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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창업이 국부 창출 선도하는 2020년 돼야

박방주 가천대학교 창업지원단장(전자공학과 교수)

박방주 가천대학교 창업지원단장(전자공학과 교수)

올해 장안의 화제를 몰고 온 독일 딜리버리 히어로의 ‘우아한 형제(배달의 민족)’ 인수 소식은 창업계에 희망의 메시지이자 조밀한 창업 생태계 구축에 대한 정부의 숙제를 다시금 환기시키는 계기가 됐다. 스타 창업가의 대박 실현은 초기 창업가들에게 큰 희망과 목표가 새로 생기게 하기에 충분하다. 국가적으로는 이런 낭보가 수시로 들릴 수 있도록 창업-성장-투자 회수라는 선순환 생태계를 하루 빨리 구축해 한다는 자극제가 된 것은 틀림없다.
 
창업의 목표는 첫째도 둘째도 재화를 생산해 내는 것이다. 즉, 돈을 버는 것에 있다. 번 돈을 어떻게 쓰는 가는 그 다음이다. 창업가가 돈을 버는 방법은 세 가지이다. 첫째는 기업을 잘 일궈 지속적으로 이윤을 창출해 자신의 몫을 가져가는 것이고, 둘째는 기업 가치를 높여 팔거나 기업 공개를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창업 시장 진입에 대한 문턱은 거의 없다시피 할 정도로 낮다. 전문가들도 다 알지 못할 정도로 많은 정부의 창업지원 정책은 수많은 예비 창업자들을 창업으로 이끄는 핵심 유인책이 되고 있기도 하다. 중소벤처기업부의 초기창업패키지지원사업, 창업보육센터, 팁스프로그램 등 다양한 창업지원 정책에 기대어 대박의 꿈을 키우는 창업자들을 필자는 날마다 접하고 있다.
 
문제는 ‘우아한 형제’처럼 기업을 넘길 기회가 많지 않고, 그 문이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해 너무 좁다는 것에 있다. 우아한 형제와 같은 사례를 국내에서도 자주 접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기업의 M&A(인수·합병) 환경, 지식재산 보호 정책 등 창업 생태계가 잘 갖춰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창업 생태계의 환경은 열악하기 그지없다. IBK경제연구소가 공개한 미국 기업 스타트업 지놈(Startup Genome)의 글로벌창업생태계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의 창업생태계 가치는 24억 달러, 미국 실리콘밸리 2,640억 달러, 중국 베이징 1,310억 달러로 서울은 공개 순위에도 들지 못하는 20위 권 밖에 있다. 이런 환경은 국내에서 굵직한 M&A가 잘 일어나지 않게 하며, 스타창업자의 탄생을 저해하는 중요 요소로 작용한다. 결국 창업은 비교적 많으나 성공한 기업과 투자자들의 투자금 회수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결과를 낳는다.
 
정부는 혁신창업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 방안을 내놓고 있기도 하다. M&A 제도 정비, 대기업의 중소기업 기술 탈취 방지, 기업공개 시장 활성화, 대규모 벤처펀드 조성, 벤처자본투자 환경 조성 등이 핵심이다. 그러나 아직도 창업 생태계가 잘 갖춰져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졌다고 하기에는 부족한 면이 많다는 지적이다. 제도와 정책만 내놓는다고 시장이 그대로 따라 올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안일한 발상이다. 운용이 잘 되어야 한다. 창업생태계는 잘 짜인 그물망처럼 엮여져 돌아가야 하며, 병목이 없어야 그 역할을 다할 수 있다.
 
그 한 가지 예를  들어보자. 대기업의 기술 탈취 문제만 해도 그렇다. 우리나라에서 M&A가 활성화되지 못하는 기저에는 이 문제가 깔려 있다. 이 문제가 얼마나 심각했으면 중소벤처기업부의 홍종학 초대 장관이 취임 일성으로 이 문제를 거론했을까.
 
다음은 창업계에서 회자되는 이야기 한토막이다. M&A가 대단히 활성화 되어 있는 미국과 그렇지 못한 한국의 대기업이 탐나는 중소기업의 기술이 있다고 가정 했을 때 각각 어떻게 대응하는가 하는 차이를 보자.
 
미국 대기업은 그 중소기업을 사들이지만, 우리나라 대기업은 그 중소기업의 핵심 기술 인력만을 빼오는 방법을 사용한다. 물론 양국의 모든 대기업이 이 방법을 쓰는 것은 아니지만 상당수는 그렇다는 것이다. 미국은 기술을 탈취한 기업이 적발되면 엄청난 액수의 징벌적 손해배상을 물리기 때문에 그런 위험을 감수하느니 차라리 중소기업을 사들이는 편이 낫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적발되어도 평균 5,000만 원 정도만 손해배상하면 끝이다. 이게 창업생태계의 하나의 병목이 되는 것은 물론이다.  
 
성공한 창업은 창업자의 부단한 노력과 그 나라의 창업 생태계가 함께 버무려진 결과물이다. 둘 중 어느 하나라도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하면 스타 창업자도, 성공 창업도 드물어질 수밖에 없다.
 
다사다난했던 2019년도 저물어 간다. 새해에는 창업생태계가 더욱 잘 짜여져 창업이 국부 창출을 선도하는 한 해가 되길 기대해 본다.
 
-박방주 가천대학교 창업지원단장(전자공학과 교수)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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