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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끝났는데 "점심 먹고가라"···무상급식에 붙잡히는 고3

올해 서울시교육청은 고교 무상급식을 처음 도입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올해 서울시교육청은 고교 무상급식을 처음 도입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끝난 뒤 고3 교실은 오전 수업만 한 뒤 일찍 끝마치는 경우가 흔했다. 대학별 고사 준비를 이유로 얼굴만 비추고 하교하는 학생도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수능 끝난 고3들도 점심시간까지 남아야 하는 학교가 많아졌다. 고교 무상급식이 도입되면서 나타난 풍경이다.
 
서울 송파구 A고교의 고3 담임 정모 교사는 학생들을 학교에 붙잡느라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점심을 먹게 하기 위해서다. 그는“작년까지는 수능을 본 고3은 오전에 일찍 보내곤 했지만, 올해 무상급식이 시행되면서 4교시까지 붙잡고 있다”며 “급식이 나오는데 안 먹고 버릴 수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앞서 서울시교육청은 자체 예산을 투입해 올해 1학기부터 고3 무상급식을 시행했다. 고3 수업일수 190일 중 168일간 무상급식을 제공한다. 학교 재량에 따라 무상급식이 나오는 날을 정하기 때문에 수능 이후 급식이 나오는 곳도 있고 나오지 않는 곳도 있다.
 
수능 성적 발표일인 4일 오전 서울 한 고교에서 수험생들이 수능 성적표를 확인하고 있다. [뉴스1]

수능 성적 발표일인 4일 오전 서울 한 고교에서 수험생들이 수능 성적표를 확인하고 있다. [뉴스1]

이전과 달리 수능 뒤에도 점심시간까지 학교에 남게 된 학생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김모(18)군은“기말고사도 끝나고 진도도 다 나갔는데 할 일이 없어 영화를 두세편씩 보면서 점심시간을 기다렸다”며 “밥 때문에 학교에 남는게 억울하다”고 말했다. 
 
반면 고3 수험생이 주로 이용하는 한 인터넷 커뮤니티 이용자는 “학교에 가서 밥만 먹고 집에 왔다. 이왕 학교에 가는 김에 공짜 밥까지 먹고 오니 좋다”고 말했다.
 
교사들 사이에서는 고3이 학교에 남아있는 시간만 늘었을 뿐 내실은 없다는 불만이 여전하다. 서울 B고교 교사 박모(33)씨는 “점심밥 때문에 아이들을 붙잡고는 있지만 여전히 교실에서 할 일이 별로 없다”면서 “밥 먹기 전까지 학생들이 영화를 보거나 자는 건 여전하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은 무상급식 시행을 통해 고3 교실 운영을 정상화한다는 계획이다. 11월 수능이 끝난 뒤부터 고3 교실이 ‘개점휴업’ 상태가 되는 문제를 해소한다는 것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각 학교에 최대한 수능 이후에도 학생이 식사하도록 지도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며 “조기 귀가를 줄이고 다양한 활동을 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정된 무상급식 지원을 수능 이후에 집행할 경우, 정작 학기 중에는 돈을 내고 급식을 먹어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 현재 고3 학업일수는 190일이지만 무상급식은 168일만 제공되기 때문이다. 늦은 시간까지 수업을 듣는 학기 중에는 무상급식이 이뤄지지 않는 '역설'이 생긴다.
  
이 같은 이유로 많은 학교가 정상 수업이 이뤄지는 시기에 지원을 집중하고 있다. 서울 C고교의 최모(45) 교사는 "수능 이후에 아이들을 붙잡기 위해서 공부하는 학기 중에 급식 지원을 멈추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수능 후 고3 교실 운영을 정상화하기 위해 무상급식 제공을 확대할 계획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가능한 많은 고3 학생에게 정상적인 수업을 제공하기 위해 급식 신청을 권장하고 있다”면서 “올해는 168일까지 무상급식을 제공하고 있는데, 내년부터는 기간을 5일 더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남궁민 기자 namg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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