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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위감찰은 민정수석의 의무" 우병우 판결문에 조국이 보인다

조국 전 민정수석과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모습. 연합뉴스, 장진영 기자.

조국 전 민정수석과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모습. 연합뉴스, 장진영 기자.

조국 전 민정수석이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길을 가게 될까. 
 

檢 '유재수 감찰무마' 의혹 조국에 영장 청구할 듯
법원, 최서원 비위 감찰 안한 우병우에 실형 선고
"우병우와 조국 사건 손바닥 앞뒤처럼 유사"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이정섭 부장검사)는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무마 의혹과 관련해 조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검토하고 있다.
 

檢, 조국 영장청구 할듯  

조 전 장관을 겨냥한 혐의는 민정수석 시절 조 전 장관이 정당한 이유 없이 청와대 특감반의 '유재수 감찰'을 중단시킨 직권남용이다.
 
조 전 장관은 "정무적 최종책임은 자신에게 있다"면서도 법적 책임은 없다고 반박한다.
 
금융위원회 재직 당시 업체들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55)이 지난달 27일 서울 송파구 동부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금융위원회 재직 당시 업체들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55)이 지난달 27일 서울 송파구 동부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우병우와 조국의 길 

법조계에선 조 전 장관의 사례를 보며 우 전 수석을 떠올리는 이들이 많다. 
 
우 전 수석은 박근혜 정부 시절 미르·K스포츠 재단의 비위 의혹에 감찰을 하지 않은 직무유기 혐의가 인정돼(다른 직권남용 혐의 포함) 지난해 2월 1심에서 2년 6월을 선고받았다. 
 
두 전 민정수석의 혐의는 직무유기와 직권남용으로 다소 다르다. 하지만 우 전 수석의 1심에서 재판부가 제시한 '민정수석의 직무의무'와 '감찰 개시의 정황 및 조건' 등은 조 전 장관의 수사나 재판에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모습. [뉴스1]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모습. [뉴스1]

"손바닥 앞뒤 같이 유사하다" 

김한규 변호사(전 서울변협 회장)는 "우병우와 조국 사건은 손바닥을 앞뒤로 뒤집은 정도의 차이라 보면 된다"고 말했다. 
 
고검장 출신의 변호사도 "우병우는 감찰을 해야 했음에도 하지 않아 직무유기고, 조 전 장관은 감찰을 해야하는데 중간에 멈추게 해 직권남용이라 두 사건은 유사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직권남용의 형량은 징역 5년 이하로 직무유기의 형량(징역 1년 이하)보다 훨씬 더 높다. 조 전 장관이 처한 상황이 우 전 수석만큼이나 만만치 않다는 뜻이다. 
 

우병우의 판결문을 보다 

지난해 2월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이영훈 부장판사)는 우 전 수석의 직무유기 혐의에 유죄를 선고하며 "최서원(최순실) 등의 비위 행위를 충분히 인식하고 명백한 정황을 확인했음에도 (우 전 수석이) 진상파악이나 감찰을 전혀 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었다. 
 
'국정농단'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최서원씨. [뉴스1]

'국정농단'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최서원씨. [뉴스1]

당시 쟁점은 민정수석실의 감찰이 필요할 만큼 우 전 수석이 최씨 등의 비위를 인식했냐는 것이었다. 재판부는 미르·K스포츠 재단과 관련한 청와대 내부 회의, 관련 의혹에 대한 언론의 대대적 보도, 당시 야당이던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구체적 의혹 제기를 비위 인식 정황의 근거라 봤다.
 

조국에 그대로 적용될까

이런 재판부의 판단은 조 전 장관의 직권남용 혐의에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검찰은 지난 15일 뇌물수수 및 수뢰후 부정처사 혐의로 유 전 부시장을 구속기소했다.
 
유재수 전 경제부시장이 받은 금품·이익.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유재수 전 경제부시장이 받은 금품·이익.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검찰은 "비위 혐의의 상당 부분은 청와대 감찰 때 이미 확인된 내용"이라 말했다. 이는 조 전 장관이 지난해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해 "유재수 첩보의 근거가 약했다"고 밝혔던 것과 배치된다. 
 
특수부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당시 유재수에 대한 청와대의 비위 첩보가 탄탄했다면 조 전 장관은 비위 행위를 명백히 인식하고도 덮은 것이 된다"고 말했다. 우 전 수석의 사례와 똑같아지는 것이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모습. [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모습. [연합뉴스]

민정수석의 의무란 

우 전 수석에게 유죄를 선고한 재판부는 또 "민정수석은 고위공직자의 비위 등이 확인되면 감찰에 착수한 뒤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수사를 의뢰하는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할 직무상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조 전 장관의 "감찰 중단의 정무적 책임은 나에게 있다"는 말과 달리 법원은 민정수석의 정무적 영역을 극히 좁게 해석한 것이라 조 전 장관에게 불리한 정황이다. 
 
청와대에서 고위 공직자의 비위 행위를 감찰했던 검사 출신 변호사는 "사정 업무를 하는 민정수석이 왜 정무적 판단을 하느냐"며 "납득할 수 없는 해명"이라 말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점심식사를 위해 구내식당으로 향하고 있다. [뉴스1]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점심식사를 위해 구내식당으로 향하고 있다. [뉴스1]

구속의 가능성 

우 전 수석의 사례가 있지만 법조계에선 법원이 조 전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쉽게 발부해주진 않을 것이라 전망한다. 
 
직권남용의 법리는 다툼의 여지가 많아 우 전 수석도 검찰이 세차례의 영장 청구 끝에야 구속할 수 있었다. 우 전 수석은 최씨와 관련된 직권남용·직무유기 혐의가 아닌 국정원의 민간인 사찰 관련 직권남용 혐의로 구속됐다. 
 
조 전 장관 측에선 '감찰무마 의혹'에 대해 사실 관계를 대체로 인정하는 것도 변수다. 
 
조국 전 장관과 정경심 교수의 변호를 맡은 김칠준 변호사[연합뉴스]

조국 전 장관과 정경심 교수의 변호를 맡은 김칠준 변호사[연합뉴스]

변호인단의 전략 

조 전 장관 변호인단은 "청와대는 강제 수사권이 없어 당시 유 전 부시장이 속했던 금융위원회에 비위사실을 통보한 것"이라며 "금융위에서 추가 감찰을 통해 필요에 따라 유 전 부시장을 고발조치할 것으로 봤다"고 주장하고 있다. 
 
변호인단은 실제 영장이 청구될 경우 검찰과 조 전 장관이 "같은 사실을 두고 달리 해석하는 것"이라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증거 인멸의 우려를 낮추며 불구속 재판을 받겠다는 전략이다.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조 전 장관이 감찰을 중단한 사유가 조 전 장관의 구속여부를 가를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김경수 경남지사나 천경득 청와대 선임행정관의 청탁이 있었다면 법원은 감찰 무마를 '정무적 영역'이 아닌 '비위 행위'라 판단할 것"이라 말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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