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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가락 대출 규제…15억 넘는 아파트, 전세 반환대출도 막았다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인근 아파트 단지 모습. 정부가 16일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에 이어 17일에는 공시가격 현실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집값 잡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인근 아파트 단지 모습. 정부가 16일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에 이어 17일에는 공시가격 현실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집값 잡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연합뉴스]

17일 전격적으로 시행된 ‘시가 15억원 초과 아파트 대출금지’ 규제를 둘러싸고 혼선이 이어지고 있다. 금융당국 입장이 하루 만에 뒤집혔다. 임차보증금 반환용 대출은 허용한다는 지침을 내린 지 24시간도 지나기 전에 ‘대출 금지’로 돌아섰다. 설익은 대책을 서둘러 내놓은 탓에 허점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12·16 부동산 대출규제 대혼란
“갭투자 가능” 온라인 나돌자 하루 만에 허용→금지 번복

금융위원회는 17일 오후 “18일 이후 신규로 구입하는 시가 15억원 초과 초고가 아파트에 대해서는 임차보증금 반환 목적 주택담보대출도 금지한다”는 자료를 냈다. 당초 금융위는 15억원이 넘는 아파트여도 세입자에 임차보증금을 내주기 위한 목적이면 대출을 내주도록 열어준다는 입장이었다. 이것까지 전부 막으면 실수요자가 집을 샀다가 전세 세입자에게 전세 보증금을 못 돌려주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16일 저녁에 배포한 관련 질의응답 자료에서도 “임차보증금 반환은 주택구입용이 아닌 생활안정자금 목적이어서 규제 대상이 아니다”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하지만 임차보증금 반환을 명목으로 받은 대출은 얼마든지 주택구입목적으로 돌려 활용할 수 있다. 전세를 끼고 15억원이 넘는 아파트를 산 뒤(갭투자), 전세 계약이 끝나는 시점에 전세보증금을 돌려주겠다며 LTV 한도(투기지역 9억원 이하분 40%, 9억원 초과분 20%)를 채워 대출을 받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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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을 중심으로 이러한 ‘규제 우회책’이 공유되기도 했다. 한 인터넷 부동산 카페에는 17일 오후 “앞으로 15억원 이상 아파트의 전세 낀 매물은 품귀해진다”며 “실거주하고 싶으면 전세 많이 낀 매물 사놓고 투자수익 누리다가 입주하고 싶으면 전세퇴거자금 대출받아서 세입자 보내고 거주도 하면 된다”는 글이 올라왔다. 이에 금융위는 긴급하게 반환 목적 대출까지 틀어막는 새로운 행정지도를 18일부터 시행키로 입장을 바꿨다.  
 
‘고가 주택 구매 시 전세대출 회수’ 정책도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대책엔 전세자금대출을 받은 차주가 고가 주택(시가 9억원 초과)을 매입하거나 2주택 이상을 보유하면 전세대출을 즉시 회수한다는 방안이 포함돼있다. 전세대출을 받아 주택을 구매하려는 예비 수요자들에게 엄포를 놓은 것이다.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11월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에서 취급된 전세자금대출 규모는 총 2조7000억원이다. 전세대출 규모가 평균 1억원이란 점을 감안하면 은행권에서 한 달간 신규 취급하는 전세대출이 약 2만7000건 수준이다.
 
전세대출 차주가 대출 기간 중 주택을 샀는지를 확인하는 것은 대출을 내준 은행이 할 일이다. 하지만 은행이 매달 2만7000명씩 늘어나는 차주들을 수시로 추적하며 감시하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 시스템과 국토부 무주택 조회를 전산으로 연결해놓고 사전에 고객 동의를 받아 일정 주기마다 주택 구매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며 “대출 취급 혹은 만기 연장 때 확인하는 건 당연하지만, 수만 명 전세대출 차주를 주기적으로 추적 관찰하기란 불가능”이라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전세대출을 전부 회수한다’는 메시지 자체는 매우 강력해 보이지만 그게 현실적으로 가능한지는 의문”이라며 “소비자들이 이 사실을 알고 이번 정책에 대해 별로 겁을 내지 않는다면 규제 자체가 무력화된다”고 말했다.
 
17일 당국이 자료를 배포해 혼선을 정리한 부분도 있다. 이미 분양 받은 아파트가 향후 입주 시점에 시세 15억원을 넘으면 잔금 대출(집단대출)을 받을 수 있을까.
 

은행권, 고가주택 전세대출 회수엔 회의적

 
이는 해당 사업장의 입주자모집 공고 시점에 따라 달라진다. 대출규제 시행 전인 16일까지 이미 모집공고가 나온 사업장이라면 이번에 강화된 대출 규제는 피할 수 있다. 따라서 입주 시점에 집값의 40%까지 잔금대출이 가능하다.
 
하지만 17일 이후 입주자모집 공고가 나온 사업장은 새 규제를 적용받는다. 따라서 분양가가 9억원 이하로 책정돼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중도금대출 보증까지 받은 경우라 해도 입주 시점에 KB시세가 15억원을 넘긴다면 잔금대출이 아예 나오지 않는다.  
 
 
모집공고 낸 아파트는 잔금대출 가능
 
예비 청약자 입장에선 민간 분양에 내년 4월부터 분양가 상한제가 확대 적용됨에 따라 인근 시세 반값 수준의 ‘로또 분양’ 길이 열리는 대신, ‘15억원 초과 대출 금지’에 걸릴 가능성도 동시에 생긴 셈이다. 이미 매매계약을 체결했지만 대출 신청을 아직 하지 않은 경우엔 예외를 인정해주기로 했다. 16일까지 주택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을 이미 납부한 사실을 증명한 차주엔 종전 규정(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 LTV 40%)을 적용한다.
 
또 재개발·재건축 조합원 중 불가피한 사유가 인정되는 경우에도 예외를 인정하기로 했다. 1주택 세대로 사업추진(조합설립인가) 전까지 1년 이상 실거주한 경우가 그 대상이다. 기존 주택담보대출의 만기연장이나 대환대출은 신규 주택취득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이번 대출금지 대상이 아니다.
 
한애란·정용환 기자 aeyan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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