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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여성에 개방적인 기업이 성공률 높아

이복실 세계여성이사협회(WCD) 한국지부 회장, 전 여성가족부 차관

이복실 세계여성이사협회(WCD) 한국지부 회장, 전 여성가족부 차관

얼마 전 ‘자산총액 2조원 이상인 상장법인의 경우 특정 성(性)의 이사로 이사회 전원을 구성하지 아니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라는 내용이 포함된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전 세계 최저수준인 한국 기업의 의사결정 영역에서 성 다양성과 성 형평성을 개선하자는 게 개정안의 취지다. 다시 말해 남성 일색인 이사회에 여성을 참여시키도록 노력하는걸 법제화한 것이다.
 

프랑스 여성임원 30%, 한국은 4%
기업 혁신의 최우선은 다양성 확보

기업지배구조원 자료에 의하면 2018년 기준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중 이사회 내 여성 이사가 1명 이상인 기업은 7.6%에 불과하다. 2019년 1분기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상장법인 2072개소의 경우로 한정하면 비율은 더 낮아진다. 여성 임원은 4.0%, 여성 이사는 3.1%로, 세계적으로 최하위 수준임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이웃 일본의 경우 우리보다 높은 5.3%며, 경제수준이 우리와 비슷한 프랑스·스웨덴·캐나다의 경우 30%를 넘는다.
 
여성의 경영 참여 확대는 경제와 사회발전 과정 중에 대두하고 있는 글로벌 이슈다. 다양성이야말로 경영의 효율성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가능하게 해주는 주요 요소라는 게 속속 입증되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160개국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사회적으로 여성인력에 대해 개방적이고 공정한 문화를 형성하고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를 장려할수록 경제 성공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매켄지 컨설팅에서도 기업 내 다양성이 기업의 재무성과와 상관관계를 나타내고 있으며, 관련 연구에서 조사대상 상위 20개 기업의 경영진 내 평균 여성 비율은 39%, 혁신 매출 비중은 34%를 기록했다.
 
다양성이 기업의 발전을 주도하고 있음은 글로벌 연구뿐만 아니라 개별 기업의 사례에서도 입증되고 있다. 지난 10월 서울에서 열린 WCD 주최 포럼에서 시세이도(資生堂) 그룹의 우오타니 마사히코 회장이 ‘변화로의 여정’이라는 주제로 기조강연을 했다. 주요 내용은 그가 취임한 후 추진한 전략과 변화에 대한 것이었다.
 
2014년 취임한 그는 정체된 회사를 깨우기 위해 새로운 전략을 세웠는데, 핵심이 인재 양성과 다양성 확대였다. 여성 임원과 간부를 과감히 발탁했고, 그 결과 5년 만에 매출 성장률 연평균 9%, 영업이익 성장률 연평균 41%를 기록했다. 0%이던 여성 이사와 감사의 비율이 45%로, 여성 간부 비율은 38%로 증가했다. 생각보다 빨리 목표를 달성한 그는 더 도전적인 목표를 재설정하겠다고 밝혔는데, 회사의 빠른 성장은 다양성 추구로 인한 성과였다고 강조했다. 다양성의 확보가 기업의 조직문화 변화를 통하여 기업 혁신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이 입증된 케이스라 할 수 있다.
 
국내 기업으로는 롯데그룹을 예로 들 수 있다. 롯데그룹은 2013년에 다양성 헌장을 만들고, 2016년에는 전 계열사에 다양성위원회를 조직하는 등 다양성을 존중하는 문화 형성을 위해 노력해오고 있다. 2005년 1%에 불과하던 여성 간부 비율이 지금은 14%로, 여성임원은 0명(2004년)에서 올해는 36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이런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선 최고 경영자의 인식전환과 병행하여, 여성임원 확대 및 이사회 내 성별 다양성의 필요성에 대한 사회 전반의 인식 개선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우리보다 먼저 다양성 확보를 실천한 나라들은 이사진의 성별 공개, 할당제 또는 자발적 목표 설정 등 자국의 상황에 맞는 정책들을 추진하고 있다.
 
다양성의 확보는 단순히 여성의 권익 신장이란 차원에 머무르지 않는다. 다양성을 통한 기업혁신은 저성장의 늪에 빠진 우리 경제의 재도약을 위해서도 시급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자본시장법이 하루 속히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본격 시행되기를 기대한다.
 
이복실 세계여성이사협회(WCD) 한국지부 회장, 전 여성가족부 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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