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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EU 독과점 우려… 현대重·대우조선 인수합병 '난항'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전경. [로이터]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전경. [로이터]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M&A)이 세계 곳곳에서 난항을 겪고 있다. EU(유럽연합)는 물론 싱가포르와 일본 등이 “시장 독과점을 우려한다”며 송곳 검증에 나서면서다.
 
지난해 1월 대우조선 인수를 공식 발표한 현대중공업은 세계 경쟁 당국의 ‘기업결합 심사’를 받고 있다. 현대중공업(2018년 기준 시장점유율 13.9%)이나 대우조선해양(7.3%)같이 글로벌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대형 업체의 인수합병은 각국 공정거래 당국의 심사를 거쳐야 한다. 대상국은 총 6곳. 한국을 비롯해 EUㆍ중국ㆍ일본ㆍ싱가포르ㆍ카자흐스탄이다. 이 중 한 곳이라도 인수를 불허하면 매각이 무산되는 ‘올 오어 낫씽(all or nothing) 방식이다. 현재까지 카자흐스탄만 승인 결정을 내렸다.
 
EU가 최근 심사에 ’찬물‘을 끼얹었다.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지난달 17일(현지시각) “1차 일반심사에서 결론을 내지 못해 2차 심층심사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EU는 최근 30년간 접수한 결합 심사 중 93%를 1차 심사에서 승인했다. 대우조선해양 인수 건을 2차 심층 심사로 넘긴 건 그만큼 까다롭게 보겠다는 의미다. EU는 조선ㆍ철도ㆍ해운 같은 대형 산업에서 특정 기업의 독과점을 경계하는 행보를 보여왔다.
 
앞서 지난달 1차 심사를 마친 싱가포르도 마찬가지로 “두 회사의 합병으로 조선소 간 경쟁 체제가 약화할 수 있다”며 2차 심사에 들어갔다. 싱가포르 역시 합병 신청을 받은 뒤 문제가 없을 경우 1개월 내 합병을 허용하는 게 일반적이다. 2차 심사에 들어갔다는 건 독과점과 관련해 지나칠 수 없는 ’문제‘를 발견했다는 의미다.
 
지난해 9월 심사를 신청한 일본도 만만치 않다. 과거 1위였던 자신을 뛰어넘은 한국 조선업계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견지해 온데다, 지난해부터 한국을 상대로 수출규제 조치를 하면서 더 강경해졌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지난해 7월 산업은행의 대우조선 공적 자금 지원을 문제 삼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다. 다만 중국은 우리와 비슷한 형태의 조선업계 ‘빅딜’을 추진 중이라 승인이 다소 수월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글로벌 경쟁 당국의 잇따른 합병 제동은 순조로운 심사를 낙관했던 현대중공업의 기대와 다른 결과다. 가삼현 현대중공업 사장은 지난해 9월 대우조선과 기업결합 완료 시점에 대해 “(2019년) 연말이 목표”라고 답했다. EUㆍ일본에 대해서도 “자료 요청이 많은데 성실하게 자료를 내고 있다”며 “특별히 부정적인 부분은 없다”고 설명했다.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회장은 3일 신년사에서 예정보다 늦어진 합병 일정에 대해 “(2020년)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겠다”고 언급했다.
 
현대중공업은 “자연스러운 수순”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EU나 싱가포르에서 까다롭게 나오는 것은 그동안 업계 1ㆍ2위 대형 합병이 없었기 때문”이라며 “대형 심사라 깊이 있게 들여다보는 것일 뿐 절차를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경쟁 당국이 우려한 독과점 문제에 대해 2단계 심사에서 적절히 소명할 계획이다.
 
현 정부가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빅딜이라는 점에서 가장 ‘우군’으로 꼽히는 공정거래위원회는 공교롭게도 최근 현대중공업의 하도급법 위반 혐의에 대해 과징금 208억원을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했다. 같은 혐의로 2013년 대우조선해양을 검찰 고발한 건(과징금 260억원)을 제외하고는 역대 최대 규모 과징금을 매겼다.
 
문제는 단순한 법 위반만 문제 삼은 게 아니라 조사 과정에서 조직적인 자료 은폐 등 ‘조사 방해’ 혐의에 대해 법인ㆍ임직원을 고발하는 등 사건을 둘러싼 양측의 긴장도가 잔뜩 올라갔다는 점이다. 조선 업계에선 공정위가 인수합병을 불허할 가능성은 작지만 과정은 순탄치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법과 원칙에 따라 기업결합이 독과점에 해당하는지 공정하게 심사하겠다”고 말했다.
 
세종=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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