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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숙·이석기는 특사 제외...법무부 "사면권자 고유권한"

김오수 법무부장관 직무대행이 30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2020년 신년 특별사면 대상자를 발표 후 브리핑룸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김오수 법무부장관 직무대행이 30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2020년 신년 특별사면 대상자를 발표 후 브리핑룸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친노 핵심이었던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 대표적인 진보 교육감이었던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 '민중 총궐기' 시위를 주도했던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 등 5174명이 특별사면·복권된다. 사면·복권 명단에 이름을 올린 정치인들은 피선거권 회복으로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 등은 이번 사면 대상에서 빠졌다. 
 

장관 청문회날 차관이 발표,법조계 "이례적, 청문회 분산용?"

특별사면 대상자 5174명…행정제재 감면 171만명

 
 법무부는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오는 31일자로 ‘2020년 신년 특별사면’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특사 대상자는 일반 형사범, 양심적 병역거부 사범, 특별배려 수형자, 선거사범 등 5174명이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세번째 특사다. 
 
 법무부는 운전면허 취소·정지·벌점, 생계형 어업인의 어업 면허 취소·정지 등 행정 제재 대상자 총 171만2422명에 대한 특별감면 조치도 함께 시행했다.
 
 김오수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은 "우리 사회의 대립과 갈등을 극복하고 소통과 화합의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2010년 이후 첫 대규모 선거사범 사면을 실시한다"며 "여야 정치적 입장에 따른 차등 없이 엄격하고 일관된 기준에 따라 사면함으로써 사면을 통한 사회 통합뿐만 아니라 법질서 확립과의 조화를 도모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여권서는 이광재·곽노현·한상균, 야권에선 신지호·공성진 복권

왼쪽부터 특별사면 받은 이광재 전 강원지사와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 [연합뉴스]

왼쪽부터 특별사면 받은 이광재 전 강원지사와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 [연합뉴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주목받았던 여권 정치인 중에서는 이 전 지사와 곽 전 교육감이 복권됐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었던 이 전 지사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2011년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 추징금 1억여원 유죄 판결이 확정된 바 있다. 곽 전 교육감은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경쟁 후보 매수 혐의로 기소돼 2012년 징역 1년6월, 추징금 2억원 유죄 판결이 확정됐다. 
 
 야권에서는 신지호 전 새누리당 의원, 공성진 전 한나라당 의원이 복권됐다. 신 전 의원은 공직선거법 위반, 공 전 의원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각각 기소돼 유죄 판결이 확정된 바 있다. 
 
 이들은 피선거권 회복으로 다가오는 총선 출마가 가능해졌다. 
 
 한명숙 전 총리와 이석기 전 의원은 이번 사면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에 대해 법무부 고위 관계자는 "사면권자의 고유 권한이고 구체적인 범위나 대상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노동계 인사로는 한상균 전 위원장이 유일하게 복권됐다. 한 전 위원장은 지난 2015년 11월 민중총궐기집회 등에서 불법 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기소돼 2017년 대법원에서 징역 3년형이 확정됐다. 지난해 5월 가석방으로 출소했고, 형기를 모두 마친 상태다. 법무부 관계자는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의 실현을 위한 노력과 화합 차원"이라며 "(이번 조치로) 피선거권과 공무원이 될 수 있는 권리인 공무담임권이 회복됐다"고 설명했다. 
 

 양심적 병역거부 사범 1879명도 사면 

 
 이번 특사·복권 대상자에는 양심적 병영거부사범 1879명(잔형 집행면제자 1명)도 포함됐다. 김 장관 직무대행은 "소수자에 대한 관용과 포용을 규정하고 있는 우리 헌법의 정신과 사법부 판단 등을 종합하여 종교신념에 따른 병역거부 사범을 사면 대상에 포함했다"고 말했다. 
 
 살인·강도·성폭력 범죄 등 강력 범죄자를 제외한 일반 형사범 2980명, 중증환자 등 특별배려 수형자 27명도 이번 특사에 포함됐다. 밀양송전탑 공사 관련 사범 등 사회적 갈등 사건 관련자 18명도 사면된다.
 
 문재인 정부의 특사 조치는 이번이 세 번째다. 가장 먼저 2017년 말 용산참사 점거 농성 시위자 등 6444명을 특별사면·감형했다. 당시 정치인 중 유일하게 정봉주 전 의원을 사면 대상이 포함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올해 3·1절에는 정치인 사면 없이 광우병 촛불시위 관련 사건, 밀양송전탑 공사 관련 사건 연루자 총 4378명을 사면했다. 
 
 한편 사면과 복권은 형기가 남아 있느냐 여부에 따라 구분할 수 있다. 대통령의 권한에 따라 집행되는 특사는 형 집행 기간이 남거나 집행 유예, 선고 유예된 자가 대상이다. 복권은 모든 형기가 끝난 뒤 법률상 제한된 피선거권과 공무담임권 등의 자격을 회복시키는 조치다. 
 

 장관 인사청문회날, 차관이 특별사면 발표…"이례적"

 
 법무부는 29일 오후 7시께 출입기자단에 다음 날 신년 특별사면 발표를 하겠다고 갑자기 공지했다. 이날 추미애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예정돼 있어 법조계와 정부 내에서도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이날은 또 국회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본회의 표결이 예정돼 있었다.
 
 고검장 출신 한 변호사는 "11월 초부터 준비했던 특사를 성탄절과 같은 기념일도 아니고 굳이 장관 후보자 청문회 날에 맞춰 발표한 점은 자연스럽지 않다"며 "청와대와 법무부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인사청문회에서 홍역을 치른 경험이 있어 국민의 시선을 분산시키기 위한 것 아니겠냐"고 꼬집었다.
 
 정부 부처의 한 국장급 인사도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당일에는 새벽부터 부처 전 직원이 초긴장모드인데, 그런 날 중대 발표 일정을 급하게 잡은 것은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법무부 고위 관계자는 "장관 청문회 이전에 이미 날짜가 잡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법무부는 장관 청문회 날짜가 정해진 한참 뒤인 지난 27일 청와대로부터 특별사면 발표를 준비해달라는 요청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강광우 기자 kang.kwang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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