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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민주당 "유은혜 보내달라" 요청, 文이 직접 잡았다

더불어민주당이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유은혜(고양병·재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의 ‘총선 차출’을 막판까지 청와대에 요청했던 것으로 5일 확인됐다. 유 부총리는 지난 3일 박영선(서울 구로을·4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김현미(고양정·3선) 국토교통부 장관과 함께 국회에서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21대 총선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위해 당대표회의실에 들어서고 있다. [뉴스1]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21대 총선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위해 당대표회의실에 들어서고 있다. [뉴스1]

한 여권 관계자는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유 부총리 본인도 출마 의지가 있었고, 당에서도 김 장관은 어쩔 수 없다고 해도 유 부총리는 출마를 시키고 싶어했다”며 “당 지도부도 이 문제를 놓고 의논을 한 뒤 (청와대에) 유 부총리는 보내달라고 요청을 했었다. 연말까지도 나올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실제 유 부총리는 박·김 장관과 달리 민주당 당헌·당규가 규정한 예비후보 등록 요건인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에 검증을 신청, 지난해 12월 27일 ‘적격’ 판정을 받아 놓은 상태였다. 지난해 연말까지는 출마 의지가 강했다는 얘기다.

 
유 부총리가 여의도 복귀 의사를 접은 데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설득한 것이 주효했다고 한다. 이 관계자는 “당의 요청에 청와대도 고민하다가 ‘지금은 도저히 이 상황에서 교체가 어렵다’고 판단했고, 당도 (고양병에) ‘새로운 사람을 구하자’고 해 정리된 것”이라며 “(설득 과정에서)문 대통령이 직접 유 부총리를 잡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유치원 공공성 강화, 고교 무상교육, 사학 개혁, 입시제도 개편 등 굵직한 현안을 무난하게 추진해 온 유 부총리를 교체하면 현장에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을 것”이라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25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교육관계 장관회의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은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25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교육관계 장관회의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은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연합뉴스]

또 다른 여권 인사도 “청와대 참모진 사이에서도 ‘교육 문제는 유 부총리가 알아서 한다’고 떼어 놓고 생각할 정도로 문 대통령의 신뢰가 두텁다”며 “교육 현안은 디테일이 중요한 것이기 때문에, ‘교육개혁’을 끝까지 책임져 주면 좋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중이 강하게 실린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한 최고위원은 “당 최고위에서 유 부총리의 거취 문제를 공식적으로 논의한 적은 없지만, 이해찬 대표 선에서 직접 요청을 했을 수는 있다”며 “이번에 일종의 ‘희생’을 한 것인만큼 차후에 ‘더 좋은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당 일각에선 2022년 지방선거에서 유 부총리의 경기지사 도전 가능성을 점치기도 한다.

 
◇이수진 판사 전략공천설(說)=유 부총리의 지역구인 고양병에는 이른바 ‘사법농단’을 언론에 최초로 알린 이수진(53) 수원지법 부장판사의 전략공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당은 현역 불출마 지역구에 대해 “경쟁력 있는 유력 후보가 없는 곳”으로 판단, 전략공천을 고려하고 있다. 현재 이 부장판사의 근무지인 사법정책연구원의 소재지도 고양병 지역인 일산동구다. 이 부장판사는 지난 2일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기회가 된다면 올해 총선에서 지역구에 나가 국민의 심판을 받고 싶다”고 밝혔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본인이 고향인 전주 출마는 고사했고, 수도권 공천을 요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수진 수원지법 부장판사. [중앙포토]

이수진 수원지법 부장판사. [중앙포토]

다만, 현직 판사가 곧바로 국회 입성을 노리는 것이 삼권분립 차원에서 적절한지를 두고는 민주당 안에서도 비판적인 견해가 있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직업선택의 자유가 있다고는 하지만, 사법부에 있던 분이 곧바로 정치권에 들어오는 게 맞는지는 의문”이라며 “초선의원 때부터 어렵게 정치를 해 온 사람들 입장에서는, 한 분야에서 주목을 받았던 인물이라고 해서 손쉽게 공천을 받는 것이 달갑지는 않다”라고 말했다. 현직 판사에서 정치권에 입문한 전례로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거론되지만, 추 장관은 1996년 15대 총선 7개월 전부터 새정치국민회의(더불어민주당의 전신)에 입당해 부대변인과 지구당위원장을 지내는 과정을 거쳤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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