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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의 Mr. 밀리터리] 세계 안보는 더 복잡해지는데 한국은 고립무원 처지

2020년 한반도와 국제안보 정세

2020년 세계는 더 복잡하게 요동칠 전망이다. 동시에 한반도에도 큰 어려움이 닥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무역분쟁으로 불이 붙은 미국과 중국의 경쟁은 서막이다. 이슬람국가(ISIS) 격퇴로 안정되는 듯했던 중동은 종파와 민족 간 이전투구와 합종연횡 모양새다.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로 국제적 지도력을 잃고 있다. 그의 아시아 중시전략은 중동의 복잡한 양상에 뒷다리가 잡히고 있다. 북·미 비핵화 협상은 한계점에 왔다. 대북제재로 어려워진 북한 경제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불만이다. 그는 ‘정면돌파전’을 선언했지만, 후폭풍 부담에 행동만은 자제하고 있다. 국립외교원과 한국국방연구원(KIDA) 등의 분석을 종합해 올해 국제안보정세를 전망한다.
  

미국 우선주의 국제 리더십 잃고
미·중 패권경쟁, 안보혼란 불러
불만의 북, ICBM 발사 시간문제
한반도 위기 와도 미국 과신 금물

그래픽=최종윤 yanjj@joongang.co.kr

그래픽=최종윤 yanjj@joongang.co.kr

1990년대 탈냉전 이후 구축된 국제질서는 최근 급격히 헝클어지고 있다. 올해 더 가속화될 조짐이다. 한반도 안보와 북핵 해결에도 직접 영향을 준다. 이런 추세는 세계의 리더였던 미국이 역정을 내면서 촉발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처음부터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우방과 비우방을 가리지 않고 헐뜯었다. 그는 “미국이 전 세계를 돕느라 많은 돈을 쓰고 있다” “우리의 동맹이 적들보다 우리를 훨씬 더 많이 이용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동맹국에 방위비분담금 인상을 요구하고, 조약 파기도 서슴지 않는다.
 
미국의 리더십 거부와 함께 유럽도 군사력 축소로 안보 영향력이 크게 줄었다. 반대로 2차 세계대전 이후 탄생한 거대한 신흥국 중국은 2049년엔 미국에 필적하는 초일류 군대를 만들겠단다. 그런가 하면 미국의 동맹인 터키가 딴 목소리를 내며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소련 해체 이후 부흥을 노리는 러시아는 동아시아를 호시탐탐 보고 있다. 미국이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발을 빼려 하자 그 빈공간을 러시아와 터키, 이란 등이 메울 태세다. 민족주의와 종교를 내세운 후티반군과 헤즈볼라, ISIS 등에 의한 테러와 전쟁도 확대일로다.
 
국제 갈등의 중심은 미국과 중국이다. 미·중의 전략적 경쟁으로 불확실성은 커지고 있다. 미국은 국제사회에서 그동안 유지해온 압도적인 지위에 도전하는 중국을 저지하는데 최우선 목표를 두고 있다. 양국의 경쟁은 군사에서 경제·가치·체제 등으로 확산 중이다. 미·중이 오는 15일 1단계 무역합의를 앞두고 문안 최종 검토에 들어갔지만, 2단계 합의는 쉽지 않다. 1단계 합의는 무역분쟁의 관세를 일부 완화·철회하는 수준이다. 그러나 2단계는 미국이 제기해온 중국의 기술 이전 강요, 지적재산권 침해, 중국 정부의 기업 보조금 지급 중단, 금융 개방 등이 포함된다. 합의가 거의 불가능하다고 한다. 고래 싸움에 한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는 어느 편에 설지 고민이다.
 
중국의 군사 영향력 확장에 대한 미국의 견제는 본격화된다. 미국은 2017년 ‘국가안보전략서’에서 중국을 현재 세계질서를 타파하려는 수정주의로 규정했다. 무역과 경제 차원에서의 미국 대응은 무역합의다. 안보적 대처는 지난해 발간한 ‘인도·태평양전략서’다. 이 전략에 따라 미국은 남중국해에서 다국적 자유항행작전(FONOP)을 올해도 지속한다. 이 작전은 공해는 누구든 자유롭게 통항할 수 있는 바다여서 중국이 일방적으로 통제해선 안 된다는 차원에서의 시위다.
 
그래픽=최종윤 yanjj@joongang.co.kr

그래픽=최종윤 yanjj@joongang.co.kr

미국의 군사력 시위는 중국의 남·동 중국해 장악 의도가 원인이다. 중국은 남중국해의 서사군도와 남사군도에 11개의 군사기지를 건설해 주변국을 압박하고 있다. 그런데도 중국은 남중국해가 지역 내 국가들과 협조되고 있다며 아전인수식으로 해석하고 있다. 중국은 우리 해상물동량이 오가는 동중국해를 조만간 통제하는 것도 목표다. 이에 미국은 일본·호주·인도와 4자협력(Quad)으로 대응하고 있다. 한·미동맹을 근거로 한국의 참여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은 중국 눈치에 구체적인 행동은 하지 않고 있다.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 유일체제는 역사 흐름에 역행이다. 홍콩에서 반인권적인 상황이 발생하고 있고, 대만 통일에도 집착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이런 중국 태도에 반대하며 대만과 홍콩을 지원하고 있다. 미 정부는 지난해 7월 대만에 에이브람스 전차와 대전차무기 등 20억 달러어치 무기 판매를 결정했고, 미 의회도 지난해 11월 홍콩인권법을 통과시켰다. 중국은 내정 간섭이라며 반발했다. 미국이 중거리 핵전력(INF)조약 탈퇴 이후 중국 견제용으로 한·일과 호주·필리핀 등에 중거리 핵미사일 배치를 추진 중이다. 이는 미·중 갈등의 폭발지점인데 올해 가시화될 소지가 있다.
 
세계의 경제와 정치권력이 아시아로 전환되고 있다. 중국은 미국과 핵·우주·사이버·미사일 방어 등에서 군비경쟁을 벌이면서 러시아와 군사관계를 긴밀히 하고 있다. 양국은 지난해 해상군사훈련·한반도 일대에서 연합공중정찰훈련·핵전쟁 대비훈련(중부-2019 전략지휘연습) 등을 실시했다. 지난 12월에는 중-러-이란이 인도양에서 연합해상훈련도 가졌다. 반미연대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패권·확장·세력 추구를 하지 않겠다는 중국의 신시대 국방정책(2019.7)과는 다른 행태다. 나아가 중국은 북한 비핵화에 협조하면서도 북·중 밀무역 허용, 북한 관광 확대, 대북 식량 80만t지원 등으로 비핵화에 반하는 행동을 하고 있다.
 
일본은 매우 영악하다. 일본을 둘러싼 국제정세가 매우 엄중하다는 인식이다. 글로벌화에 역행하는 미국 등의 보호주의경제, 북한 핵·미사일 위협, 중국의 불투명한 군사력 강화와 국제질서 도전 등이 변수다. 아베 총리의 전략은 양다리 걸치기다. 일본은 중국을 견제하면서도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참가, 중국의 일대일로(육상 비단길+바닷길)에 선별적 참여, 중국과 핫라인 개통을 추진 중이다. 러시아와도 정상회담과 국방외교회의를 기대하고 있다.
 
동시에 일본은 미·일동맹이 안보의 축이라는 입장엔 변함이 없다. 양국은 우주·사이버·전자파 등 새로운 영역에서 연합작전도 하기로 했다. 미국 SM-3 중고고도 요격미사일과 F-35 전투기 147대도 도입한다. 그러나 한국과는 최악이다. 일본이 한국을 도우면 되레 북한 핵·미사일이 날아올 수 있다는 걱정에서다. 안보전선도 중국으로 이동해 한국이 덜 중요해졌다. 문 정부의 반일정책은 한·일관계 악화의 촉매가 됐다.
 
올해는 국제사회의 권력 이동과 분쟁, 트럼프 대통령의 마구잡이식 갈등 야기로 더 위험해질 조짐이다. 미국의 전선은 서쪽 끝 중동에서부터 동쪽 끝 한반도까지 확대됐다. 미국 혼자로는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다. 미국의 아시아 중시정책은 이란과 이라크발 악재로 발목이 잡혔다. 트럼프의 호언장담은 북한과 이란에 더는 통하지 않는다. 김정은 위원장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와 핵실험 재개는 시간문제다. 하지만 대선을 앞둔 트럼프는 무리한 외교정책은 추진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북한 비핵화도 거의 희망이 없다. 미국에 대한 과도한 신뢰는 금물이다. 조만간 터질 북핵 사태는 우리 몫이다. 따라서 정부와 군 당국은 올해 한반도에 불어올 안보위기에 철저한 전략을 세울 때다. 북핵이 해결되리라는 과대망상적 희망은 과감히 버리고 현실을 똑바로 보기 바란다.
 
김민석 군사안보연구소 선임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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