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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양 이유로 관대한 아동학대 처벌···죽지않는 한 집유 나왔다

부모가 저지른 아동학대 범죄의 절반 정도는 집행유예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1]

부모가 저지른 아동학대 범죄의 절반 정도는 집행유예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1]

부모가 저지른 아동학대 범죄의 절반 가까이는 '집행유예' 판결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집행유예 사유로는 생계 부양이 가장 많았다. 이 때문에 학대 피해ㆍ가해자에 대한 사후 관리가 강화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수정 경기대 교수, 아동학대 판결 185개 분석
피고인 중 친부모 34%, 동종 전과 비율도 19%

집유 기간 1~2년 최다, 사유는 '훈육 목적' 등
"재발 가능성 따져 아동과 부모 분리 이뤄져야"

보건복지부는 최근 한국보육진흥원에서 '평범한 이웃의 두 얼굴 : 아동학대 행위자'라는 주제로 아동학대 예방 포럼을 열었다. 포럼에선 아동학대 가해자의 특성ㆍ심리, 가해자가 학대를 반복하는 이유 등을 논의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이 자리에서 학대 가해자의 특성, 국내ㆍ외 아동 학대 개입 제도 등에 대해 발표했다.
 
이수정 교수가 아동학대 범죄로 판결이 난 185개 사례를 분석한 결과 어린이집 등 시설 종사자에 따른 범죄가 94건, 부모(친부모ㆍ계부모)가 저지른 범죄가 88건, 기타 인물로 인한 범죄는 3건으로 집계됐다. 분석 사례 중 친부모가 피고인인 경우가 34%(63건)에 달했다.
지난달 세종시에서 열린 아동과 함께하는 아동학대 예방의날 행사에서 어린이가 고함을 들었을 때를 가정해 자신의 표정을 그린 뒤 구기고 있다. [뉴스1]

지난달 세종시에서 열린 아동과 함께하는 아동학대 예방의날 행사에서 어린이가 고함을 들었을 때를 가정해 자신의 표정을 그린 뒤 구기고 있다. [뉴스1]

부모가 저지른 범죄 88건만 따로 떼 보면 학대 가해자는 '아빠'(남성)가 55명(62.5%)으로 더 많았다. 엄마'(여성) 가해자는 33명(37.5%)이었다. 이들에 대한 유무죄 판단은 어떻게 나왔을까. 무죄 판결은 5건(5.7%) 나왔고, 유죄는 83건(94.3%)이었다. 동종 전과가 있었던 비율은 19.3%(17건)에 달했다. 이미 처벌을 받았더라도 상습적인 자녀 학대를 그만두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의미다.
 
하지만 판결 결과는 강하게만 나오지 않았다. 집행유예가 절반 가까운 42건(47.7%)에 달했다. 집행유예 기간은 1년 이상 2년 이하가 24건으로 가장 많았다. 12개월 이하도 4건이었다. 집유 사유는 ‘생계 부양 필요성’이 20건으로 가장 많았다. 훈육 목적의 학대, 아동 보호 공백이 뒤를 이었다. 다만 살인ㆍ살인미수ㆍ학대치사 사건 16건(18.2%) 중에선 집유 판결이 없었다.
 
이 교수는 "피해자가 생명을 잃지 않으면 대부분 집유 판결이 나왔다"면서 "부모가 피해 아동과 분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80~120시간 교육 이수만으로 학대 재발 우려가 사라지는 건 어렵다. 재발 가능성을 철저히 따져 피해 아동과 가해 부모 분리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아동학대. [중앙포토]

아동학대. [중앙포토]

아동학대 가해자들은 비슷한 특징을 보이곤 한다. 이 교수에 따르면 가부장적 사고와 학대를 훈육을 생각하는 모습, 학대 원인을 피해자에게 돌리는 특성이 나타났다. 또한 협박과 욕설, 무시, 대화 단절과 일관되지 않은 양육 태도 같은 행동을 보였다. 이들 역시 어린 시절에 학대를 받은 경험이 있거나 가족 간 애착이 결핍된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국내에서 아동 학대 발생 시 개입하는 제도는 불충분하다. 아동보호전문기관과 경찰의 구체적 협력 방안이 불분명한 편이다. 이수정 교수는 "아동학대 사건은 위험 수준별로 등급화해서 차별적으로 처분하는 게 필요하다"고도 지적했다.
 
아동학대 대처 방향은 어떻게 가야 할까. 초동수사 후 혐의가 인정되면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심각성에 따라 처리 시간을 달리 둬야 한다고 봤다. 예를 들어 심각한 상황이라면 신고 후 24시간 이내에 처리하고 그 외엔 72시간 이내, 수사 진행 안 함 등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조건부 불기소인 경우에도 학대 정도에 따라 부모 격리, 퇴거 기간에 차이를 둬야 한다. 아동·부모의 격리가 능사는 아니기 때문에 법원이 개입하는 가족 재통합 교육도 고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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