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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서 난리난 아베 '文 젠틀맨' 발언…"왜 화제냐" 의아한 日

 "문재인 대통령은 말씨와 태도가 매우 부드러운 신사(紳士)입니다. 이제부터 더 자주 만날 수 있는 관계를 만들 수 있다면 (좋다고)생각합니다."
  

화제가 된 아베 총리의 일본TV 인터뷰
한국 관련 4분분량 마지막 15초만 덕담
덕담전엔 "약속 지켜라" 기존 입장 고수
중국 시주석엔 "뭐든 솔직하게 말한다"
정적 이시바도 "도전정신 넘친다"칭찬
"섣부른 기대,실망보다 차분히 대응해야"

문재인 대통령(왼쪽)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4일(현지시간) 중국 쓰촨성 청두 두보초당에서 열린 한중일 협력 20주년 기념 제막식에 입장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왼쪽)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4일(현지시간) 중국 쓰촨성 청두 두보초당에서 열린 한중일 협력 20주년 기념 제막식에 입장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아베 신조(安倍晋三)일본 총리가 지난 27일 일본의 민영방송 'BS테레비도쿄'와의 사전 인터뷰 녹화(29일 오전에 방송)에서 한 말이다.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은 어떤 분입니까’라는 사회자의 질문에 대한 아베 총리의 답변이었다.    
  
그동안 만나기 조차 꺼렸던 문 대통령을 '신사'로 부르며, '더 자주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한 건 이례적이다.    
  
이 발언이 알려지며 28일 하룻동안 한국에선 ‘지난 24일 정상회담 이후 문 대통령과 한국을 대하는 아베 총리의 태도가 크게 달라졌다’는 식의 반응이 나왔다.  
  
그런데 한국과 달리 29일 현재 일본에선 이 발언이 거의 화제가 되지 않고 있다.  
  
일부 신문이 이 발언을 1단짜리 단신 기사속에서 짧게 소개한 게 전부였다.  
 

일본내 지인들은 "도대체 이 발언이 왜 한국에서 화제가 되느냐"고 묻기까지 한다.  
 
27일 녹화 직후 아베 총리의 발언록을 곧바로 구해 읽었다. 전체 분량 중 한국 관련 부분은 4분 정도였다. 
 
먼저 지난 24일 한·일 정상회담을 화제로 3분40초 정도 문답이 오갔다.   
  
아베 총리의 태도는 이전과 달라진 게 거의 없었다.  
 
29일 방송된 아베 총리의 'BS테레비도쿄' 인터뷰 장면. [BS테레비도쿄 화면 캡처]

29일 방송된 아베 총리의 'BS테레비도쿄' 인터뷰 장면. [BS테레비도쿄 화면 캡처]

"기본 약속(청구권협정)이 지켜지지 않으면 국가간 관계는 성립하지 않는다", "문희상안에 대해 코멘트하지 않겠지만, 한국이 국가로서 올바른 판단을 해야 한다","(어려울 수록)민간 교류가 끊겨선 안된다","(정상회담을 또 할지는)실무레벨의 논의가 먼저다"등 그동안 귀에 못이 박힐 정도로 들었던 내용이 대부분이다.
  
인터뷰의 화제는 한·일관계에서 중·일관계로 옮겨갔고, 아베 총리는 시진핑(習近平)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자세하게 설명했다.  
  
그런 뒤 사회자가 "이야기를 잠깐 (한일관계로)되돌리면, 문 대통령은 어떤 분입니까"라고 물었고 아베 총리의 짤막한 덕담이 나온 것이다. 문답을 합쳐 15초 남짓이었다. 
  
사실 "더 자주 만날 수 있는 관계를 만들 수 있으면 좋다"는 아베 총리의 말도 결국은 ‘한국이 빨리 징용문제 해법을 내놓으라’는 취지에서 나온 것이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24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중국 신화망 캡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24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중국 신화망 캡처]

  
무엇보다 이날 아베 총리가 칭찬한 건 문 대통령만이 아니었다.  
  
아베 총리는 중국의 시 주석에 대해 "처음엔 이야기하기 어려운 사람이라고 생각했지만, (이제는)아주 자유롭고 솔직하게 말하는 사이다. 그는 중국을 어떤 나라로 만들고 싶은지, 또 어떤 인생을 걸어왔는지도 솔직히 이야기한다"고 치켜올렸다.  
 
심지어 자민당내 ‘반 아베 세력'의 대표격인 이시바 시게루(石破茂)전 간사장에 대해서도 아베 총리는 "아주 공부를 열심히 하시고, 도전정신이 넘치는 분"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런 전체적인 발언 맥락을 고려한다면 문 대통령에 대한 덕담을 100% '달라진 아베'라는 측면에서만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지난해 9월 자민당 총재 경선에서 3연임에 성공한 아베 신조 총리와 경쟁자였던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이 함께 인사를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지난해 9월 자민당 총재 경선에서 3연임에 성공한 아베 신조 총리와 경쟁자였던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이 함께 인사를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이런 접근은 이제 막 움직이기 시작한 양국 관계 개선 측면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아베 총리가 징용문제 등과 관련해 한국에 강경 발언을 할 경우 한국 국내에선 '언제는 신사라고 칭찬하더니 또 바뀌었다'는 식의 악감정이 더 쉽게 표출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전후 최악’으로 불리는 한·일 관계는 이제 막 관계 개선을 위한 문 앞에 섰다.  
 "지난 정상회담으로 대화의 물꼬는 뚫리긴 했지만 압류된 일본 기업 자산의 현금화 문제, 소위 '문희상 법안'의 향배 등 변수들이 너무 많고 아직 갈 길이 멀다","아베 총리의 기본 태도는 달라지지 않았다"는 분석이 양국 모두에서 지배적이다.  
  
'섣부른 기대감'이나 '근거없는 실망'에 일희일비하기보다,양국 관계가 대화 노선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상황을 관리해 나가는 차분한 접근이 필요한 때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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