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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론 "한국당과 협상 끈"···민주당 넉달전부터 '4+1' 굴렸다

‘4+1 협의체’(이하 4+1)가 연말 정국의 핵으로 떠올랐다.
 
10일 자유한국당을 뺀 채 ‘4+1’만의 합의로 예산안을 통과시킨 건 하나의 전조였다. ‘4+1’은 올 여의도를 1년 내내 달군 선거제·공수처법 등 패스트트랙 법안마저 관철시키려 하고 있다. 한국당은 “혐오스러운 결속”(황교안 대표)이라며 맹비난하고 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국회 정상화 버스”(이인영 원내대표)라며 여유롭게 탑승을 권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왼쪽부터), 민주평화당 조배숙 원내대표,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 대안신당 유성엽 창당준비위원장, 바른미래당 김관영 최고위원이 지난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여야 4+1 원내대표급 회동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왼쪽부터), 민주평화당 조배숙 원내대표,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 대안신당 유성엽 창당준비위원장, 바른미래당 김관영 최고위원이 지난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여야 4+1 원내대표급 회동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①누가 4+1인가(Who)

한국당을 제외한 4당(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에 창당을 준비 중인 정치세력 한 곳(대안신당)이 연합했다는 의미에서 ‘4+1’이란 명칭을 쓴다. 단 바른미래당에서는 손학규 대표의 ‘당권파’ 9인만 동조한다. 한국당은 “민주당과 2, 3, 4, 5중대”라고 한다.

 
협상의 큰 틀은 원내대표급(바른미래당은 김관영 전 원내대표, 대안신당은 유성엽 창당준비위원장)이 주도한다. 실무 협상자는 사안별로 다르다. 선거법은 윤호중(민주당)·김관영(바른미래당)·윤소하(정의당)·박주현(평화당)·유성엽(대안신당) 의원 등 각 당 정무통이 담당한다. 공수처법, 검·경 수사권 조정 등은 박주민(민주당)·채이배(바른미래당)·여영국(정의당)·조배숙(민주평화당)·천정배(대안신당) 의원 등이 논의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오른쪽 세번째)가 지난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자유한국당을 뺀 여야 의원들과 예산안 처리 논의를 위해 회동하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전해철 의원,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 대안신당 유성엽 대표, 이 원내대표, 민주평화당 박주현 최고위원, 정의당 이정미 의원.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오른쪽 세번째)가 지난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자유한국당을 뺀 여야 의원들과 예산안 처리 논의를 위해 회동하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전해철 의원,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 대안신당 유성엽 대표, 이 원내대표, 민주평화당 박주현 최고위원, 정의당 이정미 의원. [연합뉴스]

②언제 구성됐나(When)

공식 출범은 이달 4일이었다. 그때까지 민주당은 표면적으로 “한국당과의 협상 끈을 놓지 않겠다”고 했다. 원내 교섭단체 3당(민주당·한국당·바른미래당)이 내년도 예산안 법정처리시한(12월 2일)을 넘기자마자 ‘4+1’을 가동했다. “싸움만 하다 예산안 통과를 더 늦출 수 없다”는 논리였다. 하지만 국회법(33조)에 규정된 ‘교섭단체’ 협상을 대체했다는 점에서 한국당은 “법적 근거가 없는 야합”으로 규정했다.
 

③어디서 활동하나(Where)

사실 ‘4+1’은 물밑에서 4개월 전부터 비공개 회동을 이어왔다. 민주당 한 최고위원은 12일 “원내행정실에서 선거법·공수처법 등에 대한 한국당 반발을 예상하고 지난 8월부터 나머지 야당과 공조한다는 밑그림을 짰다”고 말했다.
 
공개 협상 장소는 주로 국회다. 공식 출범 이전에는 언론의 눈을 피해 만나다가 지난달 26일 홍영표(민주당)·김관영(바른미래당)·윤소하(정의당)·조배숙(평화당)·유성엽(대안신당) 의원 등이 카메라 앞에 서면서 수면 위로 부상했다. 이후 4일 ‘4+1’ 첫 원내대표 회의를 시작으로 예산안·선거법 등의 실무회의를 열었다. 최근엔 “한국당을 더 자극할 필요가 없다”며 국회 외부에서 회동 중이다.

 
김관영 바른미래당(왼쪽부터), 유성엽 대안신당, 조배숙 민주평화당, 윤소하 정의당,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바른미래당 당대표실에서 선거법 개정안을 포함한 패스트트랙 법안 논의를 위해 열린 '4+1 협의체' 회의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김관영 바른미래당(왼쪽부터), 유성엽 대안신당, 조배숙 민주평화당, 윤소하 정의당,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바른미래당 당대표실에서 선거법 개정안을 포함한 패스트트랙 법안 논의를 위해 열린 '4+1 협의체' 회의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④무엇을 협의하나(What)

현안은 선거법이다. 당초 패스트트랙에 올랐던 ‘심상정안(지역구 225석, 비례대표 75석)’에서 250 대 50으로 비례 의석을 줄이는 데는 합의했다.
 
하지만 ‘준연동률’ 비율과 ‘석패율’ 도입을 두고 진통을 겪고 있다. 민주당은 비례 50석 중 25석에만 연동형 비례를 배정하고, 나머지 25석은 현행대로 정당 득표 비율로 의석을 주는 ‘병립형’을 주장하고 있다. “소수정당이 비례대표를 독식할 수 있다”며 일종의 ‘캡(상한선)’을 두자는 거다. 또한 준연동률(현재 50%)도 한국당 동참을 유도한다는 차원에서 50% 이하로 내려갈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정의당 등은 “연동형 도입 효과가 상실된다”며 거부하고 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12일 오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선거제 개혁안 본회의 상정 및 후퇴중단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심 대표,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연합뉴스]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12일 오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선거제 개혁안 본회의 상정 및 후퇴중단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심 대표,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연합뉴스]

석패율제(지역구 선거에서 낙선한 후보를 비례대표로 구제) 입장은 제각각이다. 민주당은 권역별 도입(원안)을 유지하거나, 아예 도입하지 말자고 주장한다. 하지만 바른미래당과 정의당은 “비례 의석이 줄어서 원안의 권역별 석패율이 적용되기 힘드니 전국 단위로 확대하자”고 맞서고 있다. 지역 기반이 뚜렷한 대안신당은 “권역별 도입 원안이 현실적으로 가장 타당하다”는 입장이다.
 
‘봉쇄 조항’도 쟁점이다. 민주당은 군소정당 난립을 막기 위해 이 비율을 5%로 상향하자고 주장하지만, 정의당·평화당 등은 “소수 정당 보호를 위해 3% 유지”를 고수 중이다. 현재의 ‘선거일 전 15개월’에서 ‘선거일 전 3년 평균’으로 인구 기준일 변경도 쟁점이다. 지역구 통폐합 문제와 연관돼 있다.
 
박주현 민주평화당 의원(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 유성엽 대안신당 창당준비위원장,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 김관영 바른미래당 의원이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여야 4+1 선거법 협의체 회의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스1]

박주현 민주평화당 의원(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 유성엽 대안신당 창당준비위원장,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 김관영 바른미래당 의원이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여야 4+1 선거법 협의체 회의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스1]

⑤왜 만들어졌나(Why) 

‘4+1’은 교섭단체가 아닌 군소정당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더 크게 반영할 수 있는 기구다. 반면 민주당은 본회의 의결 정족수(148표) 확보 수단이다. 바른미래당 당권파(9석), 민주평화당(5석), 대안신당(8석), 친여 무소속(6석) 등을 합쳐 본회의장에서 쟁점 법안을 통과시키겠다는 의도다. 
박지원 의원은 ‘4+1’이 동원 가능한 찬성표 규모를 "(지난 10일 예산안 처리에서 보면) 166~168석”이라며 “(선거법·공수처법 표결을) 막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오른쪽 아래), 자유한국당 심재철 원내대표(왼쪽), 김재원 정책위의장이 지난 10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오른쪽 아래), 자유한국당 심재철 원내대표(왼쪽), 김재원 정책위의장이 지난 10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⑥어떻게 풀어갈까(How) 

관전 포인트는 한국당과 민주당 간의 극적인 ‘적과의 동침’이다. 거대 양당인 두 당은 선거제와 관련해선 사실 입장이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공수처법에 대한 대립으로 선거제까지 영향을 미쳤다. 한국당이 ‘숫자의 현실’을 인정하고 타협점을 제시하면 의외로 ‘4+1’은 무력화될 수 있다. 민주당은 예산안에 이어 ‘게임의 룰’까지 밀어붙이는 것에 대한 여론의 부담감이 있다.
 
한국당은 이날도 로텐더홀 농성을 이어가면서도 대화의 여지를 남겼다. 심재철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불법집단(4+1)을 해체하고 제1야당 앞에 당당히 나선다면 여당이 역사에 씻지 못할 죄를 짓는 걸 막기 위해 논의할 수 있다”고 했다. 민주당은 이날 문희상 국회의장에게 13일 본회의를 개의해달라고 요청했다.

 
심새롬·하준호 기자 saerom@joongang.co.kr
선거법 용어설명
◇연동형 비례대표제=각 정당이 정당득표율만큼 총 의석수를 보장받는 제도다. 지역구 의석수가 정당 득표율에 못 미쳐도 비례대표 의석을 통해 부족분을 채운다.
 
◇연동률=정당득표율을 의석수에 얼마나 반영할지 결정하는 기준이다. [(득표율 할당 의석)-(지역구 의석)]×(연동률)로 추가 비례대표 의석 수가 정하는 방식이다. 쉽게 말해 연동률 100%에서는 전체 의석 수에 정당득표율을 곱한 숫자가 한 정당이 차지하는 의석 수다. 연동률이 낮아질수록 보장받는 비례 의석 수가 줄어드는데, 이를 ‘준연동형’이라고 부른다.

 
◇봉쇄조항=정당득표율에 맞춰 의석을 보장해주는 최소 ‘자격조건’을 뜻한다. 현행 공직선거법에서는 ‘비례대표 선거에서 3% 이상 득표한 정당’ 혹은 ‘지역구 선거에서 5석 이상의 의석을 차지한 정당’을 의석할당정당으로 규정한다.

 
◇석패율제=지역구 선거에서 낙선한 후보가 비례대표로 구제받도록 한 제도다. (낙선자 득표율)/(당선자 득표율)로 계산한다. 지역구 표를 많이 얻어 아깝게 떨어진 후보일수록 석패율이 높다.

 
◇연동형 캡=비례대표 의석 중 일부에 ‘캡’을 씌워 연동률 적용 대상을 골라내는 것을 의미한다. 연동률을 제한 적용하는 효과를 낸다. 캡을 씌우지 않은 나머지 의석은 현행대로 비례대표 의석을 배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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