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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김OO 책임입니다”…'부장' '차장' 직급 떼는 건설사들

산업 특성상 보수적이고 위계 질서가 강한 건설사가 최근 '부장' '차장' 계급장을 떼고 '매니저' '프로' 등 수평적 호칭을 택하고 있다. [사진 pixabay]

산업 특성상 보수적이고 위계 질서가 강한 건설사가 최근 '부장' '차장' 계급장을 떼고 '매니저' '프로' 등 수평적 호칭을 택하고 있다. [사진 pixabay]

 
청바지에 티셔츠, 운동화를 신은 직원들이 ‘김OO 책임’ ‘이OO 전임’으로 서로를 부른다. 정보기술(IT) 관련 사무실에서나 볼법한 풍경이 펼쳐진 곳은 GS건설이다. 이곳은 올해부터 ‘차장님, 부장님’ 같은 서열 호칭을 없앴다. 기존 5단계(부장-차장-과장-대리-사원)로 나뉘었던 호칭이 부장과 차장은 ‘책임’, 과장 이하는 ‘전임’ 2단계로 단순화됐다. 두 달 전부터는 복장도 자율화했다. 정장 대신 편한 평상복 차림으로 출근하는 직원이 늘고 있다. GS건설 관계자는 “자유롭고 창의적인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한 시도”라고 말했다.  

건설사들 뒤늦게 '호칭 파괴' 하는 까닭
현산은 '매니저', SK건설 '프로'로 통일
틀만 바꾸면 '청바지 꼰대' 조직될 우려

 
 
건설업계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건설업 특성상 보수적이고 위계질서가 강했던 ‘콘크리트 문화’가 깨지고 있다. 경기 부진과 함께 건설산업 침체가 지속하면서 ‘미래 먹거리’에 대한 고심이 많아진 게 가장 큰 이유다.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으려면 유연한 조직 문화로 바꿀 필요가 있다는 게 최근 건설사의 분위기다.  
 
  GS건설은 지난해 11월 복장 자율화를 시작한데 이어 새해부터 부장 이하 5단계로 나뉘었던 직위 호칭을 책임과 전임 2단계로 단순화했다. [GS건설]

GS건설은 지난해 11월 복장 자율화를 시작한데 이어 새해부터 부장 이하 5단계로 나뉘었던 직위 호칭을 책임과 전임 2단계로 단순화했다. [GS건설]

‘부장’ ‘차장’ 계급장 뗀 건설사들    

계급장을 뗀 ‘호칭 변화’가 눈에 띈다. 업계는 지난해부터 ‘매니저’ ‘프로’ 등 수평적 호칭으로 바꾸거나 직급 단계를 확 줄였다. 최근 아시아나항공을 품고 모빌리티 그룹으로 변신 중인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5단계 직급을 3단계(사원-대리ㆍ과장-차장 이상)로 축소한 뒤 모든 팀원의 호칭을 매니저로 통일했다. SK건설 역시 부장 이하 직위 호칭을 ‘프로’로 바꿨다. 직원 모두가 전문가임을 강조했다. 대림산업은 재작년 부장급 이하 7단계로 촘촘했던 직급을 4단계로 줄였다. 이어 지난해에는 임원 직급 체계도 5단계에서 3단계로 축소했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호칭이 바뀌면서 직급이 높은 상사와 얘기하는 게 예전보다 편해졌다”면서 “그 결과 회의나 신규 사업도 효율적으로 진행되는 거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프로’ 호칭을 쓰는 SK건설 관계자 역시 “직위와 연공서열을 따지지 않다 보니 업무에 보다 집중할 수 있어서 만족스럽다”고 전했다.  
 

조직 운영방식도 ‘현장’에 초점

호칭뿐 아니라 조직 운영방식도 바뀌고 있다. 최근 현대사업개발은 글로벌 기업이 주목하는 애자일(agileㆍ기민한) 전략을 도입했다. 애자일은 시장 변화에 빠르고 유연하게 대응하는 전략이다. 현대산업개발은 이를 분양사업에 적용해 성과를 내고 있다. 기획 단계부터 개발, 설계, 견적, 판매 등 각 분야 전문가로 프로젝트팀을 구성했다. 실제 이들이 지난해 3월 대전에 분양한 아이파크 시티는 지방임에도 57대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고객의 니즈를 빠르게 파악해 다양한 상품을 내놓은 게 성공했다. 예컨대 기존 주택형 설계를 따르지 않고 안방(마스터룸)을 2개로 늘리고, 각각 욕실과 드레스룸이 들어간 특화 상품을 내놨다.  
 
 
HDC현대산업개발의 개발팀 직원들이 회의 하는 장면. [HDC현대산업개발]

HDC현대산업개발의 개발팀 직원들이 회의 하는 장면. [HDC현대산업개발]

 

직원 능력에 따른 평가·보상 해줘야

하지만 틀만 바꿔서는 기업 조직문화가 바뀌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이은형 국민대 경영학과 교수는 “근본적인 상명하복식 문화가 바뀌지 않으면 무늬만 젊어진, 자칫 ‘청바지 꼰대’ 조직이 될 수 있다”며 “최고경영자(CEO)가 나서서 변화를 주도하고 직원 능력에 따라 평가와 보상이 뒤따를 수 있는 시스템이 병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호칭 혁신에 나섰다가 원래대로 되돌아간 곳도 있다. 한화건설은 2012년 사원은 ‘씨’, 대리부터 부장까지는 ‘매니저’로 불렀다. 하지만 2015년 ‘차장’ ‘부장’ 등 전통적인 체계로 돌아왔다. 이 회사 관계자는 “안전이 중요한 건설 현장 특성상 서열이 갖는 긴장감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갈수록 커진 데다 직급이 불분명하다 보니 외부 협력사와 의사소통에 문제가 생겨 되돌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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