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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자" 제안에, 北 끝내 답 없었다···비건의 기나긴 하루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의 16일 대북한 메시지는 “연말 데드라인에 구애받지 않겠다. 만나자”였다. 미국은 비건 대표 방한 전 이런저런 통로로 북측과 판문점에서 만나는 방안을 모색했다. 하지만 북한은 이날까지 답이 없었다. 비건 대표의 하루 행보를 시간대별로 구성해봤다.  

북한에 경고, 대화 신호 동시에 보낸 비건

 

AM 10:30 “나의 북한 카운터파트에게 말한다. 연락해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특별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북핵 수석대표협의를 가진 뒤 열린 약식 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특별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북핵 수석대표협의를 가진 뒤 열린 약식 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건 대표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나의 카운터파트들에게 직접 말한다. 우리의 일을 하자”라고 힘주어 말했다. “당신들은 나에게 어떻게 연락할지 알고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메아리 없는 북한에 대한 답답함을 토로한 것이기도 했다. 
약 5분간의 메시지는 비건 대표가 작심하고 준비해 온 것이라고 한다. 지난해 8월 대북특별대표에 임명된 이후 항상 신중한 언행으로 유명했는데 이날엔 북한을 향해 “며칠 전의 중대한 도발과 같은 행동들은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날 선 발언도 했다. 비건 대표는 “미국에는 연말 데드라인이 없으며, 싱가포르 합의를 이행하기 위한 목표가 있다”라고도 했다. 연말 배수진을 치고 미국에 ‘새로운 셈법’을 요구하는 북한의 협상 전술에 말려들지 않겠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비건 대표는 또 ”트럼프 대통령은 세 번의 만남을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6월 싱가포르 합의의) 목표들에 헌신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하는 등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이 정상 차원의 약속임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를 강조하면서 경고와 호소 메시지를 번갈아 낸 것이다.
 

AM 11:00 문재인 대통령 예방, “대화 포기 않겠다”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오전 청와대에서 방한한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2019.12.16. 청와대사진기자단 / 서울신문 도준석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오전 청와대에서 방한한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2019.12.16. 청와대사진기자단 / 서울신문 도준석

비건 대표는 오전 11시쯤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35분간 만났다. 이 자리에서 비건 대표는 “대화와 협상을 통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구축이라는 역사적 과제를 이루기 위해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할 것이란 생각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지속을 위한 노력을 당부했다"고 한정우 청와대 부대변인은 전했다. 둘 사이에 오간 더 이상의 대화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비건 대표는 이후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도 만났다. 이날 비건 대표를 만난 정부 고위 당국자는 “협상 정체 국면인데도 비건 대표가 '북한과 대화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말을 여러 번 강조했다"고 전했다. 국무부 부장관 임명 후 북한 문제에 소홀해질 수 있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앞으로도 북한 비핵화 협상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는 평가다. 
 

PM 12:00 통일부 장관 만나 “균형 잡힌 합의”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방한 중인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16일 오찬 간담회를 하고 있다. 이날 오찬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통일부 제공, 연합뉴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방한 중인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16일 오찬 간담회를 하고 있다. 이날 오찬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통일부 제공, 연합뉴스]

점심은 김연철 통일부 장관과 함께했다. 비건 대표는 “(미국은) 타당성 있는 단계와 유연한 조치를 통해 균형 잡힌 합의에 이를 준비가 되었다”는 점을 강조했다는 게 통일부 설명이다.  ‘균형 잡힌 합의’는 미국이 11일(현지시간)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공개적으로 밝힌 메시지다. “미국에만 치우쳐진 합의를 하자는 건 아니다”, “북한이 원하는 바를 말하라”는 행간이 담겨있다.
 

PM 3:00 판문점 대신 평택 미군기지 간 비건

29일 오전 경기도 평택 캠프 험프리스에서 송영무 국방부 장관,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 등 한미 군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주한미군사령부 개관식이 열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9일 오전 경기도 평택 캠프 험프리스에서 송영무 국방부 장관,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 등 한미 군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주한미군사령부 개관식이 열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비건 대표는 경기도 평택시 험프리스 주한미군기지를 방문해 미군 장병들을 만났다. 의회 인준을 받으면 곧 국무부 부장관이 되는 비건 대표가 연말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미군 장병을 위문 방문하는 차원이었다. 당초 비건 대표는 비무장지대(DMZ) 인근 미군 부대를 방문할 계획이었다고 한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9.19 남북군사합의 이행 점검을 겸해 DMZ 방문을 검토했으나 여러 상황을 고려해 동선을 바꿨다고 한다. 최근 서해위성발사장(동창리)에서 '중대한 시험'을 했다는 북한의 도발 상황과 무관치 않은 동선이었다. 하지만 방한이 가까웠는데도 북한이 대화의 손을 잡기는커녕 도발 징후만 높아지면서 평택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후문이다.
 

PM 6:00 외교부서 비공개 행사

평택기지 일정을 마친 비건 대표는 외교부와 주한 미 대사관이 주최하는 한반도 업무 관련 당국자 리셉션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비건 대표와 알렉스 웡 부대표,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아시아 담당 국장 등 방한 멤버들과 미대사관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한국 쪽에선 조세영 제1차관과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 소속 당국자들이 같이했다. 향후 국무부 부장관으로 지명되는 비건 대표가 조 차관 등 예비 카운터파트와 인사를 겸한 자리였다.
 

PM 7:00 계속되는 기다림의 시간

비건 대표는 저녁식사를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함께했다. 저녁 늦게 해리 해리스 주한 미 대사를 만났다는 얘기도 있다. 이날 오전 대북 공개 메시지를 낸 비건 대표에겐 북측의 반응을 기다리는 ‘시간’이었다.
비건 대표의 출장 일정을 감안하면 북한과 접촉할 수 있는 시간은 17일 오후까지다. 이후엔 일본으로 넘어간다. 비건 대표는 17일 오전 비공개 일정이 있었는데 이날 오후로 일정을 변경했다고 한다. 이 때문에 17일 오전까지 북측과의 접촉 가능성을 열어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극적 만남’이 이뤄질지, 아니면 '빈손 귀환' 할지 공은 북한으로 넘어갔다.  
 
백민정·권호·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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