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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직전까지 대놓고 홍보해도 안걸린다···총선 격전지 유튜브

4월 15일. 제21대 국회의원 총선이 100일 앞으로 다가왔다. 유권자의 눈도장을 찍기 위한 '금배지' 후보들의 노력도 가속도가 붙고 있다. 카페트(카카오톡,페이스북,트위터) 중심의 소셜미디어 정치홍보는 옛말이다. '유튜브'가 올해 총선의 최대 격전지다.
  

유튜브 최우선주의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신년사 [유튜브 오른소리 캡처]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신년사 [유튜브 오른소리 캡처]

최근 여의도에선 유튜브가 대세다. 지난해 11월 원성심 제주대 언론홍보학과 박사과정의 '지역 언론연구 2019-유튜브를 통한 정치인의 자기표현' 발표에 따르면, 현직 국회의원 297명 중 81.8%(243명)가 유튜브를 하고 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지난달 30일 2020년 신년사를 당 공식 유튜브 계정 '오른소리'에 발표했다. 더불어민주당도 최근 인재영입 2호 '27세 희망 청년 원종건 씨'를 발표하며 유튜브에 영상을 올렸다. 2005년 MBC 느낌표! 에 청각장애인 어머니와 출연했던 원 씨도 '유튜브 세대'다. 이베이코리아에서 브이로그 형식의 '원간다(원매니저가 간다)'를 만들었다. 
 
  
유튜브 구독자를 15만 이상 확보한 현역의원 [유튜브 캡처]

유튜브 구독자를 15만 이상 확보한 현역의원 [유튜브 캡처]

'금뱃지 채널'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2019년 초 구독자 7만명이던 무소속 이언주 의원의 유튜브 채널은 6일 현재 32만 8000명으로 급증했다. 자유한국당 전희경 의원이 운영하는 '전희경과 자유의 힘'도 구독자가 16만 1000명으로 3배 이상 늘었다.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은 같은 기간 2만 8000명에서 15만 8000명으로 구독자가 5배 증가했다.
  
정치인이 유튜브로 몰리는 건 '거기에 표(票)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닐슨코리아 발표에 따르면 국내 유튜브 순 이용자는 2805만명(안드로이드 앱 기준), 하루 평균 이용시간도 40분이 넘는다. 아이폰 사용자까지 합치면 약 3491만명이 유튜브를 본다. 선거를 앞둔 정치인들에겐 거대한 시장이다. 이에 대해 이준웅 서울대 언론정보학부 교수는 "정치인들은 대중과 직접 소통하면서 정치적 동원을 이뤄내는 걸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TV·포털 뛰어넘은 유튜브?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디지털뉴스 리포트 2019'에 따르면 한국인 10명 중 4명은 1주일에 한 번 이상 유튜브를 통해 뉴스를 접한다. 지난 8월 시사인의 언론매체신뢰도 조사에서도 유튜브는 '가장신뢰 받는 언론매체' 1위 JTBC(15.2%)에 이어 2위(12.4%)를 차지했다. KBS(3위)나 네이버(4위)보다도 높다. 2017년만 해도 같은 조사에서 유튜브의 신뢰도는 0.1%에 불과했다. 2년 사이 유튜브는 포털 사이트와 공영방송을 뛰어넘는 미디어로 급부상했다.
진보, 보수진영에서 가장 많은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알릴레오(좌), 신의한수(우) [유튜브 캡처]

진보, 보수진영에서 가장 많은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알릴레오(좌), 신의한수(우)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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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는 왜 선거법 적용 예외?

정치권의 유튜브 열풍은 유튜브가 '선거법 예외 지대'인 영향도 크다. 방송·신문이 공직선거법의 적용을 받는 것과 달리 유튜브는 선거 직전까지 총선 후보자가 대중에게 자신의 메시지를 호소할 수 있다. 방송법 하위 규칙인 '선거방송심의에 관한 특별규정'에 따라 총선 출마 후보자는 오는 16일부터 방송 출연에 제한을 받는다. 공직선거법이 정한 보도와 토론방송 이외에는 예능을 비롯해 기타 교양 프로그램에 출연할 수 없고 후보자가 등장하는 광고도 방송 송출이 안 된다.
 
하지만 유튜브 등 온라인에서 선거운동은 이 법령과 무관하게 가능하다. 중앙선관위는 "불특정 다수에게 퍼지는 공중파를 이용하지 않기에 온라인을 이용한 선거활동은 언제든 가능하다"고 밝혔다. 유튜브에서는 예능 등 다양한 정치 캠페인이 가능하다는 말이다. 이상우 연세대 정보대학원 교수는 "총선 국면에서 각 정당을 중심으로 지지자를 공고히 하기 위해 입맛에 맞는 '유튜브형' 뉴스가 다수 생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정의당 심상정 대표 등 당대표도 유튜브에서는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구독자들에게 다가서기 위해 노력한다. [유튜브 캡처]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정의당 심상정 대표 등 당대표도 유튜브에서는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구독자들에게 다가서기 위해 노력한다. [유튜브 캡처]

실제로 정당들은 유튜브 여론을 의식한 콘텐트를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엄근진'(엄격, 근엄, 진지) 캐릭터로 알려진 정당 대표가 유튜브에선 색소폰을 불거나(황교안), 게임 스타크래프트 선수출신을 총선기획단에 합류(더불어민주당 황희두)시켰다. 정의당은 심상정 대표를 앞세운 '심금라이브'를 선보였고, 여행 콘텐트를 비롯한 정치예능 콘텐트도 시작할 예정이다. 정치판의 유튜브 인재 모시기도 한창이다. 국회의원실 채용 공고란도 보면 'SNS를 비롯한 온라인 홍보 전문가를 우대한다'는 글이 다수다. 프리랜서 PD 서모(32)씨는 "영상 PD들에게 함께 일하자는 연락을 하는 의원실이 많다"며 "몇 년 전에 비해 최근엔 대우가 크게 좋아졌고, 단순 영상보단 기획력 있는 콘텐트를 만들자는 제안이 많다"고 말했다.
  

유튜브 정치광고 정보, 한국선 비공개

 
유튜브 측은 6일 정치 관련 광고를 하려는 광고주의 타겟팅을 한국에서도 7일부터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구글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특정 집단을 타깃한 정치 광고 금지' 정책에 따른 것이다. 구글검색과 유튜브 등에서 고객정보를 활용한 정치광고를 할 때 나이·성별·지역 같은 기본 정보만 활용할 수 있고 다른 세부 정보는 선택할 수 없도록 하는게 골자다. 예를들면 특정 정당을 검색했거나 특정 기업의 제품광고를 본 사람들에게 정당 광고를 노출하는 식의 '마이크로 타게팅'(micro targeting)을 막은 것이다. 
 
이번 조치는 이번 총선에서는 직접적 영향이 없다. 선관위가 선거 후보자의 정치 광고를 유튜브에서도 제한하고 있어서다. 공직선거법(87조, 93조)상 선거운동기간 중에 하는 인터넷 광고는 인터넷 언론사의 홈페이지에만 허용한다. 평시엔 정당 활동으로 보고 유튜브나 SNS에 정치 광고를 집행할 수 있다. 
 
 하지만 유튜브의 정치 광고 제한 정책은 장기적으로 유튜브 정치 지형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정치인들이 기존 자신의 채널 구독자 외에 중도 유보층이나 정치 성향이 다른 유튜브 이용자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기 어려워진다는 의미라서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미국에서는 유튜브 등을 통한 정치광고의 파급력과 시장 규모가 이미 어머어마하게 커졌다"며 "향후 국내에서도 대선 국면에 접어들면 선관위 가이드라인을 교모하게 피하면서 직간접적인 정치 광고가 집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유튜브를 담당하는 구글코리아 관계자는 "향후 정치콘텐트의 경우 정밀하게 광고 대상을 타게팅하는 광고는 제한된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유튜브는 영상 크리에이터를 대상으로 소비자에 타겟팅된 광고를 집행해준다. [유튜브 캡처]

유튜브는 영상 크리에이터를 대상으로 소비자에 타겟팅된 광고를 집행해준다. [유튜브 캡처]

 
이 같은 광고 제한은 구글과 유튜브의 영향력을 제한하려는 글로벌 여론에 따른 조치다. 특히 미국은 2016년 대선 이후 소셜미디어가 선거에 미치는 영향을 제한하려는 움직임이 거세졌다. 미 연방선거위원회(FEC)의 엘런 와인트라우브 위원장은 지난해 11월 워싱턴포스트(WP)를 통해 "정치 광고 마이크로타게팅을 중단하면 오늘날 온라인 정치 광고가 가진 최악의 문제들을 상당 부분 해결할 수 있다"며 "정치 광고와 선거 홍보를 공개된 넓은 영역에서 한다면 투명성과 책임성이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구글은 선거 공정성과 정치 광고의 투명성을 지원하기 위해 '정치 광고 투명성 보고서'를 제공하고 있다. [구글 캡처]

구글은 선거 공정성과 정치 광고의 투명성을 지원하기 위해 '정치 광고 투명성 보고서'를 제공하고 있다. [구글 캡처]

다만, 유튜브가 자사의 사회·정치적 영향력을 스스로 제한하는 방식의 한계도 있다. 유튜브를 비롯해 구글·페이스북 등 미국의 플랫폼 기업들은 미국 밖 시장에서는 선별적으로 관련 정보를 공개하기 때문이다. 정보의 투명한 공개를 강조하는 구글은 미국·EU·인도에서는 2018년 5월 이후 '정치 투명성 보고서'를 발행해 구글 플랫폼에 누가 얼마나 정치 광고를 집행했는지를 공개하고 있다. 현재도 구글은 매주 관련 정보를 업데이트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 관련 정보는 없다. 구글코리아 관계자는 한국에 '투명성 보고서'를 적용할 것인지 묻는 질문에 "아직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준웅 서울대 교수는 "유튜브의 경우 다양한 유저 정보를 이용하고 있지만, 해외사업자이다 보니 이를 어떻게 사업에 활용하는지 투명하게 알 수 없다"며 "이번 조치도 세부적으로 어떤 광고 제한이 적용되고, 어떤 함의를 가질지는 잘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원엽 기자 jung.wonyeob@joongang.co.kr
  
해외에선 정치광고 찬반 논쟁, 한국은...
해외에서는 인터넷 정치 광고를 둘러싼 논쟁이 치열하다. 올해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잭 도시 트위터 최고경영자는 “인터넷 광고가 위력있고 효과적이지만, 수백만 유권자들의 투표를 좌우하는 데 이용된다면 위험하다"고 트위터에서 정치광고 게재 중단을 선언했다.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도 팟캐스트 등에 유통되던 정치 광고를 더이상 받지도, 노출하지도 않겠다고 밝혔다. "정치광고 콘텐트를 책임감 있게 검증할 시스템과 도구를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는 이유였다.   
  
반대 의견도 있다. 페이스북은 정치광고를 '표현의 자유' 영역으로 보고 제한하지 않는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는 "정치인들도 페이스북을 통해 표현의 자유를 누릴 권리를 갖고 있다"며 "언론이 다루지 않는 지역 후보나 정치 신인 등에게는 중요한 목소리가 될 수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국에서도 유튜브 등 SNS의 위력이 커지면서 정치 콘텐트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다. 최근까진 네이버·다음 등의 '실검(실시간 검색어) 조작 논란' 이나 '정치댓글조작'등 포털 중심의 정치 이슈가 쟁점이었지만, 최근 유튜브를 중심으로 가짜뉴스나 허위사실 유포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허위조작정보'가 유튜브에서 많이 유통된다고 보고 지난해 10월 허위조작정보대책특별위원회를 통해 해외 플랫폼 사업자를 감시하는 대책을 내놓기도 했다. '정보통신망법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정을 통해 플랫폼 사업자가 허위정보를 걸러내지 못하면 매출액의 10%를 과징금으로 부과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하지만 학계와 인터넷 업계에서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가능성을 우려한다. 국내 플랫폼만 역차별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해외 플랫폼 사업자에 대해 정부가 취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조치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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