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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스트] 미국, 2020년 상반기 금리 더 내릴 수도

미중 무역전쟁 등 불안 요소 많아… “한국 기준금리 0%대 가능성”
 

2020 경제 대예측
세계 경제 흔들 주요 변수 - 금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왼쪽)은 제롬 파월 의장을 겨냥해 금리 인하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왼쪽)은 제롬 파월 의장을 겨냥해 금리 인하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국제금융센터는 2020년 세계 경제성장률을 3.0%로 예상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예상한 3.4%보다 낮은 수치다. 국제금융센터는 저성장·저물가·저금리 기조 속에서 세계화의 약화, 정책의 부조화, 저금리 후유증 등이 더욱 선명하게 드러나는 해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성택 국제금융센터 글로벌경제부장은 “2020년 11월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하든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든 무역분쟁 문제가 다시 점화될 것”이라며 “중국도 구조조정을 하면서 경기를 부양해야 하는 상황인 만큼 6%를 밑도는 수준까지 성장률이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신흥국을 중심으로 경기가 개선돼도 미국과 중국의 부진을 상쇄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저금리 대출 증가로 세계 정부·기업·가계 부채는 사상 최대인 250조 달러(약 29경6000조원)로 치솟았다. 이는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3배 수준이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선진국에서는 영업이익으로 대출이자도 못 갚는 ‘좀비기업’ 비율이 비금융 상장기업의 6%까지 치솟으며 수십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세계 각국 부채 불어났지만 경기 둔화 우려 커

이렇다 보니 2020년에도 주요국이 2019년처럼 완화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최대 관심사는 미국의 금리 인하 여부다. 미국 경기는 소비지출을 중심으로 비교적 순항하고 있다. 연준은 미국의 2019년 성장률 전망치를 2.1%에서 2.2%로 0.1%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그러나 2020년 경제성장률은 2019년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유진투자증권은 2020년 미국 경제성장률을 1.8%로 예상했다. 제조업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비제조업도 점차 둔화될 수 있고,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외풍도 무시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연준은 2019년 12월 11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미국의 낮은 실업률과 꾸준히 늘고 있는 소비, 대외 위험도 완화의 이유를 들며 당분간 기준금리를 현 수준(연 1.50~1.75%)으로 유지할 뜻을 밝혔다. 그러나 시장은 연준이 2020년 금리 인하를 재개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협상 등 대외 불확실성 요인이 여전히 남아 있고 경기 둔화 우려도 있는 만큼 2020년에도 시장의 금리 인하 요구는 이어질 것”이라며 “2020년 상반기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ING그룹은 “미중 무역합의가 이뤄지더라도 실질적으로 관세 일부가 철회되지 않으면 제조업 부문이 회복할 가능성이 작아진다”며 “경기 둔화 추세가 이어지면 연준도 추가 완화책을 구사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2020년 중 최소 2회 금리 인하를 예측했다.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물가가 크게 오르지 않고, 임금상승률도 가파르지 않으며 미국 대통령 선거도 앞두고 있어 금리를 내리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영국 시장조사 업체인 캐피털이코노믹스(CE)는 “연준이 최소 2021년 말까지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2019년 7, 10월 두 차례 기준금리를 인하한 한국은행은 2020년에도 금리를 내릴 것으로 보인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019년 마지막 열린 11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연 1.25%면 아직 금리 인하 여력이 있다”며 2020년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을 열어뒀다. 수출과 설비투자 흐름이 개선되긴 하겠지만, 경기 부진과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가능성이 커질 수 있어서다.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상황에서는 금리 인하 등 경기 부양을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 한국은행은 2020년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2.3%로 잠재성장률 수준(2.5~2.6%)을 넘어서진 못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2020년 상반기에 1~2차례 금리를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디플레이션에 대응해 한국은행이 2020년 기준금리를 0%대로 인하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숀 로치 S&P 아시아태평양지역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글로벌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통화완화 효과를 내려면 정책금리를 더 낮춰야 하기 때문에 한은이 2020년 1~2회에 걸쳐 추가적인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며 “기준금리가 0%대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금리 인하 속도 조절론도 제기된다. 기준금리가 연 1.25%로 역대 최저 수준인 데다, 통화정책 효과가 예전만 못해 당분간 기준금리를 동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 연준이 당분간 금리 동결을 시사한 점을 감안하면 통화정책과 관련해 관망세를 유지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중국은 2019년 미국 연준이 세 번째 기준금리를 단행했을 때도 긴축도, 완화도 하지 않는 온건한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는 ‘마이웨이’ 행보를 보였다. 최근 중국 내 돼지고기 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경제 구조개혁 추진, 부채 압박 등으로 통화완화 여력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금리 인하에 신중한 태도를 보인 것이다. 대신 중국 정부는 인프라 건설에 재정을 투입하고, 기업 부담을 줄이기 위해 감세 조치를 실시하는 한편, 민영 중소기업을 타깃으로 맞춤형 대출을 지원하는 등의 방식으로 경기 하방 압력에 대응해왔다.
 
그러나 2019년 11월 이후 완화 방향으로 기울고 있는 모습이다. 중국 인민은행은 2019년 11월 5일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대출금리, 11일에는 7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역RP) 금리를 0.05% 인하했다. MLF 대출 금리를 내린 건 2016년 4월 이후 처음이다. 또 11월 20일에는 중국의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1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 loan prime rate)를 0.05%포인트 내린 연 4.15%로 새로 고시했다. 8월과 9월에 이어 세 번째 내린 것이다. 이런 움직임은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로 중국 경제가 받는 타격이 커서 투자와 감세 등 재정정책만으로 경제 난국 타개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캐피탈이코노믹의 줄리안 에반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경기 후퇴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어, 이번 금리 인하는 경기 회복을 이끌기에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 당국은 앞으로 수개월 안에 더 과감한 통화완화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중일 모두 금리 더 내릴 수도

마이너스 금리정책을 펴고 있는 일본은 2020년에 이보다 더 낮출 가능성이 있다. 일본은행은 2019년 10월 30~31일 열린 금융정책 결정회의에서 대규모 금융완화책 유지를 결정하는 한편 필요하면 금리를 더 내릴 것임을 분명히 했다. 장래 정책 방향을 보여주는 포워드 가이던스(forward guidance, 선행 지침)에서 “현재의 장·단기 금리 수준 또는 그것을 하회하는 수준을 상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0년 실질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0.9%에서 0.7%로 낮췄다.
 
 
김성희 기자 kim.sung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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