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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칠어진 황교안 "문희상 끌어내리겠다" 의장 직함도 안붙여

17일 선거법‧공수처법(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규탄대회에 나선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발언은 날이 바짝 서 있었다. 문희상 국회의장을 호명할 때 직함을 빼고 “문희상”이라고 불렀고, “욕할 가치도 없다. 왜 입을 더럽히시느냐”, “문희상을 끌어내릴 것” 등 초강경 발언을 이어갔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심재철 원내대표가 17일 국회 밖에서 열린 공수처법 선거법 날치기 저지 규탄대회에서 참석자들과 선거법과 공수처 반대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경록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심재철 원내대표가 17일 국회 밖에서 열린 공수처법 선거법 날치기 저지 규탄대회에서 참석자들과 선거법과 공수처 반대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이날 오후 2시 한국당은 전날에 이어 ‘선거법‧공수처법 날치기 저지 규탄대회’를 열었다. 당초 국회 본관 계단 앞에서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국회 사무처의 외부인 출입통제로 지지자들 출입이 막히자 모두발언 이후 국회 밖으로 행진해 집회를 이어갔다. 황 대표와 심재철 원내대표를 비롯해 한국당 의원 60여명은 ‘국민들은 분노한다. 2대 악법 날치기 반대’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연동형(비례대표제) 반대”, “공수처 반대” 등 구호를 외치며 국회 정문 국회의사당역 앞에 설치된 무대로 이동했다.
 
황 대표는 무대에 올라 “지금 대한민국이 돼 가는 꼴을 보면 분통이 터진다. 가슴이 찢어진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문희상에 대해 욕하지 말라. 욕할 가치도 없다. 왜 여러분의 입을 더럽히시나”라며 “한국당은 반드시 잊지 않고 문희상을 끌어내리겠다”고 외쳤다. 지난 10일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비당권파를 제외한 ‘4+1 협의체(민주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대안신당)’가 2020년도 예산안을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킨 데 대해선 “우리가 정권 잡으면 이 돈을 다 회수할 것”이라고 했고, 본회의에 부의된 선거법‧공수처법에 대해선 “표심 도둑질이다. 다 도둑놈”이라고 비판했다.
 
황 대표는 규탄대회에 참석한 지지자들을 “평화시민”이라고 부르며 “국민의 힘이 어제 국회가 못 열리게 막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전날 국회 본관 앞에서 열린 규탄대회에서는 일부 참가자가 민주당‧정의당 의원 및 당원들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국회 내 불법진입을 시도하면서 아수라장이 됐다.
 
당 지도부는 이를 “자유 대한민국 수호를 위한 고초”라고 평가했다. 김재원 한국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저도 과거 야당일 때 시위대에 뺨을 맞은 적이 있다. 국회 사무처가 출입을 막으니 더 흥분한 것”이라며 “(폭력은) 옳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일부 일탈 행위가 전체를 매도하는 수단이 돼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전희경 대변인도 이날 규탄대회에서 “오늘 이곳 국회 계단까지 오는 험난한 과정이 바로 지금 한국당과 자유 대한민국을 수호하려는 국민들이 겪고 있는 고초”라고 했다.
 
그러나 한국당 일각에선 “법과 질서를 지키는 게 보수인데, 방법이 틀렸다”는 자성 목소리도 나왔다. 한 한국당 의원은 “좌파 정권은 목적을 위해서라면 어떤 수단이라도 정당화했지만, 보수 우파는 그러지 않았다”라며 “국회 경내를 유린한 상황에 대해 문제의식은커녕 독려하고 조장하는 모습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한국당 관계자는 “보수의 가치 중 하나가 법과 질서 존중인데, 아무리 목적이 정당하더라도 어제 모습은 반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장외투쟁에 집중하며 강경 일변도로 나아가는 황 대표에 대해서도 당내에선 “총선을 앞두고 중도 여론에 역풍이 불까 우려스럽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한편 이날 서울 영등포경찰서에는 한국당에 대한 두 건의 고발장이 접수됐다. 정춘숙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전날 한국당 규탄대회에서 발생한 폭력행위 및 불법진입시도에 대한 교사‧방조 혐의를 주장하며 황 대표 등을 형사고발했다. 정의당도 “소속 당직자를 모욕‧폭행하고 업무를 방해했다”며 특수폭행‧업무방해 등 혐의로 황 대표 등에 대한 고발장을 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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