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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만 페이지 서류 준비하고, 연구진 전원 파상풍 예방주사

FDA 판매 허가 1호 엑스코프리 개발 뒷얘기 

최근 미국 식품의약처(FDA)로부터 판매 허가를 획득한 혁신 신약 1호인 엑스코프리(성분명 세노바메이트)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SK바이오팜의 엑스코프리는 지난달 미 FDA로부터 성인 뇌전증(간질) 환자의 부분발작 치료제로 판매 허가를 받았다. 자체 기술로 FDA 판매 허가를 받은 건 엑스코프리가 처음이다. 개발부터 FDA 판매 허가를 받기까지 그간 알려지지 않은 뒷얘기가 많다.  
 

① 230만 페이지

엑스코프리 판매 허가를 받기 위해 SK바이오팜이 FDA에 제출한 서류의 분량은 A4 용지 기준 총 230만여 페이지였다. 황선관 SK바이오팜 연구기획팀장은 11일 “현재까지 검토한 결과 FDA에 제출한 서류에서는 오·탈자가 하나도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FDA에 신약 판매 허가를 하는데 사소한 오·탈자로 부주의하다는 느낌을 줄 수 없는 만큼 꼼꼼히 서류를 살핀 결과”라고 말했다. SK바이오팜에선 FDA 신약 허가를 받기까지 제출한 서류가 박사 논문 5000명 분량이란 말도 나온다. 박사 학위 논문 하나당 분량이 400~500페이지 정도라서다. 임상 단계에선 23개국 2400여 명의 뇌전증 환자가 참가했다. 
   
SK바이오팜 연구진이 화합물을 합성해 살펴보고 있다. [사진 SK바이오팜]

SK바이오팜 연구진이 화합물을 합성해 살펴보고 있다. [사진 SK바이오팜]

  

② 연구진 전원 파상풍 주사

엑스코프리의 약효와 안전성 등을 입증하는 전임상 단계는 SK바이오팜 내의 연구진이 직접 수행했다. 이 과정에서 의약품 동등성 시험에 참여하는 연구진 전원은 모두 파상풍 예방주사를 접종받았다. 개발 과정 중 연구진이 주삿바늘 등을 통해 약물에 오염될 우려가 있어서다. 이 회사 한민수 수석연구원은 “혹시 모를 감염 등을 피하기 위해 파상풍 예방 접종을 전원 받았다”고 소개했다.  
 

③ 하루 1만종 후보물질 검토 끝에 나왔다

엑스코프리는 여러 가지 화합물을 합성해 만든 신약이다. 신약개발에선 얼마만큼 많은 화합물을 보유하고 있는지가 해당 제약회사의 경쟁력과 직결된다. SK바이오팜의 경우 총 40만종의 화합물을 보유하고 있다. 이중 자체 합성한 화합물은 2만5000여 종가량이다. 매일매일 새로운 화합물을 만들어 내고, 어떤 효과가 있을지 살펴보는 ‘스크리닝’ 역시 기본이다. 

 
SK바이오팜은 하루 1만여 종 이상의 화합물을 스크리닝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달에 25만~30만 종의 화합물을 살펴보는 셈이다. 이 회사 강영순 의약개발1팀장은 “화합물의 효과와 독성 여부 등을 살피기 위해 매일 1만 종 이상의 화합물을 살펴보고 있다”며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처럼 신약이 나오는 게 아니라 미련하리만큼 매일매일 꾸준히 여러 가지 화합물을 살펴보고 이중 ‘되겠다’ 싶은 것을 토대로 십년이 넘는 시간과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전했다. 
 
SK바이오팜 연구진이 신약 개발 방향을 논의하는 모습. [사진 SK바이오팜]

SK바이오팜 연구진이 신약 개발 방향을 논의하는 모습. [사진 SK바이오팜]

 

④재활용은 기본

신약 후보물질 재활용은 제약ㆍ바이오 업계에서 기본 중 기본이다. 당초 심장질환 치료제로 개발되었다가 발기부전 치료약으로 쓰이는 비아그라가 대표적이다. SK바이오팜이 임상 1상 단계에서 기술수출(라이선스 아웃)한 수면장애 신약 ‘수노시’도 원래는 우울증약을 목표로 개발되었다가 수면장애 쪽으로 방향을 바꾼 경우다. 연구팀 안에서 수시로 브레인 스토밍이 이뤄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2008년 SK바이오팜이 FDA 품목허가(NDA) 문턱에서 좌절했던 카리스바메이트 역시 당초엔 뇌전증 치료제로 임상을 통과했으나, 최근에는 소아희귀뇌전증 쪽으로 방향을 바꿔 임상을 진행 중이다. 
엑스코프리 개발 중에 쌓은 기술력도 재활용된다. 뇌를 비롯한 중추신경계는 투약해도 약물이 목표하는 지점에 도달하는 비율이 극히 낮은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SK바이오팜은 엑스코프리 개발 과정에서 중추신경계 도달률을 높여온 만큼 이를 토대로 뇌암(Brain Cancer)을 치료제를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신혜원 SK바이오팜 의약개발 2팀장은 “신약후보 물질이 어디에서 어떤 식으로 다른 효과를 낼지 모르기 때문에 끊임없이 연구진 간에 의견을 나누면서 차선책을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판교=이수기 기자 retali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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