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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탈리 칼럼] 2020년에도 타조처럼 살 것인가?

자크 아탈리 아탈리에아소시에 대표·플래닛 파이낸스 회장

자크 아탈리 아탈리에아소시에 대표·플래닛 파이낸스 회장

프랑스어에는 ‘타조 행세를 한다’라는 말이 있다. 위험이 닥쳤을 때 현실을 직시하기보다 모래 속에 머리를 묻어버리는 길을 택하는 타조의 모습을 빗댄 표현이다. 17세기 아프리카에 당도한 탐험가들은 타조가 위협을 느꼈을 때 머리를 감추는 반응을 목격했다. 훗날 타조의 그런 행동이 공포심과 직접 관련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학자들이 확인했지만, 표현은 그대로 남았다.
 

올해 인류는 당면한 문제를 외면
내년엔 멀리 보는 독수리가 돼야

지독히도 실망스러웠던 한 해가 저무는 지금, 다가오는 새해의 상황은 지역을 불문하고 훨씬 더 악화할 수도 있음을 우리가 모두 직감하고 있다. 올해 세계는 수년 전부터 끌어안고 있던 문제 중 그 어느 것도 해결하지 못했다. 미국과 중국·인도에서, 브라질에서 코트디부아르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국가가 전력 생산을 위해 더 많은 석탄 연료를 소비했다. 우리는 개인정보 보호, 인공지능(AI) 활용, 유전자 실험 통제 문제 해결에서도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북한과 이란은 핵·미사일 프로젝트를 실행하며 돌이킬 수 없는 단계에 성큼 다가서고 있다.
 
전 세계에서 기후 변화는 부인할 수 없는 현상이 되고 있다. 대출 광풍 또한 더는 숨길 수 없는 상황이다. 사회 불평등 심화는 정부 정책에 불만이 많은 계층이 체감한다. 칠레의 산티아고와 홍콩에 이르기까지 민주주의를 쟁취하기 위한 시위도 벌어진다.
 
과연 2020년은 어떨까? 각국 지도자들은 타조로 머물 것인가 아니면 마침내 더 먼 곳을 내다보는 독수리가 될 것인가? 우리는 문제들이 저절로 해결되기를 기대하며 미루기를 계속할 것인가? 눈부신 기술 발전이면 충분히 다시금 경제 성장을 이룩하고 물 부족을 해결하고 온실가스 배출을 통제하고 불평등 심화를 해결할 수 있으리라는 환상에 계속 빠져있을 것인가?
 
눈앞에 닥친 문제들을 직시하지 않는 지도자들이 어떤 심각한 사안이 발생한다고 해서 모래 속에 파묻은 머리를 꺼내놓을지는 미지수다. 기후 문제는 스코틀랜드에서 개최될 차기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가 구속력 있는 현실적인 결정을 내놓지 않는 이상 악화할 것이다.
 
공공 부채는 어떤 진지한 대책이 나오지 않는 이상 계속해서 급증할 것이다. 은행들은 마이너스 금리로 촉발된 문제들로 인해 골머리를 앓을 것이다. 여러 중앙은행 중 어느 곳도 이 상황을 뒤집을 용기를 내지 못한다면 말이다.
 
북한은 베이징·도쿄·로스앤젤레스·뉴욕을 파괴할 능력을 표출할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당선해 미국의 공동협약 탈퇴 건수가 늘어날 수도 있다. 유럽 국가들이 자구책 마련을 위해 힘을 합칠 결정을 못 하고 있는 사이에 말이다. 프랑스에서는 국가 정책에 유의미한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 이상 국민적 분노가 누적되고, 시위 규모가 커질 수 있다.
 
2020년 말에는 모든 것이 지금보다 더 위험하고 더 불안정한 쪽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다. 되돌리기에는 불가능한 수준에 이를 수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이 모든 갈등은 전 세계가 안고 있는 모순의 폭발을 야기할 것이다. 국정 지도자들이 당장 다음 달부터 자연의 절규, 청년들의 외침, 지식인들의 예견에 귀를 기울이기로 하지 않는 이상, 끊임없는 시위와 계속되는 선거 가운데 각국 시민들이 마침내 용기와 공감과 설득력을 갖춘 지도자들을 선택하지 않는 이상 무엇도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여전히 국정 운영을 맡은 이들에게 기대할 것이 없다는 것을 이해한 기업·도시·비정부기구·대중 매체들이 그들의 역할을 대신 이어가기로 결정하지 않는 한 무엇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 변화를 원한다면 신속하게 움직여야 한다. 남아 있는 시간이 많지 않음을 알아야 한다. 그래야 최악의 상황을 모면한다.
 
자크 아탈리 아탈리에아소시에 대표·플래닛 파이낸스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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