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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문재인 정부 ‘콘크리트 지지’의 비밀

전성철 글로벌 스탠다드 연구원(IGS) 회장

전성철 글로벌 스탠다드 연구원(IGS) 회장

지금 한국 정치에 두 개의 큰 미스터리가 있다. 하나는 문재인 정부가 그 모든 실책에도 임기 반환점에 높은 인기를 누린다는 사실이다. 다른 하나는 정부·여당의 많은 실책에도 야당의 인기가 제자리 걸음한다는 사실이다. 이런 이중적 미스터리를 어떻게 풀어야 할까.
 

진보, 줄기차게 ‘가치의 냄새’ 풍겨
보수, 자유와 선택의 영혼 되찾길

설명은 간단하다. 한 마디로 국민이 한쪽으로부터는 ‘영혼’을 느끼고 있고 다른 쪽으로부터는 느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혼이란 무엇인가. 한 인간 또는 집단이 가진 ‘가치의 묶음’이다. 즉, 이념이다. 그런데 이 정부·여당은 집권 이래로 그 이념과 가치의 냄새를 끊임없이 풍겨왔다. 반면 야당은 그 냄새를 거의 풍기지 못했다. 바로 이런 차이다.
 
세계적으로 진보 정당의 기본적 이념은 무엇인가. ‘더불어 잘 살자’는 것이다. 공평과 평등이라는 가치다. 주목할 사실은 이 정부가 그동안 내놓은 정책들이 대부분 이 이념과 논리적·실질적 일관성이 있다는 점이다. 최저임금 대폭 인상, 주 52시간제 도입, 친노조 정책, 노인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일자리 창출을 비롯해 모든 정책이 일관되게 ‘더불어 잘 살자’라는 이념을 구현해 오고 있다는 인상을 국민에게 주고 있다.
 
이념과 실제 정책 간에 일관성이 있으면 국민은 거기서 진심을 느낀다. 그리고 어떤 ‘살아 있는 영혼’을 느끼게 된다. 이 ‘영혼의 냄새’가 그 모든 정책 실패에도 진보를 콘크리트처럼 뭉치게 하는 것이다.
 
이에 비해 보수 야당은 어떤가. 지난 2년 반 내내 ‘영혼의 냄새’를 거의 풍기지 못했다. 무엇보다 이 당의 영혼과 이념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당의 지도자들이 그에 대해 언급하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 그냥 무조건 반대만 하는 듯한 인상을 줘 왔다. 이 때문에 이 당은 최근 ‘좀비 정당’이라는 치욕스러운 별명까지 얻었다.
 
그렇다면 공평·평등이라는 진보의 이념에 상응하는 보수의 이념은 무엇인가. 그것은 자유와 선택이다. 국민에게 최대한 많은 자유를 주고 이를 통해 더 많은 선택을 누리게 하자는 것이 어느 나라를 불문하고 보수의 가장 핵심적 이념이다. 그런데 한국의 보수 야당 지도자들이 자유나 선택이라는 가치를 언급하는 것을 들은 기억이 거의 없다.
 
지금 진보 정부가 평등을 이루기 위한 정책으로 국민이 현재 누리고 있는 자유와 선택을 제한하겠다고 할 때조차도 어떤 보수 야당 리더도 “우리 국민이 누리는 선택을 줄이는 것이기 때문에 그것은 안 된다”고 주장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 예를 들어 정부가 자사고·특목고 일괄 폐지 방침을 발표했을 때 야당이 제시한 반대 논리는 기껏 “졸속”이라거나 “법률이 아닌 시행령으로 추진한다”는 피상적이고 곁가지 같은 반대 논리뿐이었다.
 
지난주 한국의 보수 정당 대표가 모 대학에서 강연하면서 주 52시간제를 비판했다. 잘한 일이다. 그런데 그가 내건 명분이 고작 “우리 국민은 아직 더 일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참으로 ‘꼰대’ 적인 명분이고, 오래전에 용도 폐기된 개발 독재 시대의 명분이다. 모르긴 몰라도 그날 발언 하나로 많은 젊은이가 보수 정당에서 마음이 더 떠나지 않았을까 우려된다.
 
만일 그가 같은 취지를 “좋은 나라는 국민에게 다양한 선택을 주는 나라다. 100시간 일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100시간을, 30시간 일하고 싶으면 30시간 일하게 해 주는 그런 자유와 선택을 듬뿍 주는 나라가 좋은 나라다. 우리 당은 바로 그런 나라를 만들겠다”고 했다면 얼마나 많은 박수갈채를 받았을까.
 
자유와 선택이라는 가치가 바로 보수의 영혼이다. 보수 정당이 속히 영혼을 되찾아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보수 정당의 미래, 대한민국의 미래는 지극히 어두울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전성철 글로벌 스탠다드 연구원(IGS)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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