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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장원 기자 사진
안장원 중앙일보 부동산팀장

2008년 닮은 새해 부동산 "바람을 보고 여우를 닮아야"

[안장원의 부동산 노트] 
서울 잠실 일대 아파트. 연말 정부의 초강도 규제 등으로 새해 주택시장 불확실성이 짙다.

서울 잠실 일대 아파트. 연말 정부의 초강도 규제 등으로 새해 주택시장 불확실성이 짙다.

 “차라리 쥐에게 물어봐라.”
 
『슈퍼 예측, 그들은 어떻게 미래를 보았는가』를 쓴 필립 E 테틀록 미국 펜실베니아대 심리학정치학 교수에게 내년 집값이 어떨지 물으면 이렇게 답할까. 집값이 각각 '오른다'와 '내린다'는 글이 쓰여 있는 치즈를 놔두고 쥐가 어느 것을 먹는지 보는 것이다. 그는 이 책에서 전문가들의 예측력이 원숭이보다 못하다고 꼬집었다. 원숭이가 다트를 던져 나오는 예측 성적과 별로 다르지 않아서다. 
 
새해 집값 전망도 마찬가지다. 지나고 보면 예측과 전혀 달랐던 적이 많다. 주택시장 연구기관들은 대체로 올해 집값을 보수적으로 봤다. 지난해 9·13대책보다 강도가 훨씬 센 12·16대책이 나올 만큼 시장이 달아오를지 예상하지 못했다.  
 
2000년대 들어 서울 아파트값이 24% 뛰며 집값이 가장 많이 올랐던 2006년. 하지만 2005년 말의 전망은 ‘마이너스’였다.
 
2020년은 십이지간의 첫번째 동물인 쥐가 60년 만에 새 10년의 첫해를 여는 해다. 과거를 돌이켜보면 노무현 정부 말기였고 같은 쥐띠해였던 2008년 직전과 닮았다는 느낌이 든다. 2007년을 지나면서 현 정부도 완성한 종합부동산세·양도세 중과·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등의 시행이 마무리됐다. 그때와 마찬가지로 새해 총선이 실시된다. 경제 먹구름이 짙다.

 
주택시장 내부 사정도 비슷하다.
 
하반기에 금융위기가 닥친 2008년 서울 집값은 연간 ‘플러스’였다. 강남권(강남·서초·송파구)이 ‘마이너스’였지만 강북이 상승세를 주도했다. 2007년 집값 선두주자의 바통이 강남에서 강북으로 넘어갔다.
 
정부는 12·16대책에서 9억원 이상 고가주택을 겨누며 15억원 초과 주택을 십자선 위에 뒀다. 이는 강남권의 발목을 묶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9억원 이상이 강남권에 몰려 있기 때문이다. 강남권에선 9억원 이상이 전체의 80~90%를 차지한다. 15억원 초과도 50~70%다.
 
전쟁으로 치면 선봉 부대에 타격을 입히는 셈이다. 정부는 최근 집값 급등세를 고가주택이 주도한 것으로 봤다. 국민은행의 ‘선도아파트 50지수’에서도 고가주택이 집값 상승세를 이끈 것으로 확인된다. 이는 전국 시가총액 상위 50개 단지를 대상으로 한다. 대부분 강남권과 목동에 있고 거의 3.3㎡당 3000만원이 넘는다. 지난 7월부터 12월까지 상승률이 15.3%였다. 같은 기간 서울 전체 아파트(3.5%)의 4배를 초과했다.   
영화 '관상'의 한 장면. 파도가 보이지만 바람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영화 '관상'의 한 장면. 파도가 보이지만 바람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앞서 정부는 고가주택을 압박해 집값 기세를 꺾은 맛을 봤다. 다주택자를 광범위하게 겨눈 2017년 8·2대책으로 집값 상승세가 눈에 띄게 꺾이지 않았지만 지난해 9·13대책 이후 올해 들어 1~6월 6개월간 서울 아파트값이 마이너스 행진을 했다(국민은행). 지난해 9·13대책의 핵심이 종부세율 인상이었다. 
 
대출 규제에서 벗어난 9억원 이하가 풍선효과를 볼 수 있다. 강북지역이다.  

 
2008년과 올해 총선 효과는 엇갈릴 것 같다. 2008년엔 뉴타운 개발 호재로 강북 집값이 들썩인 계기가 됐다. 올해 총선은 시장을 달구기보다 더 옥죌 가능성이 크다. 정부가 틈나는 대로 말을 꺼내는 ‘추가대책’이 나올 수 있어서다.  
 
그래서 새해 주택시장을 좌우할 최대 변수로 떠오르는 게 정부다. 이에 맞설 대항마가 유동성(돈)이다. 유동성은 공급 부족이라는 불안 심리를 타고 움직이며 시장의 변동성을 키운다.
 
정부는 주택시장으로 몰리는 유동성을 틀어막으려 하지만 쉽지 않다. 유동성이 흔히 물에 비유되는데 물은 끊을 수 없다. 물은 관리의 대상이다(治水)
 
새해 주택시장에서 기억해 둘만 한 영화 대사와 쥐 이외 다른 동물을 소개한다. 2013년 개봉한 연화 ‘관상’에 나온 주인공 관상가(송강호 분)가 말했다. 파도만 보지 말고 파도를 일으키는 바람을 보라고.  
 
『슈퍼 예측』 저자는 예측가를 고슴도치형과 여우형으로 나눴다. 고슴도치형은 자기주장이 강한 자신형이고 여우형은 이것저것 따지는 고민형이다. 저자는 여우형의 예측 정확도가 높게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한 가지 생각에 꽂히면 더 굳어지는 고슴도치형의 확증편향이 예측에 방해가 되는 셈이다. 안장원 기자 ahnj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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