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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동 여경' 손해배상 각하에 비난 여론···법원은 억울하다

대림동 여성 경찰 논란. [사진 구로서 공개 유튜브 영상 캡처]

대림동 여성 경찰 논란. [사진 구로서 공개 유튜브 영상 캡처]

 

‘대림동 여경’ 소송 각하는 ‘법원 탓’? 

최근 법원은 ‘대림동 여경’ 사건으로 알려진 신구로지구대 A경위와 B경정이 공무집행을 방해하고 경찰을 폭행한 중국동포들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각하한 바 있다. 일부 언론과 경찰은 “중국동포들의 주소가 불분명해 소장을 전달할 수 없다는 이유로 소송이 각하됐다”며 “경찰 내부적으로 허탈감이 크다”고 설명했다.
 
법원을 향한 비난 여론은 높아졌다. “중국동포(피고) 주소가 파악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재판을 안 하는 게 말이 되냐” “경찰은 맞아도 피고 주소를 모르면 손해배상을 못 받는 것이냐” 등의 내용이다. 일각에서는 “잘못을 해도 소장을 안 받고 피해 다니면 소송이 없던 게 될 수 있다”는 확대 해석까지 나왔다. 
 

‘주소 불명확’ 이유로 소송 각하되지 않아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이는 잘못 알려진 내용이다. 피고의 주소가 불명확하다고 해서 소송이 무조건 각하되는 것은 아니다. 
물론 피고에 대한 정확한 주소와 연락처가 필요한 것은 맞다. 소송 관련 서류와 절차를 원고와 똑같이 피고도 송달받을 수 있어야 때문이다. 이는 원고뿐만 아니라 피고의 재판받을 권리를 위해서도 중요하다.

 
이 때문에 일단 재판부는 피고의 주소지가 명확하지 않은 경우 ‘주소 보정 명령’을 내린다. 이 명령이 있으면 원고는 타인인 피고의 주민등록초본이나, 외국인인 경우 출입국 기록에 따른 주거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확인된 서류를 원고가 재판부에 제출하면, 이를 바탕으로 재판부는 관련 서류를 송달한다. 
 
그런데 이마저도 잘못된 주소라 송달이 안될 수 있다. 박주희(법률사무소 제이) 변호사는 “일반적인 방식의 송달이 이뤄지지 않으면 야간에 하는 야간송달, 집행관을 보내 하는 특별송달과 같은 다양한 송달 방식을 거친다”며 “그런데도 결국 송달이 안 되면 공시송달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공시송달’은 주소 불명과 같은 이유로 소송에 관한 서류를 전달하기 어려울 때, 그 서류를 법원 게시판에 일정 기간 게시함으로써 송달한 것과 똑같은 효력을 발생시키는 것이다. 송달이 어려워 재판이 하염없이 미뤄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공시송달이 이뤄지면 모든 서류가 원고와 피고에게 전달된 것으로 간주된다. 이에 따라 재판이 진행되고, 피고가 없더라도 선고까지 다른 재판과 마찬가지로 이뤄진다. 이처럼 ‘피고의 주소가 불명확하다’는 이유만으로 소송이 각하되지는 않는다.

 

주소지 보정 명령에 원고가 ‘무대응’…소송 진행할 수 없어

그럼 ‘대림동 여경’ 소송이 각하된 이유는 무엇일까. 법원의 주소지 보정 명령에 대해 원고 측인 경찰이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주소지 보정 명령을 내렸음에도 원고가 아무런 서류를 내지 않고, ‘주소 파악이 안 되니 공시송달을 해 달라’고 요청하지도 않으면 재판부 입장에서는 할 수 있는 조치가 없다. 더 나아가 원고가 소송에 의지를 보이지 않으니 진행을 원하지 않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 

 
허윤 대한변협 대변인은 “주소 관련 서류를 제출하지 않으면 ‘소송 요건이 갖춰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각하될 수밖에 없다”며 “원고인 경찰이 이를 몰랐을 리가 없으니, 원고 스스로가 소송을 진행할 의사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소송을 ‘보여주기식’으로 이용했다”는 지적도

이번 소송을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선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허 대변인은 “소송만 제기하고 경찰이 아무런 기초적인 조처를 하지 않은 것은 문제”라며 “사법 질서를 지켜야 하는 경찰이 ‘보여주기식’ 소송을 위해 사법행정을 방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재경지법의 한 판사도 “현장 경찰관의 어려움을 알리기 위해 112만원의 손해배상액을 제기한 것부터 상징적 소송이었다”며 “이를 알리기 위해 소송을 이용한 것도 적절하진 않지만, 그보다도 이 소송이 각하된 게 마치 법원의 자의적 판단인 것처럼 국민이 오해해 잘못된 사법 정보가 전달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후연 기자 lee.hoo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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