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착한뉴스] 군고구마로 2억 기부···19년째 사랑 나누는 5인조

군고구마 통 앞에서 조수현씨가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 독자]

군고구마 통 앞에서 조수현씨가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 독자]

"구시한 군고구마 하나 잡수코, 사랑도 전하이소~." 지난 27일 저녁 40~60대로 이뤄진 이른바 5인조 울산 '고구마 아재들'의 목소리가 울산 북구 연암동에 울려 퍼졌다. 아재들은 연신 이렇게 소리를 치면서도, 한편으론 은색 군고구마 통에 장작으로 불을 지펴 고구마를 구워냈다. 고구마통 옆에는 ‘19년째 군고구마 기적의 사랑’이라고 쓰인 현수막이 내걸려 있었다. 고구마 아재들의 군고구마 값은 개당 2000원. 아재들은 "개당 2000원인데, '나도 보태겠다'며 군고구마 서너 개에 3만원을 내고 돌아서는 손님, 만원짜리 한장을 내고 군고구마 한 개를 입에 물고 그냥 뛰어가 버리는 손님도 많다"고 했다. 
 

19년간 군고구마 거리서 겨울철 판매
2억5500여만원 수익올려 전액기부해

이웃사랑 회원들이 군고구마를 굽고 있다. [사진 독자]

이웃사랑 회원들이 군고구마를 굽고 있다. [사진 독자]

고구마 아재들은 모두 직업이 있는 평범한 가장들로, ‘이웃사랑’ 모임 회원이다. 올해로 꼭 19년째 겨울철만 5일씩 두 번에 나눠 10일간 거리에서 군고구마를 판다. 기부금을 만들어 이웃을 돕기 위해서다. 올해는 이달 23일부터 27일까지 5일간 1차로 군고구마를 팔았고, 새해 1월 6일부터 5일간 또 군고구마를 거리에서 구워 판다. 
 
지난 2012년 겨울 군고구마 이웃사랑에 참여한 이웃사랑 모임 회원들의 모습. 군고구마를 들고 모두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 조수현씨 제공]

지난 2012년 겨울 군고구마 이웃사랑에 참여한 이웃사랑 모임 회원들의 모습. 군고구마를 들고 모두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 조수현씨 제공]

이웃사랑 모임은 2001년 처음 군고구마를 굽기 시작해 지난해까지 19년간 2억5500만 원어치의 고구마를 팔아 전액 기부했다. 한해 1000만~1500만원을 꾸준히 벌어 이웃사랑을 실천했다. 지역자활센터·사회복지공동모금회·개인 등에 기탁했다. 매년 겨울 직장 근무를 끝낸 오후부터 다음날 새벽 2시까지 밤잠을 설쳐가며 회원들이 직접 고구마를 구워 팔아 번 돈이다. 
 
이웃사랑 모임, 즉 고구마 모임을 처음 만든 이는 5인조의 '반장'격인 신화엘리베이터 대표인 조수현(52)씨다. 조씨는 2001년 이웃 두 명과 함께 이 모임을 처음 만들어 울산 천곡동 대동아파트 앞에서 군고구마 팔기에 나섰다. 같은 동네에 사는 소아암 환자에게 치료비를 마련해주기 위해서였다. 
 
대학 때 군고구마 아르바이트를 한 경험이 요긴했다. 장사 밑천은 당시 회원 3명이 각 12만원씩을 갹출한 돈. 모임을 만든 첫해에 군고구마 380만원 어치를 팔아 소아암 어린이에게 치료비로 전달했다. 이후 회원들이 하나둘 들어오기도 하고, 나가기도 하면서 현재의 5인조가 만들어진 것이다. 현재 5인조는 조씨와 유수종(57·목사)·이원천(48·회사원)·박재도(60·회사원)·권기행(48·회사원)씨로 이뤄져 있다. 
 
군고구마 통 앞에서 조수현씨가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 독자]

군고구마 통 앞에서 조수현씨가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 독자]

고구마 아재들의 판매 장소는 매년 겨울 조금씩 바뀐다. 도움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이웃이 사는 동네에서 장사한다. 동네 주민들, 주민 단체, 지자체, 같은 동네에 위치한 기업이 이웃의 사정을 알고, 도와주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소문이 났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도움을 줄 이웃은 평소 회원들이 직접 발로 뛰며 찾는다. “오래 하다 보니 우리한테 고구마를 사주는 게 이웃 돕는 일이라는 소문이 퍼져 동전이 든 저금통을 들고 오는 아이들도 여럿 있었고요.” 조씨의 설명이다. 올해는 1000만원을 모아, '횡문근육종'을 앓는 18살 남자아이의 수술비로 기부할 계획이다. 
 
장작을 넣어 불길이 환하게 붙은 울산 아재들이 군고구마통. [사진 독자]

장작을 넣어 불길이 환하게 붙은 울산 아재들이 군고구마통. [사진 독자]

고구마 아재들을 보고, 군고구마 사랑 나누기가 퍼져나가고 있다. 4년 전부터 하나둘 모임이 군고구마 판매 모임이 생겨 울산에만 7곳이 더 생겼다. 전국적으로도 14개의 모임에서 아재들의 고구마 이웃사랑을 벤치마킹해갔다고 한다.  
 
대구=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