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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니아처럼 비례당 출현” 넉달전 경고 있었다

정준표

정준표

비례한국당, 알바니아. 압축적으로 민주화하는 동안 별별 일을 다 겪었다는 한국 정치사에 새로 등장한 개념이고 나라다.
 

정준표 영남대 교수 지적 현실로
“연동형 도입 알바니아서 위성정당
민의 반영 안돼 제도 다시 바꿔
모두 위성정당 내면 하나마나”

비례한국당은 자유한국당이 공언한 상태다. ‘4+1 협의체’(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 당권파·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등 범여(汎與)가 준연동형 비례제(지역구 250석 비례대표 50석, 연동률 50%, 연동형 캡 30석)를 통과시키면 한국당이 만들겠다는 위성정당이다.  
 
준연동형 비례제에선 지역구 당선자가 많이 나오는 제1, 2당은 비례 의석을 확보하기 어려워 비례대표용 정당을 만들겠다는 취지다. 처음엔 “범여 압박용으로 해본 소리”라고 여겨졌으나 이제는 민주당에서도 유사한 주장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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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니아는 반면교사로 거론된다. 경제의 베네수엘라에 해당한다. 선거법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중 논쟁도 벌어졌는데 이런 식이었다.  
 
“연동형, 준연동형 비례제를 도입한 나라는 베네수엘라, 발칸 반도에서 가장 못살고, 화약고 소리를 듣는 알바니아, 또 아프리카 내륙 레소토다.”(권성동 한국당 의원), “알바니아니 뭐니 듣도 보도 못한 나라의 위성 정당 사례를 얘기했다.”(최인호 민주당 의원)
 
이런 사례들이 넉 달 전 논문으로 다뤄졌다. 정준표 영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8월 한국정당학회에서 발표한 ‘50%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작동원리와 문제점’이다. 정당이 위성정당을 두는 시나리오를 점검하면서 알바니아·레소토·베네수엘라를 거론했다.  
 
당시 그는 “극단적인 경우”라고 썼지만 넉 달 만에 한국당이 논문 내용을 인용하고 창당을 공언하는가 하면 민주당이 대책 마련에 부심하는, 한국 정치의 현실이 됐다.
 
이 문제를 주도적으로 제기 중인 정 교수를 25일 전화로 인터뷰했다.
모두 위성정당 두면 연동형비례제 효과 사라져.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모두 위성정당 두면 연동형비례제 효과 사라져.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알바니아에선 어떤 일이 벌어졌나.
“2005년 선거에서 비례 의석을 추가로 받을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한 대(大) 정당들이 유권자들에게 위성정당들에 투표하도록 했다. 그 결과 지역구 의석과 비례 의석을 동시 획득한 정당은 오직 하나였다. 연동제 취지가 전혀 반영되지 않은 것이다. 2009년 (연동형이 아닌) 비례대표제로 전환됐다. 2019년 지방선거에 거대 야당이 참여하지 않았다. 거기도 (여야 간) 지지기반이 다르다.”
 
정 교수는 2016년 총선 결과를 원용해 위성정당의 효과를 계산했었다.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만 위성정당을 둘 경우 새누리당 의석은 109석에서 135석으로 크게 는다. 하지만 다른 정당도 위성정당을 두면 ‘위성정당 효과’는 사라진다. 그렇다고 위성정당을 두지 않을 때로 돌아가는 게 아니라 아예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두지 않았을 때와 유사해진다.〈그래픽 참조〉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허울을 쓴 ‘비(非)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그간 ‘선거제 개혁’ ‘다당제’ 등의 화려한 치장과 동떨어진 모습이다. 선거 공정성 문제까지 불거지면 다시 선거제를 바꾸자는 얘기가 나올 수도 있다고 한다. 실제 알바니아에서 벌어진 일이다.
 
그래서 ‘자기파괴적 연동형 비례대표제’라고 했나.
“그렇다. 민주당도 비례대표 정당을 두면 결국 비연동제식(의 결과)으로 간다. 이런 제도를 왜 도입해야 하는지 심도 있는 논의가 있어야 했는데 없었다. 선거법 협상할 때마다 문제가 될 것이다.”
 
이미 경험하고 있는 문제일 수 있다. 애초 ‘심상정 안’(225-75, 50%)은 범여 간 무수한 논의 끝에 250석-50석, 50% 연동률로 수렴하는가 했더니 막판엔 기존 의석(253석-47석)을 유지하고 연동형 캡을 씌우는 안으로 바뀌었다. 민주당에선 비례한국당을 막기 위해 ‘위성정당 금지법’까지 검토하기 시작했다. 또 2024년 총선부턴 연동형 캡을 없앤다는 게 4+1의 합의라는데 그때도 다시 이런 사달을 겪어야 한다는 말인지, 과연 4+1 중 몇몇 정당이나 생존할 지 애매한 얘기다. 배가 산으로 가고 있다.
 
고정애 정치에디터 ock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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