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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개 액상담배 폐질환 의심물질 검출···정부 "사용 중단 강조"

국내에서 판매 중인 액상형 전자담배 13개 제품에서 중증 폐질환 유발 의심 물질로 꼽히는 비타민 E 아세테이트가 검출됐다. 역시 폐질환을 일으킬 가능성이 제기된 가향성분도 43개 제품에서 확인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53개 액상형 전자담배의 주요 유해성분 7종을 분석한 결과를 12일 공개했다.
 

식약처, 153개 제품 성분 7종 분석 결과 공개
비타민 E 아세테이트 0.1~8.4ppm 수준 검출
미국 폐질환 사망 48명, 국내 환자 1명 발생

폐질환 가능성 가향물질 3종도 43개서 나와
대마 성분은 미검출, 용매는 모든 제품 검출
정부 “문제 된 성분 임의 첨가 금지” 권고

식약처는 담배 16개, 유사담배 137개를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유사담배는 담뱃잎이 아닌 줄기ㆍ뿌리 등에서 추출한 니코틴이나 합성 니코틴을 사용한 제품이다. 이들 제품의 7가지 성분 함유 여부를 살펴봤다. ▶대마초 성분인 THC ▶액상에 집어넣는 오일인 비타민 E 아세테이트 ▶향을 더해주는 가향물질 3종(디아세틸ㆍ아세토인ㆍ2,3-펜탄디온) ▶액상의 기화를 도와주는 용매 2종(프로필렌 글리콜ㆍ글리세린) 등이다.
 
식약처 분석 결과 비타민 E 아세테이트는 13개 제품에서 0.1~8.4ppm의 범위로 검출됐다. 유사담배 11개 제품, 담배 2개 제품이다. 담배는 쥴랩스의 ‘쥴팟 크리스프’(0.8ppm), KT&G의 ‘시드 토박’(0.1ppm)이 해당한다. 다만 이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검사 결과와 비교했을 때 적은 편이다. 지난 5일 공개된 FDA 예비 검사 결과에선 THC 검출 제품 중 비타민 E 아세테이트 검출 농도가 23만~88만ppm 수준이었다.
 
신호상 공주대 환경교육학과 교수는 “미국보다 검출량이 적다고 해서 독성이 약하다고 이야기하기 어렵다. 아직 폐질환의 원인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은 만큼 앞으로 인체 유해성이 어떤지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최근 “원인이 하나 이상일 수 있다”면서도 “비타민 E 아세테이트가 중증 폐질환 환자와 관련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가향물질 3종(디아세틸·아세토인·2,3-펜탄디온)은 43개 제품에서 하나 이상 검출됐다. 6개 제품에서는 가향성분 3가지가 모두 검출됐다. 세부적으로는 디아세틸(29개 제품)이 0.3~115ppm, 아세토인(30개)이 0.8~840ppm, 2,3-펜탄디온(9개)이 0.3~190.3ppm 검출됐다.
 
이들 물질은 호흡기로 흡입했을 때 폐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가 여럿 나왔다. 식약처는 가향성분 3종이 안 나온 제품들도 또 다른 가향물질을 사용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신호상 교수는 “가향물질이 그나마 인체 영향 검증이 가장 많이 된 편이다. 3종 모두 비슷한 물질이라 독성도 유사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액상형 전자담배 성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용매 2종, 이른바 ‘PG/VG’는 153개 모든 제품에서 검출됐다. 인체 유해성이 명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일부 연구에선 몸에 해롭다는 내용이 나오기도 했다. 다만 미국에서 가장 큰 논란이 된 대마초 성분 THC는 국내 모든 제품에서 검출되지 않았다.
지난 10월 서울 시내 편의점에서 점원이 가향 액상형 전자담배를 수거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0월 서울 시내 편의점에서 점원이 가향 액상형 전자담배를 수거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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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선 3일 기준 액상형 전자담배에 따른 것으로 보이는 폐손상 환자가 2291명, 사망자는 48명 나왔다. 국내에선 두 달 전 30세 남성 의심 환자가 한 명 나왔다. 우리 정부는 9월부터 제품 사용 중단을 권고하고 있다.
 
이번 분석을 토대로 정부는 액상형 전자담배 안전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폐질환 원인 물질이 확인되지 않았고 인체 유해성 연구가 진행 중인 점 등을 고려해서 내년 상반기까지 사용중단 권고를 유지하기로 했다. 폐질환 유발이 의심되는 비타민 E 아세테이트도 사용자가 임의로 첨가하지 말도록 새로이 권고했다.
 
식약처는 내년 상반기 안에 직접 몸에 흡입돼 영향을 주는 기체 배출물의 9개 주요 유해성분 분석을 진행할 예정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과 폐손상의 연관성 등을 연구해 내년 상반기 발표하기로 했다.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은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을 중단해줄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정부는 담배에 대한 정의 확대, 성분 제출 의무화 등 안전관리를 위한 법률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담배 업계는 다소 당황스럽다는 반응이다. KT&G 관계자는 "식약처에 따르면 일부 제품에서 비타민 E 아세테이트 성분이 검출됐지만 회사 측에서 이 성분을 원료로 쓴 적이 없고, 자체 검사에서도 검출된 적이 없다"면서 "사실 여부를 다시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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