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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안 처리 후유증…세입·세수 논란, 홍남기 탄핵

싸움은 상처를 남긴다. 자유한국당을 뺀 ‘4+1 협의체’가 만든 내년도 예산안 수정안이 10일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더불어민주당도 정치적 부담을 안게 됐다. 제1야당을 배제한 예산안 통과는 2012년 ‘국회선진화법’(국회법 개정안) 도입 이래 처음이다. 한국당이 “날치기 통과”를 주장하는 가운데 민주당도 후유증에 직면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오른쪽 둘째),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0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예산안 안건 상정에 대해 문희상 국회의장(오른쪽)에게 항의하는 심재철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오른쪽)와 대화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 20191210

오신환 바른미래당(오른쪽 둘째),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0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예산안 안건 상정에 대해 문희상 국회의장(오른쪽)에게 항의하는 심재철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오른쪽)와 대화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 20191210

“세입 확정 없이 세출 결정”

10일 예산안 처리 직후 한국당에서는 “세입이 확정되지 않은, 의결되지 않은 세수로 처리된 예산안은 원천무효”(송언석 의원)라는 주장이 나왔다. 나라 곳간에 ‘들어올 돈’ 규모가 확정되지 않았는데 ‘나갈 돈’인 예산안을 먼저 처리한 순서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송 의원은 본회의장 단상에 올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향해 “소득세법처럼 세입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어떻게 예산안을 확정했나”라고 소리쳤다. 그는 “소득세법, 법인세법, 부가가치세법, 조세특례법 등 세제에 영향을 미치는 법이 결정돼야 우리나라 1년 세수가 확정된다"며 "과거 이런 사례가 없었다”고 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2010년에도 예산안을 세법개정안보다 먼저 처리했다”면서 “예산안과 세법개정안 모두 이듬해 1월 1일 시행이기 때문에 그 전까지 본회의를 열어 처리하면 된다”고 반박했다. 세법개정안 등 매년 국회가 예산안과 함께 처리하는 예산부수법안은 올해 26건이다. 이 중 법인세법, 조세특례제한법, 소득세법, 국가재정법 개정안 등 4건만 10일 처리됐다. 민주당은 임시회를 열어 연말 전에 예산부수법안을 모두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홍남기 탄핵소추”…현실성은 낮아

10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예산안 처리에 앞서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정부 의견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10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예산안 처리에 앞서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정부 의견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당은 “법적 근거가 없는 4+1 예산안 통과는 불법”이라며 이 과정에 동조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탄핵소추 하기로 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인 김재원 한국당 정책위의장은 10일 홍 부총리에 대해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이고 직권남용이자 권리행사 방해”라고 말했다. 
 
한국당은 심재철(원내대표) 외 108인 명의로 작성된 탄핵소추안 초안을 마련 중이다. 여기에는 구윤철 기획재정부 2차관, 안일환 예산실장 등이 공모자로 적시됐다. 홍 부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탄핵 소추는) 국회가 판단할 일”이라면서도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한 게 없기 때문에 문제가 없을 것 같다”고 했다. 
 
헌법 제65조 1항에 따르면 국회는 대통령, 국무총리, 국무위원(장관) 등이 직무 집행에 있어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했을 때 탄핵 소추를 의결할 수 있다. 다만 실제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가 이뤄진 적은 없다. 지난 2015년 제1야당이었던 새정치민주연합(현 민주당)이 당시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하고 본회의 표결을 요구했지만, 표결 기한(본회의 보고로부터 24시간 후 72시간 이내)이 지나 무산됐다. 
 
한국당은 지난 9월 조국 전 법무부장관에 대해서도 탄핵소추를 주장했지만, 실제 발의하진 않았다. 소추안 발의에는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의 찬성이, 본회의 의결에는 재적의원 과반수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 현재 나머지 야당들이 4+1 협의체에 묶여 민주당과 한배를 탄 점을 고려할 때, 한국당 의석만으로 홍 부총리의 탄핵을 추진하기는 녹록지 않다.
  
한편 이날 여야는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오후 2시 열릴 예정이던 임시국회 본회의는 연기됐다. 민주당은 의원총회도 열지 않고 4+1 협상을 국회 외부에서 열기로 했다. 민주당 원내 핵심관계자는 “한국당을 더 자극할 필요가 있느냐”고 했다. 한국당은 본회의장 농성을 해제했다. 심 원내대표는 한국당 의원들에게 “비상사태 대비 국회 대기”를 당부했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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