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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암호화폐’ 소득세 대신 내라…빗썸에 803억 부과

국세청이 지난달 말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에 외국인 고객의 거래와 관련해 소득세 803억원(지방세 포함)을 내라고 통보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빗썸홀딩스의 최대주주인 비덴트(코스닥 상장사)가 지난 27일 증시 마감 뒤 코스닥시장에 관련 내용을 공시하면서다. 정부가 암호화폐 거래에 대해 소득세를 부과한 사실이 공개된 것은 이례적이다. 지난 8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내년 세법 개정안에는 비트코인·이더리움 같은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에 소득세를 부과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국세청, 출금액 기준 22% 원천징수
양도소득 아닌 기타소득 분류
“세법 정비도 안 됐는데” 논란 예상

국세청이 겨눈 것은 암호화폐를 거래한 외국인이다. 외국인이 암호화폐를 사고팔아 돈을 벌었을 때 해당 거래소는 외국인의 소득에 대해 세금을 원천징수할 의무가 있다고 봤다. 하지만 빗썸이 외국인 고객에게 제대로 세금을 걷지 않았다는 게 국세청의 판단이다. 그동안 빗썸이 원천징수하지 않은 세금을 전부 더해 803억원짜리 청구서를 내민 셈이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소득 있는 곳에 과세 있다는 원칙에 따른 과세”라면서도 “빗썸이 일단 세금을 내고 외국인에게 해당 세금을 돌려받으면 되지만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고 말했다.
 
국세청이 부과한 세금의 항목이 ‘기타소득’이란 점이 눈에 띈다. 기타소득은 상금·사례금·복권당첨금 같이 일시적으로 발생한 소득을 가리킨다. 반면 부동산이나 주식을 사고팔아 남긴 차익은 ‘양도소득’으로 분류한다. 암호화폐 거래에서 발생한 소득을 부동산·주식 투자자의 양도소득과는 종류가 다른 것으로 봤다는 얘기다. 기타소득은 종합소득에 속하기 때문에 1년간 얻은 이자·배당·사업·근로·연금소득 등을 모두 합쳐 연 1회 부과한다. 만일 국세청이 암호화폐 소득을 부동산·주식처럼 양도소득에 포함하려면 과세 근거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각 거래소에서 암호화폐 거래 내역을 모두 받아야 한다.
 
안창남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는 “양도소득을 파악하려면 원금이 얼마고 이를 통한 수익이 얼마인지 알아야 하는데 쉽지 않다”며 “국세청이 현실적인 측면을 고려해 암호화폐 거래에서 얻는 소득을 기타소득으로 분류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소득세 부과액 803억원의 근거는 뭘까. 국세청은 외국인이 출금한 금액 전체를 기타소득으로 가정하고 세금을 매겼다. 기타소득을 원천징수할 때 세율은 22%(지방소득세 2% 포함)다. 뒤집어 계산하면 해당 외국인이 빗썸에서 출금한 금액은 4015억원이라고 국세청이 추정한 셈이다.
 
암호화폐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미성년자·외국인의 암호화폐 거래를 위한 계좌 개설을 전면 금지하기 전까지 외국인의 국내 거래소 이용은 물론 차명 거래도 가능했다”며 “투자자가 누구고 원금이 얼마인지 거래소도 파악하기 어려운데 과세 근거가 무엇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암호화폐 세금부과와 관련한 법을 정비하지 않은 상황인 만큼 논란의 불씨는 남아있다. 해외에 사는 외국인의 경우 조세조약에 따라 명시하지 않은 모든 소득에 과세할 수 있다. 하지만 국내법은 소득세에 열거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세법에서 아직 자산으로 인정하지 않은 암호화폐의 거래에 대해 기타소득으로 분류해 과세할 수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비덴트는 코스닥 공시를 통해 “빗썸코리아는 과세와 관련한 법적 대응을 계획하고 있어 최종금액은 추후 변동될 수 있다”고 밝혔다. 빗썸 관계자는 “권리구제 절차가 남은 만큼 충실히 소명하겠다”고 말했다.
 
세종=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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