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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법 막자” 마지막 반격···‘전원위원회’ 칼 빼든 한국당

심재철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심재철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자유한국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에 대항해 마지막 ‘반격 카드’를 꺼내 들었다. 전원위원회(전원위)를 소집해 국회 본회의를 최대한 지연시킨다는 전략이다.
 

“국회 본회의 지연 전략”
실제 효과는 미지수

심재철 한국당 원내대표는 27일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국회법에 근거해 전원위 소집을 요구할 것”이라며 “국회의장이 전원위를 거부하려면 교섭단체 대표의 동의가 있어야 하는데 한국당은 동의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한국당이 전원위를 추진하는 건 공수처법 의안 상정을 앞두고 본회의를 최대한 지연시켜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의원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전원위는 본회의와 겹칠 수 없다. ‘이론상’으로는 전원위를 지연시키면 본회의도 늦출 수 있다는 것이다.
 
전원위는 원래 법안 심사가 상임위원회를 중심으로 이뤄져 의원들이 법안에 대해 잘 모르고 표결한다는 단점을 보완하려 도입된 제도다. 국회 본회의에 앞서 특정 법안을 대상으로 재적의원 4분의 1 이상의 요구로 소집될 수 있다. 한국당은 공수처법을 겨냥한 전원위를 소집할 방침이다. 전원위는 특정 법안에 대해 별도 수정안을 낼 권한이 있지만, 출석 위원 과반이 찬성해야 의결된다. 의결된 수정안은 본회의에 올려 원안에 앞서 표결에 부칠 수 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의원들, 당원들이 18일 국회 앞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과 선거법개정안 규탄대회를 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의원들, 당원들이 18일 국회 앞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과 선거법개정안 규탄대회를 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한국당이 전원위 카드를 빼 든 건 공수처법을 막을 뾰족한 방법이 없어서다. 선거법 개정안의 경우 ‘비례한국당’ 창당처럼 허점을 노린 반격카드가 있었다. 반면 공수처법에 대해서는 필리버스터 외에 대응 방안이 없다는 우려가 당내에서 꾸준히 나왔다. 한국당 핵심관계자는 “공수처법을 저지하기 위해 어떻게든 본회의를 늦추고 시간을 벌 전략이 필요했다”고 전했다. 당 일각에서는 전원위 회의에 공수처와 관련된 관계자들을 ‘출석 요구’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한 한국당 의원은 “검찰 관계자나 외부 전문가를 회의에 출석시키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 법안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하자는 게 전원위의 취지인 만큼 반대할 명분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수처법을 막지 못하더라도 무기력하게 내주는 그림은 안 된다”는 당내 여론이 반영된 측면도 있다. 한 한국당 초선 의원은 “이미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방해)는 ‘임시국회 쪼개기’로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며“적어도 전원위 테이블이 차려진다면 한국당이 아닌 반대쪽에서 논의를 무산시키는 모양새가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주승용 국회부의장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손학규 대표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주승용 국회부의장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손학규 대표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전원위 카드가 먹혀들지는 미지수다. 일단 전원위를 주관하는 위원장을 문희상 국회의장이 지명하게 돼 있다. 국회법은 ‘전원위원장 1명을 두되, 의장이 지명하는 국회부의장으로 한다’고 규정돼 있다. 만약 위원회가 소집되면 문 의장은 한국당 소속 이주영 부의장 대신 바른미래당 소속 주승용 부의장을 위원장으로 지명할 것으로 보인다. 주 부의장의 결정에 따라 언제든 회의가 종료될 수 있다.
 
위원회가 소집되더라도 한국당은 ‘4+1 협의체’(더불어민주당ㆍ바른미래당 당권파ㆍ정의당ㆍ민주평화당 대안신당)에 숫자에서 밀려 중과부적이다. 관련자 출석 요구나 수정안 의결 등이 무위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국회의장이 전원위 소집을 거부한 전례가 있는 것도 한국당으로선 부담이다. 2011년 11월 민주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에 대한 전원위 소집을 요청하자 당시 박희태 국회의장은 소집을 거부했었다.
 
전원위는 1948년 국회법 제정 때 도입돼 1960년 폐지됐다가 2000년 재도입됐다. 이라크 파병동의안 처리와 관련해 파병을 반대하는 의원들의 요구로 2003년, 2004년 두 차례 소집된 사례가 있다. 2004년 당시 열린우리당 의원이던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도 파병동의안에 대한 전원위 소집을 요청한 적 있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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