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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도 당했다…英 축구장 내 사고 중 65%가 인종차별

 
토트넘이 후반 막판 베르통언의 결승골로 울버햄프턴을 2-1로 이겼다. 손흥민이 92분간 활약하며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사진 토트넘 인스타그램]

토트넘이 후반 막판 베르통언의 결승골로 울버햄프턴을 2-1로 이겼다. 손흥민이 92분간 활약하며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사진 토트넘 인스타그램]

그라운드에서 열심히 공을 몰던 축구선수에게 갑자기 관중석에서 바나나 껍질이 날아왔다. 그런데 이 선수, 놀라지도 않고 가볍게 뒷발차기로 바나나 껍질을 관중석으로 되돌려줬다. 
1998년 당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리버풀 소속 아프리카계 선수인 존 반스의 퍼포먼스다. 반스의 이 행동은 인종차별에 저항한 대표적인 장면으로 축구계에서 회자된다.    
 
그로부터 20여년이 흘렀지만, 영국 축구계의 인종차별은 여전하다. 게다가 과거보다 더 극단적으로 변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지난해 영국 축구 인종차별 보도 43% 증가  

 
축구장 내 인종차별을 반대하는 영국 시민단체 킥잇아웃(Kick It Out)의 관계자는 21일 스카이뉴스와 인터뷰에서 "이번 시즌(2019-2020) 들어 인종차별 사례가 심각할 정도로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킥잇아웃에 따르면 영국 축구장 내 사고 중 65%가 인종차별과 관련돼 있다. 실제 지난해 영국 언론의 축구 보도 중 인종차별을 다룬 내용이 2017년 대비 43% 증가했다. 또 애스턴대학 연구팀이 성인 2500명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53%가 '축구 관람 당시 인종차별을 목격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소셜미디어가 축구장 내 인종차별을 부추긴다는 지적도 나온다. 킥잇아웃 관계자는 "인종차별주의자들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억눌린 감정을 폭발시키고 있다"며 "최근 인종차별 행태를 보면 지난 30~40년 동안 벌어진 일보다 훨씬 극단적”이라고 말했다. 
 

바나나 껍질 던지고, 원숭이 소리내기까지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공격수 손흥민(토트넘 홋스퍼)도 인종차별을 종종 겪고 있다. 손흥민은 지난 22일(현지시간) 첼시전에 선발로 나섰을 때도 인종차별 폭격을 맞았다. 원정 응원을 온 첼시 팬 중 한명이 손흥민을 향해 동양인을 비하하는 욕설을 퍼부은 것이다. 이 남성은 결국 다른 첼시 팬들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체포됐다.  
 
손흥민(27·토트넘 홋스퍼)이 23일(한국시간) 오전 열린 첼시와의 경기에서 후반 17분 안토니오 뤼디거와 충돌하며 다이렉트 레드카드를 받았다. 볼 경합 중 뤼디거와 부딪혀 넘어진 손흥민은 다리를 드는 행동을 보였고 손흥민의 발에 맞은 뤼디거는 가슴을 부여잡고 쓰러졌다. [AP=연합뉴스]

손흥민(27·토트넘 홋스퍼)이 23일(한국시간) 오전 열린 첼시와의 경기에서 후반 17분 안토니오 뤼디거와 충돌하며 다이렉트 레드카드를 받았다. 볼 경합 중 뤼디거와 부딪혀 넘어진 손흥민은 다리를 드는 행동을 보였고 손흥민의 발에 맞은 뤼디거는 가슴을 부여잡고 쓰러졌다. [AP=연합뉴스]

 
이날 경기에선 또다른 인종차별 사례도 나왔다. 첼시의 수비수인 안토니오 뤼디거를 향해 관중석 한켠에서 원숭이 소리를 닮은 야유가 나온 것이다. 뤼디거는 독일인 아버지와 시에라리온인 어머니를 둔 혼혈 선수다. 이를 알아챈 주심은 경기를 잠시 중단시키고 인종차별 행위를 경고하는 장내 방송을 세 차례나 내보내야 했다. 한 경기에서 팀을 번갈아가며 인종차별 행위가 이뤄진 셈이다. 
 
결국 경기가 끝나고도 장외에서 인종차별 논란이 끊이질 않자, 이튿날 잉글랜드축구협회(FA)와 영국 총리실은 '인종차별 문제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냈다. 이날 총리실 대변인은 "인종차별은 축구는 물론 어디에서든 발붙일 곳이 없다"며 "용납할 수 없는 행위에 맞설 것"이라고 밝혔다.  
 
FA는 성명을 통해 "인종차별 행위가 발생하면 게임을 중단시키는 게 가장 효과적이지만, 원천적인 차단을 위해선 팬 교육이 우선"이라면서 "관련 당국과 긴밀히 협력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23일(한국시간) 오전 열린 첼시와의 경기에서 관객들로부터 인종차별을 당해 논란이 된 손흥민(왼쪽 두번째)이 후반 17분 첼시 수비수 안토니오 뤼디거(맨 오른쪽)와 충돌하며 퇴장당했다. 이날 경기에서는 뤼디거 또한 관중들로부터 인종차별을 당했다. [BBC방송 트위터 캡처]

23일(한국시간) 오전 열린 첼시와의 경기에서 관객들로부터 인종차별을 당해 논란이 된 손흥민(왼쪽 두번째)이 후반 17분 첼시 수비수 안토니오 뤼디거(맨 오른쪽)와 충돌하며 퇴장당했다. 이날 경기에서는 뤼디거 또한 관중들로부터 인종차별을 당했다. [BBC방송 트위터 캡처]

 
한편, 잉글랜드축구협회는 이날 경기 도중 상대 선수 뤼디거의 가슴을 가격해 퇴장과 함께 3경기 출전 금지 처분을 받은 손흥민의 징계가 과하다며 토트넘이 제기한 항소를 25일 기각했다. 손흥민은 지난달 에버턴전에서도 안드레 고메스에게 백태클을 시도한 뒤 퇴장과 3경기 출전정지 처분을 받았지만, 항소를 통해 퇴장 자체가 철회돼 징계를 받지 않았다. 토트넘은 이번에도 퇴장 명령이 가혹하다며 항소했지만, 이번에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손흥민은 한국시간으로 26일 브라이턴전을 시작으로 노리치시티(29일)와 사우샘프턴전(2020년 1월 2일)까지 내리 그라운드에 나서지 못하게 됐다.
 
신혜연 기자 shin.hye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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