해 즉각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성=김정석 기자
 
필리핀 민다나오 섬=천권필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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