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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민주당 공수처법 배신···윤석열 '뒤통수 맞았다' 격앙"

 윤석열 검찰총장의 모습. [뉴스1]

윤석열 검찰총장의 모습. [뉴스1]

"윤석열은 지금 완전히 뒤통수를 맞았다고 생각한다" 
 
윤석열 검찰총장의 한 주변 인사가 전한 말이다. 윤 총장은 지난 24일 '4 1(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 대안신당)' 여야 협의체가 합의한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법안에 대해 같은 날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대검 간부들에게 밝혔다고 한다. 
 

"檢 손발 묶으려 한다" 

대검이 25일 공수처 법안에 "중대한 독소조항이 있다"며 강력 반발한 것도 윤 총장의 지시하에 이뤄진 일이었다. 그의 주변 인사들은 최근 윤 총장이 "'뒤통수를 맞았다''정치권이 검찰의 손발을 묶으려 한다'는 답답함을 전한다"고 말했다. 
 
총장 지명 당시 검찰 개혁 법안에 대해 "국회의 결정을 존중하겠다"던 윤 총장은 왜 '뒤통수를 맞았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감찰무마 의혹을 받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26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기 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감찰무마 의혹을 받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26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기 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은 왜 변했나  

복수의 검찰 고위 관계자들은 "검찰이 정권을 겨누는 수사를 한 뒤 청와대와 여당이 약속을 어겼기 때문"이라 말했다. 그때와 지금 상황이 변경된 것은 '검찰이 권력을 겨눈다는 사실' 하나뿐이란 것이다. 
 
윤 총장은 총장으로 지명된 지난 6월 이후 "검찰 개혁과 관련해 청와대에 모두 동의를 해줬다"는 입장을 주변에 밝혀왔다.
 

"檢의 권력수사가 檢개혁"

공수처 설치를 포함한 검찰 개혁 법안을 수용하는 대신 "권력에 대해 검찰이 쿨하게 수사하는 것"이 윤석열의 검찰개혁 방식이었다. 
 
윤 총장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도 전임자인 문무일 전 검찰총장과 달리 패스트트랙 법안에 대해 "국회의 결정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취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11월 8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11월 8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국가의 부패대응능력이 유지돼야 한다는 전제가 있었지만, 기자회견을 열고 양복을 흔들며 공개 반발했던 문 전 총장과는 상당히 다른 모습이었다. 
 
복수의 대검 고위 관계자는 그 배경으로 "처음 패스트트랙에 올라왔던 법안은 현재 '4+1'에서 합의된 법안과 많이 달랐다"고 말했다. 
 

靑과 與의 약속이 달라졌다

박상기 당시 법무부 장관이 검경 수사권 조정 보완을 약속하며 윤석열 당시 서울중앙지검장 등 전국 검사장에게 지휘 서신을 보낸 것도 주요했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당시 조국 민정수석과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가 '박 장관의 서신에 나온 내용은 법안에 반영하겠다'는 말까지 했다"며 "이제와서 돌아보니 모두 공수표가 됐다"고 말했다.
 
실제 24일 '4 1'이 합의한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과 공수처 법안은 윤 총장과 대검의 생각과는 상당히 다른 방향으로 변화했다.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 9월 9일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을 마친 뒤 청사를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 9월 9일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을 마친 뒤 청사를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공수처에 추가된 독소조항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의 경우 검찰의 직접수사 대상에 대형참사가 추가되고 경찰이 송치한 범죄와 관련해 검찰의 수사 가능 범죄가 다소 확대됐을 뿐 경찰의 1차 수사종결권(수사지휘권 폐지)을 부여하는 핵심 골격은 그대로 유지됐다. 
 
박 전 장관이 약속했던 피신조서의 증거능력도 4년의 유예기간을 뒀지만 사라지게 됐다. 
 
공수처 법안에는 검경이 고위공직자를 수사할 경우 착수단계부터 해당 내용을 통보해야 하는 '제24조 2항'이 추가됐다. 
 

"피아 구분하는 수사기관 원하나" 

대검 고위 관계자는 "공수처는 소속이 없는 무적(無籍)기관이자 적이 없는 무적(無敵)기관이 돼버렸다"고 말했다. 한 현직 검사장도 "현재 집권 세력은 검찰을 제외한 모든 수사기관이 '피아를 잘 구분하는 기관이 될 것'이라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박주민 최고위원이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박주민 최고위원이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윤 총장은 이 모든 변화가 결국 검찰이 정권을 겨냥한 수사를 했기 때문이라 보고있다. 정권이 검찰을 무력화시키려 한다는 것이다. 
 
대검 간부들은 연내 윤 총장이 해당 법안에 대해 문 전 총장처럼 직접 입장을 밝히거나 기자회견을 여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윤 총장에겐 "절대 사표를 내서는 안된다"는 입장도 전달했다고 한다. 대검 고위 관계자는 "법안 표결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무엇이라도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가 지난 7월 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장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가 지난 7월 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장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직접 입장 밝힐까 고민  

하지만 윤 총장이 직접 나설 경우 반개혁적인 인사로 비춰져 역풍이 불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상당하다. 
 
대검 관계자는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 다만 총장님이 직접 나서든, 나서지 않든 현재 법안에 대한 문제점은 계속 지적할 것"이라 말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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