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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으로 읽는 책 (33)

먼 북으로 가는 좁은 길

먼 북으로 가는 좁은 길

기억이 진정한 정의입니다. 대령님.  
 
아니면 새로운 공포의 창조자일 수도 있지. 기억은 정의와 비슷할 뿐이야. 보녹스. 사람들에게 자신이 옳다는 확신을 심어주는 또 하나의 잘못된 생각이니까.
 
리처드 플래너건 『먼 북으로 가는 좁은 길』
 
 
옛 친구를 만났는데, 같은 사건을 전혀 다르게 기억하고 있다. 나에 대한 기억도, 그와 내가 다르다. 100%의 기억이란 없다. 나는 내게 유리한 방향으로 기억을 왜곡한다. 기억하고 싶은 것만 기억한다. 사회적 기억이라 할 역사도 마찬가지다. 어떤 입장에서 누가 어떤 것을 기억하고 기록하느냐에 따라 내용이 달라진다. 집단기억인 역사가 권력투쟁의 장이 되는 이유다. 때로 권력은, 정치적 목적을 위해 역사를 자의적으로 소환하기도 한다. 정권을 바꿔가며 우리가 목도하는 현실이다.
 
오스트레일리아 작가 리처드 플래너건에게 2014년 맨부커상을 안겨준 소설이다. 2차 대전 중 일본군의 태국-미얀마 간 철도건설 현장에서 살아남은 전쟁포로 출신 외과 의사가 주인공이다. 군더더기 없는 서사와 매혹적인 글쓰기로 전쟁소설이라면 고루할 듯한 고정관념을 훌쩍 깬다. 당시 맨부커상 심사위원들도 “사랑도 잃고 전우도 잃은 전장에서 삶을 짓누르는 경험을 떠안고 살아야만 하는 자의 트라우마를 담아낸, 그야말로 최고의 소설” “세계문학의 카논으로 자리매김될 것”이라고 호평했다. 집필에만 12년이 걸렸다.
 
양성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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